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금리는 연 4.24~6.606%, 변동형 금리는 연 4.17~7.146%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초까지만 해도 최저 금리 연 3%대 주택담보대출이 존재했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4%대를 전부 넘었다. 향후 금리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이 같은 불투명성이 존재하는 시기에는 섣부른 예측을 하기보다 대응이란 관점에서 대출 상품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가급적 1금융권 대출을 활용해야
대출은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1금융권에서 받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기 위해선 평상시 신용점수 관리를 잘해두는 것이 요령이다. 3금융권으로 분류되는 대부업체에서는 1, 2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사람이 주로 대출을 받는다. 금리가 가장 높고 거래 시에는 신용등급의 하락을 감수해야 하므로 가급적 이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대출금리에는 크게 고정금리 방식, 변동금리 방식, 혼합금리 방식 등 3가지가 있다. 고정금리는 대출 실행 시점에 결정한 금리가 대출 만기까지 동일하게 유지되는 형태라서 저금리로 대출을 설정한 것이 아니면 금리 하락기에는 불리하기 쉽다. 변동금리는 일정 주기(3·6·12개월 등)마다 기준금리의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변동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 하락기에는 이자 부담이 경감되지만 금리 상승 시에는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혼합금리 방식은 고정금리 방식과 변동금리 방식이 합쳐진 형태다.
2 금리 역전으로 고정금리형이 변동금리형보다 유리
주택담보대출은 일반적으로 3년 이상의 대출이거나 금리 상승기엔 고정금리 상품을, 3년 미만이거나 금리 하락기엔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하곤 한다. 하지만 대출 시점에서 고정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 중 금리가 낮은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대출금리가 계속 상승 또는 하락만 하는 것이 아닌 데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 상품의 대출금리가 변동금리 대출 상품보다 1% 정도 더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앞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처럼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가 더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금은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는 데 따른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혼합형(5년 고정)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처음 5년간은 고정금리 적용을 받다가 이후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대출 상품이다. 일단 더 낮은 금리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고정금리로 돈을 빌렸다가 5년 뒤에는 상황에 따라 변동금리 적용을 받아도 되고 5년이 되기 전에 ‘대출 갈아타기’를 하면 된다. 정해진 날짜보다 앞서 대출금을 갚을 때 중도상환수수료라는 일종의 페널티를 매기는 경우가 많다. 수수료율이 은행별로 차이가 있는데 0.3~2.0%에 달한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대개 3년 정도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지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도 있다. 이 부분은 금융기관과 금융 상품마다 다르다.
갈아타기 방식이 아닌 기존의 대출 상품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대출 원금 자체를 줄여갈 수도 있다. 연간 대출 총액의 10~20%를 상환하는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대출 상품이라면 돈이 생길 때마다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는 방법이다.
참고로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 금리 면에서는 연 2.15~3%인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연 4.25~4.55%인 특례보금자리론이 가장 유리하다.
3 금리 상승기에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신용대출에 코픽스 금리가 활용된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이 실제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반영한 기준금리다. 종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잔액 기준, 신잔액 기준, 단기가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한 달 동안 취급한 수신 상품 금액으로, 잔액 기준 코픽스는 월말에 보유하고 있는 수신 상품 잔액을 기준으로, 단기 코픽스는 매주 신규로 취급한 만기 3개월의 수신 상품 금액을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금리다. 이렇게만 하면 수신 금리만을 이용한 것이라 실제 조달 금리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서 예수금, 차입금, 결제성 자금까지 다 더해 산정한 것이 신잔액 기준 코픽스다.
이러한 금리 구조를 고려할 때 금리 상승기에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에 비해 상승 속도가 완만하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금리가 오를 때는 신잔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하고, 금리 하락기에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유리하다.
4 반드시 현금 흐름의 건전성을 따져봐야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출을 잘 선택하는 것은 물론 상환 능력을 잘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예상과 달리 전망이 빗나가거나 예기치 않은 실직 등으로 수입이 줄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다가 경매 등에 내몰리는 경우들을 봤다. 은행의 대출 원리금을 2개월만 연체해도 경매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리금 상환 액수 부담감이 커서 자칫 현금 흐름이 막힌다면 추가 대출이라는 악순환에 빠져들기 쉽다. 따라서 자신의 상환 능력 내로 대출금을 제한하자. 우선 자신의 소득 대비 부채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부채 비용이란 이자 또는 원리금 상환 등 월별로 고정적으로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미국의 모기지 대출기관들은 개인의 융자액을 정할 때 주택만이 아닌 자동차 할부금, 학자금 대출 상환 비용 같은 모든 대출에 대한 부채 상환 금액이 총소득의 36%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이를 참고해 36%를 넘지 않도록 하자.
5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활용한다
원금을 빨리 갚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없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해보자. 시중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1, 2금융권의 신용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신용 상태에 따라 대출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에 대해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취업, 승진, 이직, 전문 자격 취득 등으로 소득이 증가해 신용 상태가 개선된 경우에만 해당된다. 단, 햇살론 같은 정책금융상품이나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은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에서 제외된다.
6 대출이 여기저기 분산된 상태라면 일단 갚고, 모은다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면서도 불안정한 시기에 다중 채무가 있다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 하나라도 연체하기 시작하면 신용카드 돌려막기 같은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기 쉽다. 대출 계좌 개수가 많으면 신용점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므로 갚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갚고 1~2개 정도의 대출 상품으로 몰아놓는 것이 관리 측면에서도 좋다. 그러려면 수시로 대출 상태를 점검하면서 부채를 정리해나가야 한다. 당연히 이자 부담이 큰 많은 사채가 있다면 그것부터 갚고, 연체된 것이 있다면 연체된 것을 상환한다. 참고로 대출금리는 사채→현금서비스→제2금융권 신용대출→카드론→제1금융권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 순으로 낮아진다. 단기 신용대출을 제외하고 신용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부동산담보대출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은 마이너스 통장 또는 신용대출로, 제2금융권 대출은 1금융권 대출로 갈아타면 금리가 낮아진다.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한다면 액수에 상관없이 돈이 생길 때마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보내 이자로 빠져나가는 돈을 다만 얼마라도 줄이는 것도 요령이다.
도저히 부채가 감당이 안 되는 지경이라면 혼자서 다 감당하려 하지 말고 신용회복제도를 이용해보자. 신용회복제도는 과도한 부채로 파산 위기를 맞은 사람들을 돕는 제도다. 채무자의 상환 기간 연장, 분할상환, 변제 유예, 이자율 조정, 채무 조정 같은 사적 채무조정제도와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파산 같은 공적 채무조정제도 등을 통해 채무자가 경제적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 www.ccrs.or.kr)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