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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마음을 디자인하다. UNIQLO : C 컬렉션의 클레어 웨이트 켈러

페미닌하면서 유려하고 동시에 우아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여성복을 만드는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의 인터뷰.

On March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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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끌로에와 지방시 하우스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다양한 기성복과 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인 영국 태생의 디자이너다. 2018년에는 영국 왕실 결혼식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해 브리티시 패션 어워즈 ‘올해의 여성복 디자이너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에는 <타임>지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훌륭한 드레스 메이커이자 스승인 어머니에게서 배운 수려한 디자인 테크닉을 바탕으로 저명한 패션 하우스는 물론 수많은 셀러브리티와 작업해오며 디자이너로서 남다른 커리어를 구축한 클레어 웨이트 켈러.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와 협업한 ‘UNIQLO : C’를 통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그녀가 전하는 여성 그리고 옷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

여성복을 기본으로 웨딩드레스, 쿠튀르 컬렉션 그리고 남성복까지 영역이 굉장히 넓은데,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을까요?
제가 가진 디자인의 뿌리는 모국인 영국, 그중에서도 런던이라고 생각해요. 런던은 전 세계 사람이 모이고, 스타일 또한 믹스매치된 도시랍니다. 저는 런던을 배회하며 그들의 일상과 스타일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과정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어요.

지난해 ‘UNIQLO : C’ F/W 컬렉션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어요.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죠.
평소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디자인 철학을 높게 평가해왔어요. ‘UNIQLO : C’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감성의 여성복을 협업해 출시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2024 S/S 컬렉션의 기본 콘셉트는 모던함과 편안함의 조화예요. 이 둘은 제가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죠. 봄과 여름은 결혼식을 포함해 다양한 야외 행사가 많은 계절인 만큼 경쾌한 느낌의 컬러 팔레트가 필요했는데, 동시에 편안함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또한 출퇴근 룩과 휴가용 룩도 병행하고 싶었죠. 그래서 면과 나일론 소재를 통해 일상에서 옷을 어떻게 활용하고 또 어떻게 레이어링할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유니클로와 벌써 두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함께한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새롭고 즐거웠어요. 럭셔리 하우스나 다른 기업을 위해 일할 때는 해당 브랜드의 역사와 스타일을 학습하고 이를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하지만 ‘UNIQLO : C’는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로서 만들고 싶은 제품을 담아낸 컬렉션이에요. 창의적이고 고무적인 도전이자 저의 시야를 넓혀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컬렉션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았나요?
아티스트 커뮤니티가 밀집한 런던 남부의 라벤더 힐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라벤더 힐은 문화적으로 볼거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한가로운 전원의 느낌과 도시적인 면모를 함께 갖춘 매우 흥미로운 지역이에요. 그래서 그곳 사람들이 봄여름에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컬렉션을 작업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두는 이미지가 있나요?
이 옷을 누가 입을지에 대한 상상을 정말 많이 해요. 우리는 낮과 밤, 주말에 편히 외출할 때 또는 격식을 차려야할 때 등 다양한 조건에서 활용 가능한 옷이 필요하죠.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이번 ‘UNIQLO : C’ 2024 S/S 컬렉션은 각 아이템이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UNIQLO : C’는 도심에서 활동하는 여성을 위한 옷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룩북 또한 여성 모델이 항상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라 기억에 남는데, 마침 이번 시즌의 태그 라인도 ‘Sophistication in ease and motion’이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문장 그대로 여성의 쉽고 자유로운 움직임 속에서 나타나는 정교한 세련미를 영상 화보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특히 ‘움직이는 여성’이라는 콘셉트는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 저를 포함해 제 딸, 친구들 모두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바쁜 삶 속에서, 유행을 타지 않고 스타일과 자신감을 살려주는 옷이 옷장에 있다는 건 정말 안심이죠. 저는 수많은 여성이 매일 아침 입을 옷을 결정할 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에 맞는 옷을 찾아 입는 것이 아닌, 모든 옷이 상황에 적합하며 자유롭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여성들은 원하니까요.

지난 F/W 컬렉션의 C는 캐주얼(casual), 시크(chic), 도시(city), 명료함(clarity), 연결(connection) 등 C로 시작되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죠.
이번 S/S 시즌과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C라는 알파벳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데, 특히 이번 시즌은 컬러(color), 코디네이션(coordination),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옷장에 있는 아이템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연결되며 보완하는지 컬러와 디자인을 통해 담아냈고, 이것은 컬렉션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동시에 세 아이의 엄마라고 들었어요. 디자이너와 엄마로서 어떻게 삶의 균형을 맞춰가죠?
임신과 출산 과정 중에도 늘 일을 유지한 덕분에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한때 주중에는 파리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런던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항상 면밀하게 시간 계획을 짜고, 할 일을 정리하는 거예요. 그 덕분에 저 또한 커리어와 육아를 순조롭게 병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먼센스> 독자 중에는 특히 워킹맘이 많은데, 한 말씀 부탁드려요.
항상 삶을 흥미롭게 유지하고, 도전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는 예상치 못한 업무가 생기거나, 가족에게 일이 생기거나, 친구가 갑자기 나를 필요로 하는 등 매일 다양한 상황에 직면합니다. 동시에 아이들의 학업도 도와야 하고, 집 안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죠. 수많은 워킹맘이 이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럴수록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고 도전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꿈에 대해 말해주세요.
저는 유니클로를 포함해 세계 각지의 소규모 브랜드와도 다양하게 협업하며, 현재 진행 중인 일들을 마음껏 즐기는 중이에요. 제가 가진 많은 지식과 경험을 다양한 곳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기회이자 도전이며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이니까요. 개인적인 꿈이라면 저의 딸들이 보람 있는 삶 그리고 커리어를 아름다운 꽃처럼 피워가는 것입니다. 이제 막 졸업을 앞둔 딸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되거든요!

CREDIT INFO
에디터
이설희
사진
유니클로 제공
2024년 04월호
2024년 04월호
에디터
이설희
사진
유니클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