뼈는 무기물 저장고… 생명 유지에 필수
뼈는 몸의 형태를 유지하고 내부 장기를 보호하는 한편 근육이 효과적으로 힘을 내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뼈가 약해져 제 기능을 못 하면 인체를 지탱할 수 없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여기까지가 겉으로 드러나는 뼈의 중요성이다. 인체를 지탱해 형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할 이유가 더 있다.
칼슘과 인, 마그네슘, 나트륨, 불소 등 무기물의 체내 저장고 역할 또한 뼈의 몫이다. 실제로 몸속 칼슘의 99%, 인의 90%가 뼈에 있다. 이런 무기물은 체내에서 이온(Ion, 전기를 띤 입자) 형태로 존재하는데, 저장고인 뼈가 이 이온의 양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깊이 관여한다. 체내 무기물 이온은 신경 전달과 혈액 속 산소 운반을 비롯해 심장박동, 뼈와 치아의 구성 등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약해지고 줄어든 뼈는 인체 구석구석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언뜻 생각하기에 딱딱한 뼈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뼈는 흡수와 형성을 통해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는 재형성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몸이 뼈를 흡수하고, 새로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태어난 순간부터 지속된 이 과정을 통해 뼈가 굵어지고 길어지면서 키와 덩치가 커진다. 청소년기 2차 성징이 나타날 무렵은 골량(骨量), 즉 몸 전체에서 뼈가 차지하는 양의 증가가 가장 왕성한 시기다. 뼈가 인체에 흡수되는 양보다 만들어지는 양이 훨씬 많아져 성장이 멈춘 뒤 골격 크기가 완성되는, 이른바 ‘골 모델링(Bone Modeling)’ 시기라고 일컫는다. 이 시기를 거쳐 20대 중반부터 30대 초까지 일생에서 뼈가 가장 단단한 시기인 ‘최대 골량기(Peak Bone Mass)’가 형성된다.
청소년기부터 뼈 저축 “최대 골량 높여놔야”
최대 골량기를 지나면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가 흡수되는 속도보다 느려지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갈수록 골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한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실망하기는 이르다. 아예 피해 갈 수는 없어도 줄어드는 속도를 더디게 할 수는 있다. 줄어들기 전에 최대한 많은 양의 뼈를 쌓아두는 게 한 방법이다. 쓸 게 많은 사람이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간단한 이치다. 100세 건강을 위해 젊어서부터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할 이유다.
이영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0대 이하 청소년기부터 골량을 높일 수 있도록 뼈 관리를 하는 게 좋다”며 “최대 골량이 높을수록 나이 들어 골 손실이 일어나더라도 ‘티스코어(T-score)’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이 늦어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티스코어란 골밀도 검사를 통해 얻는 수치로 골다공증의 진단과 골절의 치료 경과 평가 등에 쓰인다.
가장 널리 쓰이는 골밀도 검사는 이중 에너지 엑스레이 흡수 계측법이다. 검사하고자 하는 부위를 에너지가 높은 엑스레이와 낮은 엑스레이로 각각 두 번 촬영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티스코어를 계산하는데, 이를 통해 골량이 가장 높은 젊은 성인의 골밀도 평균에 비해 자신의 골밀도가 어느 수준인지 알 수 있다. 검사는 기기에 누운 채 진행하며, 주로 허리뼈와 대퇴골을 촬영한다. 5분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검사다. 단, 엑스레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의사와 상의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