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데이비드 호크니: Bigger & Closer(not smaller & further away)>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을 관람객으로 가득 채웠던 <데이비드 호크니>전 이후 4년 만에 호크니전이 서울에 찾아왔다. 원화 전시가 아닌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로 강동구에 새로 문을 연 ‘라이트룸 서울’에서 선보인다. 50여 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감각적인 영상과 사운드가 거대한 극장을 연상시키는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는 형태로 상영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최된 여타의 미디어아트 전시와 비교 불가한 완성도 높은 영상미가 압권이다. 작가가 기획 단계부터 3년에 걸쳐 직접 참여했다는 사실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내레이션처럼 흘러나오는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단순히 작가 자신의 예술 세계를 나열한 것이 아닌 진화하는 작업 과정, 다양한 생각과 시도 등을 깊이 있게 펼쳐내 마치 작가의 시점 안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연말을 맞아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오래 기억할 만한 특별한 경험을 찾고 있다면 시간과 비용 모두 투자할 만하다.
기간 ~2024. 5. 31.
관람료 평일 2만7천원, 주말 3만원
주소 서울시 강동구 아리수로61길 103 (라이트룸 서울)
가족과 함께
<2023 부산모카 플랫폼: 재료 모으기>
2018년 6월에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 <2023 부산모카 플랫폼: 재료 모으기>를 소개한다. 외관부터 친자연적인 전시 공간에서 오늘날 인류의 공통 관심사가 된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성찰을 담아낸 작품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시되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세 팀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유조키움센터(2023)>, <죽은 나무에 접속하기(2023)>, <미래 모으기>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 중심적 활동과 기후·생태의 관계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경험해볼 수 있으며, 인간 중심적 활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인간과 환경에 관련된 주제로 진행 중인 <노래하는 땅>전, <자연에 대한 공상적 시나리오>전 등도 함께 관람해볼 것을 추천하며, 전시가 무료인 만큼 여러 번 방문해 관람하는 것도 좋다.
기간 <2023 부산모카 플랫폼: 재료 모으기> ~2024. 1. 7. <노래하는 땅> ~2024. 2. 18. <자연에 대한 공상적 시나리오> ~2024. 1 .7.
관람료 무료
주소 부산시 사하구 낙동남로 1191 (부산현대미술관)
부모님과 함께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일명 덕수궁미술관이라 불리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우리나라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1917~1990)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청년기부터 1990년 작가의 마지막 시기까지 총망라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혼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작가가 추구한 예술의 본질과 그 의미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초기 행적과 함께 <까치와 마을>(1990), <가족>(1955) 등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어 그 의미가 더 깊다. 전시 관람료 외에 덕수궁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고즈넉한 궁궐 산책과 함께 총 270여 점의 방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거의 무료나 다름없다. 별도로 석조전 관람 사전 예약을 하면 신고전주의 양식이 돋보이는 대한제국의 대표 서양식 건물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고궁과 옛 건물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에서 차분한 관람을 원한다면 바로 지금, 덕수궁이다.
기간 ~2024. 2. 12.
관람료 2천원(덕수궁 입장료 1천원 별도)
주소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아이와 함께
<에르베 튈레: 색색깔깔전>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역시 에르베 튈레의 전시답다. 프랑스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창의예술가인 에르베 튈레. 어린이들과의 창의 워크숍을 지향하는 그의 성향만큼이나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나는 공간에서 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낭랑한 목소리는 미술관의 진지한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버릴 정도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선, 동그라미, 낙서, 얼룩 등 그만의 시각언어로 치환된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18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전시와 이름은 같지만,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전시 중간중간 체험형 놀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작품을 관람하는 동선은 있지만, 작가의 예술 세계를 경험하는 데 그 순서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보호자는 아이가 원하는 흐름대로 안전하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옆에 함께 있어주면 충분하겠다. 여러 감각을 일깨우는 전시이니만큼 미취학 어린이, 초등 저학년 아이와 함께 방문해보자.
기간 ~2024. 3. 3.
관람료 성인 2만원
주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 4 전시실)
큐레이터 이혜민(@comme_haemin)
독립 전시 기획자이자 큐레이터. 크고 작은 어떠한 전시라도 이를 준비하기 위해 쏟는 무수한 노력과 어려움을 잘 안다. 규모와 자본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가 풍부하고 유익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