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이란 무엇일까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한겨울이 아님에도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을 ‘수족냉증’이라고 한다. 보통 몸의 다른 부위에 비해 손발이 찬 경우 수족냉증을 의심해 두꺼운 양말을 신거나 뜨거운 차를 마시는 등 몸을 따뜻하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이런 방법이 수족냉증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수족냉증이란 몸속의 깊은 곳에서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이상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장 장애로 인한 체력 저하, 디스크, 저혈압,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모세혈관 수축, 수분 대사 장애 등등 다양한 원인으로 수족냉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산후풍이나 월경, 폐경, 갱년기 등과 같이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말초 부위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수족냉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족냉증 등 기타 말초혈관 질환 환자 25만 6,309명 중 여성이 15만 5,045명에 달해 남성 10만 1,264명보다 약 1.5배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환경에서도 손이나 발이 시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을 수족냉증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실내에 오래 있어도 유독 손발이 차고 추위에 민감하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해봐야 하죠. 수족냉증은 손발 저림과 함께 감각 저하, 월경불순, 소화 장애, 안면홍조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해요.”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액 공급이 부족해서 생기는 ‘혈허(血虛)’ 증상으로 분석하죠. 혈허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손발과 같은 신체 말단 부위의 체온이 쉽게 떨어집니다. 수족냉증을 방치해 체내에 냉기가 오래 머물게 되면 자궁 질환과 불임 등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들을 방치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족냉증이 의심되면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아요”라고 덧붙인다.
수족냉증 자가 진단법
날씨가 추워질 때 더욱 극심해지는 수족냉증을 케어하는 첫 단계는 바로 수족냉증인지 의심하는 것이다. HtoO 항노화의원 이용 대표원장은 평상시 악수를 하거나 타인과 손을 마주할 때 손이 차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경우, 손과 발이 차가워 불편함을 많이 느끼는 경우, 손과 발이 따뜻한 물이나 공기 등에 노출되면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경우엔 한 번쯤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손발의 감각이 저하되고 통증이 나타나며,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창백하고 파랗게 변한다면 레이노 증후군(Raynaud’s Phenomenon)을 의심해야 한다. 또 혈관염, 피부경화증, 동맥경화증 등 질환이 발생하고 체온과 손발의 온도 차이가 2℃ 이상 날 때도 레이노 증후군일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레이노 증후군은 대개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꾸준히 나타날 경우 전신 경화증이나 류머티즘 질환이 발병하거나, 손가락과 발가락의 궤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CHECK LIST
나도 수족냉증일까?
□ 손발이 시리고 저리다.
□ 손바닥에서 식은땀이 많이 난다.
□ 배꼽 주변의 아랫배가 찬 편이다.
□ 소화가 잘 안 된다.
□ 만성피로가 있다.
□ 생리불순이다.
□ 무릎과 허리가 시리다.
□ 얼굴과 손이 창백한 편이다.
※2개 이상 해당된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생활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