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장애, 외면하면 독이 됩니다
Q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은 편인가요?
주변을 보면 모두가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쉽게 잠들기 힘들고, 잠들어도 자주 깨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져 만성적인 피곤함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주간졸림증에도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 문제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2020년 기준 1년에 약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중 문제 원인이 신체에서 비롯된 기질성 수면 장애 환자는 약 67만 명, 신체가 아닌 정신·심리적 원인에 따른 비기질성 수면 장애 환자는 약 36만 명으로 집계됐어요.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Q 수면 장애를 겪는 주된 원인이 궁금해요.
수면 장애의 증상으로는 대표적으로 불면증을 비롯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근, 이갈이, 기면증 등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습관이라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증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문제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Q 계절과 관계없이 평소에 늘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
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잠을 잘 때 3가지 조건이 동반되는데 신체, 정신, 환경적인 조건이에요.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누웠을 때 심장이 빨리 뛰거나,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가 답답하고, 척추 배열이 안 맞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서 있거나 앉았을 때보다 오히려 누웠을 때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자는 것이 힘들죠. 잠을 못 이루니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고, 여기에 수면 환경까지 나빠지면 불면증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어디서든 잠을 잘 자는 신체 조건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전쟁 통에서도 숙면을 취해요.
Q 신체 외적인 원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환경적인 조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신체, 정신, 환경 이 3가지를 컨트롤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어요. 이 중 신체·정신적인 조건은 수면 클리닉에 방문해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지만, 주변 환경 요인은 개인의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Q 스마트폰으로 인해 최근 불면증 환자가 늘어난 것을 체감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초·중·고등학교 가릴 것 없고 성인 또한 많아졌어요. 보통 우리가 보는 스마트폰 빛이 흰색이나 파란색을 띠죠. 그 빛은 형광등이나 클럽의 사이키 조명처럼 잠을 깨울뿐더러 각성까지 하게 만듭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은 우리 몸에 태양 또는 슈퍼 각성제처럼 작용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잠을 잘 자고 싶다면 가장 멀리해야 할 것이 밤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스스로 고쳐야 해요.
Q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다양한 질환이 있지만 흔히 알려진 불면증과 함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상기도저항증후군, 기면증 등이 있고 단순한 잠버릇으로 여기기 쉬운 코골이, 이갈이, 잠꼬대 또한 수면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Q 그렇다면 여성에게 가장 흔한 수면 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수면은 노화에도 큰 영향을 받는데, 여성의 경우 완경 전후로 수면 클리닉을 찾아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완경 후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줄어들면서 신체가 변하기 시작하죠.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운동량과 폐활량이 낮아지고 전신 근육은 물론 혀까지 탄력을 잃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코를 고는 등 수면 장애를 겪기 시작합니다. 50대를 시작으로 중년 여성에게 수면 장애는 굉장히 많습니다.
Q 과다수면도 수면 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심지어 잠을 깨는 증상보다 더 위험한 수면 질환으로 볼 수 있어요. 잠을 깬다는 것은 뇌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깨는 힘이 뇌로부터 나오니까요. 하지만 뇌가 시들시들하다면 잠을 깨우지 못하죠. 영원히 잠들게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뇌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호르몬 분비가 망가지면서 신체 수면 밸런스가 반대로 됩니다. 낮에 깨워주는 힘이 없으니 자꾸 졸게 되고, 밤에는 수면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자꾸 깨어나죠. 이러한 과다수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기면증과 저산소증인데, 굉장히 위험한 질환이니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길 바랍니다.
Q 자신의 수면 장애는 어떤 방법으로 체크해볼 수 있을까요?
수면은 크게 얕은 수면 상태인 렘수면과 깊은 수면 상태인 비렘수면으로 나뉩니다. 사람은 평균적으로 7~8시간을 자야 하는데,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15~25%, 비렘수면은 75~85%의 비율이 적당합니다. 하지만 수면이라는 게 매우 상대적인 만큼 숙면에 대한 감이 오지 않는다면 대한수면학회 또는 대한수면연구학회 등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인증된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봐도 좋습니다. 아니면 바로 가까운 수면 전문 병원을 찾아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Q 어떤 단계가 됐을 때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요?
말씀드린 자가 진단 테스트를 통해 수면 장애 단계로 진단이 됐을 경우 꼭 병원에 가봐야 합니다. 보통 잠을 못 자는 날이 3주 이상 넘어가면 만성으로 진단이 돼요. 예를 들어 전날 잠을 자지 못했다면 다음 날 낮부터 잠이 쏟아지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정도라면 이미 늦은 상태일 수도 있어요. 그러므로 어려워 말고 꼭 전문 의원을 방문하길 바랍니다.
Q 최근 출시된 다양한 수면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없을까요?
시중에서 접할 수 있는 수면 관련 보조제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만큼 몸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만약 그 제품으로 숙면에 도움을 받았다면 환자로 분류될 단계가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에 섭취해도 돼요. 다만 멜라토닌 성분은 우리나라에서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분류된 만큼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Q 수면 유도제는 어떤가요?
졸피뎀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정통 수면 유도제입니다. 단순하게 잠을 유도하는 기능만 갖고 있으며, 중독성 또한 약해 일반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에서 쉽게 통용되죠. 하지만 졸피뎀 복용 이후에도 숙면이 어렵다면 원인은 다른 것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용량을 늘리지 말고, 반드시 수면 전문 병원에 방문해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건강한 수면의 기준이 궁금해요.
밤 12시 전에 잠들어야 하고, 7시간 반에서 8시간 정도 수면 상태가 지속돼야 합니다. 이 2가지는 스스로 지킬 수 있어요. 가장 어려운 것은 깊은 잠의 비율을 15%로 만드는 것인데, 이게 불가능하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거친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수면다원검사를 겁먹는 사람이 많은데 보건복지부에서 2018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했어요. 실비보험으로도 환급받을 수 있으니 비용 부담 없이 꼭 병원에 방문하길 바랍니다.
Q 숙면의 기본 조건은 무엇인가요?
아침에 해를 많이 봐서 잠자는 호르몬을 충분하게 만들고, 밤 12시 전에 누워 잠드는 것입니다. 자기 직전 밝은 곳에서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수면을 방해하는 행위이므로 운동은 잠들기 최소 2~3시간 전에 끝내야 합니다. 잠자리는 어둡고 약간 서늘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행동은 절대 금지입니다.
Q 수면과 관련해 일반인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을까요?
수면 문제가 생겼을 때 골든 타임은 3주입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스스로 절대 고칠 수 없고 만성화가 진행돼요. 꼭 3주 안으로 병원을 찾길 바랍니다. 비용 또한 부담이 많이 적어졌으니 수면 클리닉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지 말고,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길 바랍니다.
한진규 원장의 잘 자는 법!
① 밤 12시 안에 잠들어 7~8시간 자는 것이 중요해요.
② 수면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 타임은 3주! 그 안에 혼자 해결이 안 됐다면 병원에 방문하세요.
③ 수면 유도제는 최대 1알, 효과가 없다면 원인은 다른 곳에 있으니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④ 수면다원검사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부담 없이 검사를 받아 수면 건강을 체크하세요.
⑤ 아이들에게 수면다원검사는 필수입니다. 건강한 성장을 위한다면 12살이 되기 전에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