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세로 이탈리아 최고령을 기록한 남성이 2024년 새해를 하루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장수의 비결로 와인을 곁들인 가벼운 식사와 스트레스 없는 생활을 꼽았다. 스트레스가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것. 널리 알려진 것처럼 스트레스가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수없이 많다. 스트레스 자체가 질병은 아니지만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이란 의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발생하는데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나올 경우 면역력이 약화돼 각종 질환에 취약해진다. 또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돼 일시적으로 심계항진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염증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과하게 활성화돼 불안과 관련된 신체의 신경망을 자극하고 혈관에서 염증이 생성되는 것. 염증 수치가 높다는 것은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심리적으로는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고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느끼며, 불안, 신경과민, 인내심 저하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 불면증,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언제 스트레스를 받을까? 일반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노력했음에도 그에 맞는 결과물을 얻지 못할 때, 원인 없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억울함이나 분노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때로는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등 인간관계에서 빚는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그 밖에 직장 내 갈등 등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스트레스 인지율’(2022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44.9%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자 42.3%, 여자 47.6%로 여자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꼈고, 연령대별로는 30~40대의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해야 할까? 결론적으론 NO! 스트레스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 스트레스는 환경 변화와 새로운 자극에 맞닥뜨렸을 때 재빨리 위기를 감지하고 도망가거나 맞서 싸울 준비를 하게 만든다. 또 코르티솔은 각종 항염증 작용을 하고 소화 기능과 성장에 두루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이를 억압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되레 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스트레스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할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다.
✔ CHECKLIST 셀프 스트레스 지수 테스트
전혀 그렇지 않다.(0점) / 그렇지 않다.(1점) / 그렇다.(2점) / 매우 그렇다.(3점)
1 쉽게 짜증이 나고 기분 변동이 심하다.
2 피부가 거칠고 각종 피부질환이 심해졌다.
3 온몸의 근육이 긴장되고 쑤신다.
4 잠에 잘 못 들거나 깊은 잠을 못 자고 자주 잠에서 깬다.
5 매사에 자신이 없고 자기 비하를 많이 한다.
6 별다른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하다.
7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8 매사에 집중이 잘 안 되고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
9 음식을 보면 먹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한다.
10 식욕이 없어 잘 안 먹거나 갑자기 폭식한다.
11 기억력이 나빠져 잘 잊어버린다.
0~11점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상태,
12~13점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
14~16점 비교적 스트레스가 심한 편.
17~20점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
21점 이상 탈진기라 부르는 위험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