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성장 신유빈
‘탁구 신동’으로 어렸을 적부터 온 국민이 성장을 지켜본 ‘삐악이’ 신유빈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신유빈은 여자 복식에서 띠동갑 전지희와 함께 출전해 결승전에서 북한을 잡고 금메달을 땄다. 대한민국 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석은미·이은실(여자 복식), 이철승·유승민(남자 복식) 이후 21년 만이다. 신유빈은 여자 단체, 혼합복식, 여자 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금 1, 동 3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2004년생인 신유빈은 탁구장을 운영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탁구를 배웠고, 5살이던 2009년 9월 SBS 예능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했다. 당시 국가대표 감독이던 현정화를 상대로 강한 드라이브를 성공시켜 화제를 모았다.
2014년에는 MBC 예능 <무한도전-지구를 지켜라> 특집에 출연해 길, 노홍철, 박명수, 하하 등과 탁구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신유빈은 초등학생 때부터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으며, 탁구에 전념하기 위해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했다. 2019년에는 역대 최연소인 15살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기대도 높은 상황. 팬들이 애정을 담아 신유빈을 부르는 삐악이라는 별명은 시합 중 기합 소리가 ‘삐악삐악’ 하는 병아리 소리와 비슷하게 들려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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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동호인 주재훈
양궁 국가대표로 컴파운드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 2개를 따낸 주재훈 역시 동호인 출신 직장인이라는 점에서 화제였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고 있는 주재훈은 대학생이던 2016년 우연한 기회에 경북 경산의 컴파운드 양궁 동호회에 가입했다. 동호인 대회에서 ‘재능’을 뒤늦게 발견한 주재훈은 다섯 차례 도전 끝에 2023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재훈은 선수 출신이 아니었기에 남다른 노력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자세와 장비 튜닝법, 멘털 관리 노하우 등을 공부했고, 퇴근 후 매일 2〜3시간씩 훈련했다. 전업 선수들보다 부족한 훈련 시간이었지만 최대한 많이 연습하기 위해 남들의 3배 속도로 활을 쏘며 연습했다. 다른 국가대표는 양궁이 생업이지만, 주재훈은 직장 생활을 하기에 아시안게임 출전이 쉽지 않았다. 결국 진천선수촌 합숙 훈련과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직장에 무급 휴직계를 냈고, 이번에 은메달 2개를 따내는 성과를 얻었다.
주재훈은 2살, 5살 아들을 돌보는 아내를 생각해 취재진에게 “와이프에게 고맙다”, “사랑하는 와이프 덕이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기도. 주재훈은 생업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올해를 마지막으로 당분간 국가대표에 도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
오락실 세대 김관우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처음으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면서 화제가 됐다. 특히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관우는 44살의 나이로 출전해 오락실 세대인 중년 남성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대한민국 4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해봤을 정도로 오락실 인기 게임이었다.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다 어머니에게 끌려갔던 경험이 다들 있을 정도.
김관우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전국의 오락실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스파링 파트너’를 요청했다고 한다. 김관우는 결국 결승에서 대만의 ‘79년생 동갑내기’ 샹여우린을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관우는 게임을 한다고 혼냈던 어머니가 우승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울먹였는데 이를 본 중년 팬들은 다들 어린 시절 추억에 잠겼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조별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으로 우승했다. 특히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중요한 이유는 병역 혜택이 달려 있기 때문.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FC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에게 집중됐다. 이강인의 병역 혜택을 바라는 팬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 이강인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고 유럽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계속 뛸 수 있게 되면서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진 상태.
2001년생인 이강인은 손흥민을 이을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다. 2007년 KBS 예능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신동으로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하며 대한민국의 준우승을 이끌어 대회 최우수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여성들 사이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강인에게는 여성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특별함이 있다고 한다. 과거 잘생긴 축구 선수들이 받았던 인기와는 약간 다른 성격의 인기다. 이강인은 ‘강인맘’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역대 대한민국 축구사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현상이기도 하다.
훈훈한 외모로 화제 모은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외모로 주목받은 선수들이 있었다. 카바디 국가대표로 출전한 우희준은 미스코리아 출신이자 전직 특전사 장교를 지낸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카바디는 힌디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을 가진 인도 전통 스포츠다. 전후반 각 20분씩(여성부 15분) 7명의 수비수와 1명의 공격수가 일종의 ‘술래잡기’를 펼치는 종목이다. 격투기와 술래잡기, 럭비, 주짓수, 레슬링 등이 혼합된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희준은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해 6개월간 통역 업무를 맡다가 퇴사 후 인도 여행을 떠났는데 현지에서 카바디를 알게 됐다. 이후 귀국해 치열한 훈련을 했고, 카바디 국가대표에 도전해 선출됐다. 2016년 아시아 여자 카바디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위를 차지했다.
우희준은 뒤늦게 울산대학교에 입학했고, 학군장교(ROTC)로 군 복무를 했다. 대학생 시절이던 2019 미스 부산-울산 선발대회에 참가해 선에 입상하면서 2019 미스코리아 본선에 진출해 미스코리아 선에 선정됐다. 우희준은 특전사로서 해외파병 중 카바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지난 6월 전역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우희준은 “미스코리아에 도전한 이유도 비인기 종목 카바디의 홍보를 위해서”라며 종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펜싱 국가대표로 출전한 윤지수 역시 뛰어난 외모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녀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윤학길의 딸로도 유명하다. 윤지수는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앞서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남자 선수 중에서는 축구 국가대표로 선발된 설영우가 뛰어난 외모로 화제를 모았다. 설영우는 1998년생으로 울산현대축구단 소속 수비수다. 설영우는 조규성을 이을 차기 미남 축구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활동했던 배우 박형식과 닮아서 별명이 ‘울산 박형식’이다. 설영우의 인기는 SNS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2020년 11월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선정돼 이집트로 원정 경기를 갔는데 당시 현지 여성들이 설영우를 보고 대거 인스타그램 팔로를 신청했을 정도다. 설영우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2만 5,000명에서 이번 아시안게임 이후 20만 5,000명으로 급증했다.
외국 선수들 가운데 일본 축구대표팀에서 등번호 10번을 달고 우리나라와 결승전에서 붙었던 니시카와 준도 화제였다. 그는 2002년 2월생으로 일본 프로리그 사간 도스 소속 미드필더다. 축구 결승전을 보고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10번 선수가 누구냐”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