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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ADHD, 온가족의 마음이 필요하다

요즘 주변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 불리는 ADHD를 앓는 아이가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과연 ADHD는 정상과 상반되는 ‘정신병’일까? 내 아이, 누구보다 잘 키우려면 ADHD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On February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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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의 마음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ADHD는 집안 환경이나 양육 방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아이의 뇌 발달이 더뎌지면서 생기는 질환일 뿐이다. 따라서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았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전두엽이 1~2년 늦게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ADHD는 아이가 노력과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뇌의 문제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전두엽을 발달시켜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진료와 꾸준한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결코 훈육이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ADHD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면 늘 말썽만 피우고 혼내야 하는 아이에서 부모가 도와주고 기다려줘야 하는 아이로 의식이 전환될 것이다. 또 하나 고려할 점은 ADHD가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 성격이나 기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을 큰 원칙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ADHD를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방법

ADHD 치료에 있어 당사자인 아이에게도 잘 알릴 필요가 있다. ADHD를 설명하기 적절한 때는 초등학생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이의 발달 단계와 상황에 맞춰 서서히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이에게 자신의 증상이나 먹고 있는 약 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이해 수준을 가늠하면서 말할 타이밍을 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뇌가 아파서 병원에 다니는 거야”처럼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기보다는 아이가 느끼는 불편한 증상을 주어로 삼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준비물을 깜빡할 경우에는 “병원에 다니면 선생님 말씀도 가만히 앉아서 잘 들을 수 있고, 준비물도 잘 챙겨 갈 수 있어”라고 하거나 평소 음식물을 흘리며 먹어 옷이 자주 더러워지는 경우에는 “뭐 먹을 때 맨날 흘리면서 먹는데, 안 그러려면 엄마랑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가야 해. 한번 생각해보고 병원에 갈지 말지 엄마에게 말해줄래?”라고 말하는 식이다.

또 약을 먹일 때는 “이 약을 먹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말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어”라고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약 복용과 관련해 “네가 문제를 일으키니 약을 먹는 거야”라거나 “네가 노력이나 의지를 보이면 약 안 먹어도 돼” 또는 “오늘 약 안 먹었어? 엄마 힘들게 하려고 일부러 안 먹는 거지?” 같은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아빠와 노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ADHD 아이는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좋은데,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기는 엄마보다 아빠가 제격이다. ‘몸으로 논다’에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인간의 기억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 ‘절차 기억’이 있다. 아이가 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무의식중에 저장되는 기억을 말한다. 뛰기, 앉았다 일어서기, 자전거 타기, 악기 연주하기, 그림 그리기 등에 필요한 기억이라 보면 된다. 다시 말해 몸의 여러 신경 기관이 서로 조화롭게 움직이는 ‘협응 능력’은 몸을 써야 발달시킬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절차 기억은 운동 피질, 기저핵, 소뇌 등 뇌의 여러 부분이 전반적으로 움직여야 습득할 수 있다. ADHD 자녀를 둔 아빠라면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집에서 할 수 있는 탁월한 치료법이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공감하라

예를 들어 미니카를 일렬로만 쭉 세워놓고 노는 경우, “미니카는 이렇게 움직이면서 노는 거란다”라고 가르쳐주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아이가 즐거워하는 놀이 그대로를 이해해주면서 “줄이 참 길구나”라고 말을 건넨다. 아이가 하고 싶고 즐겁다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의 마음을 억지로 치켜세울 필요는 없다. 그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주는 것, 그것이 아이를 칭찬하는 요령임을 기억하자. 본인이 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고 평상심과 달리 약간 흥분했을 때 그 성취감에 공감하듯 슬쩍 칭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또 아이 중에는 따지기 좋아하거나 독특한 집착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아이에게 취미에 관해 물어보면 억지스럽고 특이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그런 이상한 소리 말고!” 하며 주의를 주기보다 “정말 그렇구나”, “재미있는 생각이네”라고 말해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좋다.

훈육도 진심을 담아라

아이가 상대방에게 무례한 말을 했을 때 그저 야단치고 사과를 시키는 등 상황을 수습하는 데만 급급한 부모가 의외로 많다. 물론 이 방법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훈육하는 차원에서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 대신 상황과 문맥으로 말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뚱뚱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태도로 말하는 것이 멋질까” 같은 말로 적절한 행동을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천천히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지만 이에 더해 글을 쓰거나 일러스트를 그려보는 것도 아이에게 내용 전달이 쉬울 수 있다. 또한 한 번쯤은 친척의 자녀를 돌보는 셈 치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훈육하면 과하게 꾸짖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꾸중 횟수는 줄이자. 사춘기가 되면 꾸짖기보다 가급적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긍정문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자.

KEYWORD
CREDIT INFO
에디터
최주현(프리랜서)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참고도서
(웅진지식하우스), (이아소)
2024년 02월호
2024년 02월호
에디터
최주현(프리랜서)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참고도서
(웅진지식하우스), (이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