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두껍게 더 진하게’ 선호 “인플루언서처럼 해주세요”
25년간 강남에서 ‘쌍꺼풀 수술 전문의’로 활동중인 배원배 원장(더멘토 성형외과)에게 듣는 쌍꺼풀 수술의 모든 것.
Q ‘쌍꺼풀 재수술’로 유명하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나?
집도하는 수술의 70%가 쌍꺼풀 수술이다. 일반 외과 의사가 말하는, 할수록 어려운 수술이 맹장 수술이라고 한다면 내 경우엔 쌍꺼풀 수술이다. 저마다 눈과 뼈의 모양이 다르다. 환자들의 요구 사항도 점점 디테일해지고 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가장 흔한 수술이지만 그래서 더 어렵다.
Q 현재 강남에서 유행하는 쌍수 트렌드는?
더 두껍게 더 진하게. 아무래도 쌍꺼풀 라인이 두꺼우면 메이크업하기에도 편하다. 연예인으로 치자면 아이돌 제니나 장원영 같은 서구적인 눈매를 선호한다. 방송 화면을 통해 자주 보면 익숙해지고 또 예뻐 보인다. 예전에는 한가인 씨 코를 똑같이 해달라는 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덧붙이자면 연예인보다 SNS 스타의 사진을 들고 와서 비슷하게 해달라는 이들이 더 많다.
Q 쌍꺼풀 모양에는 어떤 것이 있나?
요즘은 ‘아웃인라인’, ‘인아웃라인’, ‘세미아웃라인’ 등 다양한 호칭이 있는데, 결국 인라인과 아웃라인으로 나뉜다. 인라인은 쌍꺼풀 라인이 몽고주름 안쪽에서 시작하는 모양을 말한다. 자연스러운 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 아웃라인은 크고 화려한 쌍꺼풀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쌍꺼풀 라인이 몽고주름 위쪽에서 시작해 더 화려한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쌍꺼풀 라인을 원한다면 인아웃라인을 선택하면 된다. 인아웃라인이나 세미아웃라인은 인라인과 아웃라인의 중간 지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세미아웃라인은 멀리서 보면 인라인, 가까이서 보면 아웃라인인 라인을 말한다. 결국 아웃라인인 셈이다.
Q 얼굴에서 눈의 중요성은?
사람을 볼 때 눈과 미간을 제일 먼저 본다. 즉 인상을 80%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눈이 처지고 작고 째진 이들이 눈을 크게 해 시야를 확보하고 눈매를 교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눈이 게슴츠레하면 피곤해 보인다. 동양인은 기본적으로 무쌍이 많다. 무쌍인데 눈을 뜨면 속눈썹 때문에 눈동자에 스크래치가 생기기도 한다. 작은 눈의 단점이다. 그 기능적인 부분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하기도 한다.
Q 전문의 관점에서 어떤 눈이 예쁜 눈인가?
시원한 눈매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얼굴에서 눈이 차지하는 면적이 커질수록 매력도가 높아진다고 하더라. 그래서 쌍꺼풀 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앞 트임, 뒤 트임, 눈매 교정, 눈 밑 지방 재배치 등을 함께 하는 것이다. 눈의 모양이나 크기도 중요하지만 눈에서 눈동자가 보이는 상하 비율도 중요하다. 검은 눈동자가 위아래 20%씩 가려진 비율이 이상적인 눈이다. 눈동자가 많이 보이는 눈은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Q ‘눈매 교정’은 어떤 수술인가?
안검하수(눈꺼풀 처짐)가 심하다면 눈매 교정을 추천한다. 눈 위 근육에 힘이 떨어지면 눈을 크게 뜰 수 없으니 피곤하고 졸려 보여 관상학적으로 좋지 않다. 눈매 교정은 눈 뜨는 근육의 힘을 실로 보강하는 수술이다. 쌍꺼풀 라인이 고르지 않은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눈의 모양이 앞은 좁고 뒤는 넓다면 앞쪽의 근육을 당겨 눈매를 교정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눈에 맞게 1~4개 포인트를 줘서 근육을 당겨준다.
Q 절개와 매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매몰의 경우 수술 비용은 100만원 선, 절개는 상태에 따라 100만~400만원 선이다. 재수술의 경우는 수술비가 올라간다. 수술 시간은 매몰은 25분, 절개는 1시간가량이다. 매몰은 칼을 대지 않는 수술이다. 날카로운 메스로 1mm 구멍을 뚫어 실로 꿰매니 흉터도 없다. 절개는 눈 안쪽부터 끝까지 메스를 이용해 찢는 수술이다. 늘어진 피부나 처진 근육, 지방 등을 제거해 쌍꺼풀 라인을 만든다. 그만큼 부기도 오래간다. 매몰은 경우에 따라 멍이 들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Q 절개 수술은 부자연스럽다는 우려가 있다.
