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석규였다. 고퀄의 연기를 보여주며 고퀄의 드라마를 더욱 명품으로 만들어냈다. 한석규는 스스로 “<낭만닥터> 시리즈와 함께한 지난 7년은 행운”이라고 말하며 “인생의 10분의 1을 바친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낭만닥터 김사부 3>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담는다. 2016년 방영된 시즌 1과 2020년 방영된 시즌 2 모두 최고 시청률 27%를 돌파하는 큰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리즈물로 자리 잡았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시즌 3 제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시즌 3는 시즌 1·2의 휴머니즘이 담긴 낭만 감성을 계승, 돌담병원의 세계관을 넓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한석규는 전무후무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 캐릭터를 완성하며 드라마의 성공을 이끌었다. 무조건 환자를 살리겠다는 신념을 가진 김사부의 모습은 한석규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력과 만나 살아 움직였다. 게다가 시즌을 더해가며 눈빛만으로도 호흡이 맞는 배우들의 컬래버레이션 연기를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 <닥터 차정숙> 등 다양한 메디컬 드라마가 시즌제화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메디컬 드라마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돌담병원이라는 독특한 장소가 있고 거기에 김사부라는 희대의 캐릭터가 있다.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그것이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흔들리지 않는 등뼈 같은 존재다”라고 말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3> 제작진 역시 “한석규 없이는 <낭만닥터 김사부>도 없었다. 시즌 3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자 중심이다”라고 덧붙이며 한석규의 존재감을 피력했다.
“김사부의 낭만이 계속되길 바라며”
종영 소감부터 말해달라.
시즌 1을 할 때만 해도 시즌 2·3는 상상하지 못했다. 7년에 걸쳐 <낭만닥터 김사부>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의 성원과 응원 덕분이다. ‘김사부’는 내 연기 인생에 있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오랜 기간 연기한 인물이다. 김사부로 살아오며 나 또한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고민했고 또 위로받기도 했다. 시청자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 좋았고, 함께했던 동료들, 스태프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김사부의 낭만이 계속되길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원하는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빌겠다.
<낭만닥터>와 함께한 시간이 7년이라고 들었다.
최근에 문득 운전을 하다가 언젠가 연기를 못 하는 때가 오면 김사부가 많이 생각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사의 마음을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 함께한 7년은 좋았던 시간이며 행운이다. 우리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난다.
시즌 3의 첫 촬영 때 현장 분위기도 궁금하다.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다시 촬영하게 돼 기뻤다. 워낙 팀워크가 좋았기에 돌담병원 식구들이 그리웠고, 3년 만에 다시 만나 반가웠다. 시즌 3 제작은 모두 시청자들이 주신 큰 사랑과 성원 덕분이다.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셨던 이유를 잊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즌3를 준비했다. 변화된 세상 속에서도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은 변치 않는 가치인 것 같다. 3년이 흐른 뒤에도 계속된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시즌이 이렇게 길어질지 예상했나?
시즌 3까지 가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시즌제 기획이 아니었다. 결국 시청자들의 큰 관심과 응원 덕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선배로서 후배들과 장기간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연극의 3요소를 ‘대본, 무대, 관객’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 ‘동료’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배우라는 업이 감정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때로는 무너져 내릴 때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두려움이 생기고, 자신감을 잃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이고 싶었다. 우리 후배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결국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촬영 현장에서 선후배들과 연기에 대해 자연스레 대화할 일이 생긴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연기를 잘하는 것이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말이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원로 선생님들에게 듣는 대답과 후배들에게 듣는 대답이 다르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같다. 사람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내 몸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다는 것이 중점일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으며, 무엇으로 가고 있는가’. 그것이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같다. 또 그것이 이 시대의 낭만이라 생각한다.
배우들의 종영 소감
#안효섭 “‘서우진’을 다시 만나 한없이 행복했다”
GS(일반외과) 전문의 ‘서우진’의 의사로서 신념을 단단히 그려낸 배우 안효섭은 시즌 2보다 더 깊어진 연기력과 낭만 정신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서우진을 다시 만나 한없이 행복했다. 존경하는 분들과 긴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매 순간이 배움이었던 내게 잊지 못할 추억이자 인생의 조각으로 남을 것 같다. 특히 많은 사랑을 주신 시청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성경 “돌담저스 마지막 멤버는 시청자들”
CS(흉부외과) 전문의 ‘차은재’ 역을 맡아 감정 신부터 수술 신까지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성경은 “<낭만닥터 김사부 3>를 사랑해주시고 함께 울고 웃어주신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돌담저스, 돌담즈의 마지막 멤버는 시청자들이라고 생각한다. 믿고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신 시청자들이 있었기에 그 성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돌담병원의 세 번째 시즌을 우리 모두 함께 보낼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고 애정이 담긴 소감을 밝혔다.
#김민재 “벌써 세 번째 인사, 이번엔 왠지 더 아쉽고 뭉클해”
시즌 1부터 시즌 3까지 함께한 배우 김민재는 아픈 과거를 딛고 간호사가 된 ‘박은탁’의 서사와 사랑을 풀어내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모든 시즌을 함께하면서 박은탁으로 세 번째 인사를 드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왠지 더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아쉬우면서 보고 싶고 뭉클한 마음이 든다. 낭만 가득한 현장에서 연기를 할수록 감동을 느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시청자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그 힘으로 더욱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