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는 “2750년 한국은 인구 감소로 소멸 위험이 있는 1호 국가다”라는 말로 우리의 심각한 저출산 실태를 진단했다. 지난해 우리의 합계 출산율 0.78명은 역사상 전쟁이 발발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나오기 힘든 수치라고 한다.
물론 저출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헝가리는 올해 1월부터 아이를 낳은 25~30세 여성에게 소득세를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 프랑스는 다양한 가족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아이가 많을수록 소득세를 줄여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저출산 해결이라는 핵심 과제에 내년도 예산을 무려 15조 4,000억원을 편성했다. 돌봄·교육 분야에 1조 3,000억원, 양육 비용 부담 경감에 2조 9,000억원, 건강한 임신·출산 지원에는 504억원의 예산을 편성한다.
여기서 MZ세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를 열었다. 최우수상은 ‘생식세포 냉동 보관을 위한 40대 이후의 출산 지원 방안’이 선정됐다. 요즘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개인의 성공과 성과에 더 관심이 많다며 출산 시기를 미루더라도 건강한 20대에서 30대 초반 남녀의 생식세포를 냉동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하고, 건강검진 항목에 ‘가임력(임신할 수 있는 능력)’을 추가해 관리하자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는데, 한 팀은 연애를 위해서는 연애 세포를 깨워야 한다며 20대 초반 청년들의 ‘로맨스 장르’ 문화 공연 관람에 월 1회 5,000원을 할인해주는 사업을 제안했다. 또 청년들의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자 MZ세대 중심의 베이비시터 제도를 도입해 아이 돌보는 경험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MZ세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의 공통점은 청년들이 마음 편하게 일하고 부담 없이 데이트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청년들이 단순히 결혼을 안 하고 출산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생애 과정 이행이 멈춰 있다는 것. 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에 집중해야 한다.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독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원론적인 뻔한 이야기 같지만 답은 간단하다. 부모가 화목하고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훨씬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부모 세대인 기성세대들의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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