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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 실제로 해보면 어떨까? 유명인들의 졸혼 이야기

On May 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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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섭 “특별한 계기 없이 문득…”
우리나라에서 졸혼을 널리 알린 일등 공신은 바로 배우 백일섭이다. 그는 36살에 26살이던 아내를 만나 1남 1녀를 낳고 40여 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 2015년 결혼을 졸업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싱글 라이프를 시작한 것. 생전 라면 한번 끓여본 적 없고 마트에 장 보러 가본 적도 없다던 그는 처음에는 인스턴트식품을 먹거나 지인들에게 반찬을 얻어먹다가 결국 요리를 배우고 살림을 익혔다. 그는 졸혼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계획도 계기도 없었다. 그냥 혼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우리 아들한테 나하고는 이렇게 됐지만, 네 엄마한테 잘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우울증도 생기는 것 같아서
두 달 동안 술만 먹었다며 졸혼의 고통을 털어놓기도 했다.

‘졸혼의 시초’ 고 신성일·엄앵란 부부
우리나라 졸혼의 시초로는 세기의 스타 영화배우 부부인 고 신성일·엄앵란 부부를 꼽을 수 있다. 1964년 결혼한 두 사람은 결혼 14년 만인 1978년부터 졸혼을 시작했다고 한다. 신성일은 졸혼한 것에 대해 “후회는 안 한다. 사랑하면 다 이해되고 용서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신 씨의 잦은 외도로 별거에 들어가 40년 넘게 졸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외수 아내 전영자 “내 인생을 찾고 싶었다”
소설가 고 이외수·전영자 부부는 졸혼을 하던 중 이 씨의 투병으로 졸혼을 취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 결혼 44년 만에 부부는 졸혼을 선언했다. 당시 전 씨는 “건강이 나빠지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이혼을 원치 않아 졸혼으로 합의했다. 지금이라도 내 인생을 찾고 싶었고,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마음은 편안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 씨의 외도와 혼외자 문제로 결혼 생활 동안 수차례 이혼 위기를 겪었다. 졸혼 후 이 씨는 강원도 화천에서, 전 씨는 강원도 춘천에서 각자 독립적인 삶을 꾸려갔다. 그러다 2020년 3월 이 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전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졸혼을 종료한다. 그가 불쌍하다”고 전했다. 그 후 2022년 4월 이 씨가 사망할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윤영미 “제주도와 서울 오가며, 졸혼인 듯 아닌 듯”
프리랜스 아나운서 윤영미는 결혼 생활 29년 차로 현재는 졸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세컨드 하우스가 있다. 남편은 서울, 나는 제주도에 있거나 나는 서울, 남편은 제주도에 있는다. 공항에서 바통 터치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밝고 긍정적인 남편의 성격에 끌려 결혼했지만, 그는 결혼 3년 후 목회자의 길을 걸으며 전업주부가 됐다. 결혼 생활 내내 가장의 짐을 지며 경제활동을 하느라 힘들었다는 윤 씨는 잘 자란 자녀들을 보며 결혼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갑수 “졸혼도 삶의 한 형태”
10년 넘게 졸혼 상태로 지내고 있는 시인이자 문화 평론가 김갑수는 “졸혼도 삶의 한 형태다. 이혼이면 이혼, 결혼이면 결혼 둘 중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아내와 사이도 좋다. 떨어져 있어도 결속력은 강한 가정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아내와 얼굴을 본다”고 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05월호
2023년 05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