이른바 ‘소시지 눈’처럼 퉁퉁 부은 부자연스러운 눈이 될까 봐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눈 모양이나 뼈 구조를 무시하고 수술할 경우 부자연스럽게 나오기도 한다. 과하게 수술하면 아무래도 인상 변화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현재 눈 모양에서 과하지 않게 수술하면 인상 변화도 적고, 실패 확률도 적다. 과하지 않은 수술이라면 대부분의 부기는 시간이 흐르면 다 빠진다.
Q 나이대별 수술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눈 처짐이 덜한 10~20대는 간단한 매몰법을 추천하고, 눈 처짐이 생기는 30대 중반 이후엔 절개를 권장한다. 하지만 요즘엔 20대 젊은 층도 절개를 선호한다. 라인이 선명하면서 두꺼운 눈이 예쁜 눈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Q 40대 이후엔 눈 처짐으로 고민하는 여성이 많다.
성형이라는 게 그렇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는 이들 중에 진짜 마지막인 사람은 거의 없다. 현재 내 눈 모양에 맞게 과하지 않게 수술하면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다. 40대인데 70대에 눈 처질 것까지 고려해 과도하게 수술하면 얼마나 어색하겠나? 40대 때는 더 젊어 보이게, 70대 때는 덜 처지게 하면 된다. 쌍꺼풀 수술은 성형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수술이다. 뼈를 깎는 수술이 아니기에 부작용도 덜하다. 쌍꺼풀 수술로 자신감이 올라가고 거울을 볼 때 스트레스 덜 받을 수 있다면 수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Q 환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뭔가?
인상이 사나워 보이는 걸 걱정한다. 전문의가 “이 정도까지만 합시다” 하면 딱 거기까지만 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다. 과한 걸 요구하며 끝까지 우기던 환자들도 막상 수술방에 들어가면 “적당한 선에서 해주세요” 하는 경우도 많다.(웃음)
Q 눈 처짐 때문에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 쌍꺼풀 외에 어떤 수술을 병행하면 효과적인가?
눈이 처졌다는 것은 결국 쌍꺼풀만 처진 게 아니고 이마부터 쭉 처져 있다는 의미다. 눈과 눈썹 사이가 좁으면 쌍꺼풀 수술에 한계가 있으니 이마 거상을 하기도 한다. 절개하는 게 두렵다면 매몰로 간단히 하는 시술도 있다. 실로 고정하는 수술법이니 당연히 찢어서 제거하는 매몰보다는 오래가지 못하지만 인상 변화 없이 자연스럽게 젊어질 수 있다. 눈 밑 지방이 많아 애굣살을 가리면 나이가 들어 보이고 냉소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럴 때는 눈 밑 지방 재배치를 해준다. 남녀노소 많이 하는 수술이다.
Q 재수술을 염두에 두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첫 수술 후 최소 6개월~1년이 지난 다음에 해야 한다. 상처가 아물 시간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 차례 수술한 터이기에 조직이 깨끗하지 못하다. 흉터도 생기고 유착도 돼 있어 수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수술하는 입장에서도 힘들다. 그런 만큼 부기도 오래가고 결과도 첫 수술보다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 점을 감안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을 한 후에 하라.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
70대 할머니인데 심한 짝눈이었다. 알고 보니 젊은 시절에 했던 쌍꺼풀 수술이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실로 묶은 걸 풀어줬는데 바로 눈을 크게 뜨시더라. 간단한 시술로 가능한 상황인데도 30년을 그렇게 산 거다. 70대 어르신들도 쌍꺼풀 수술을 많이 하는데, 미용보다는 의학적인 목적이 많다. 눈이 처지면서 시야가 가려지고 피부에서 진물이 난다. 수술 후 다들 만족해하신다.
Q 수술 후 관리는?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술과 담배를 한 달간 삼가야 한다. 눈이 부었다고 누워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게 좋다. 혈액순환이 잘돼 부기도 빨리 빠진다. 찜질은 예전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졌다. 실제로 효과가 없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통상 수술 3일까지는 냉찜질, 이후에는 온찜질을 하라고 권장해왔다.
Q 어떤 병원을 추천하나?
상담해보면 감이 온다. 수술을 많이 권하는 병원보다는 정석대로, 상담자가 요구하는 걸 덜어내는 과하지 않은 병원이 아무래도 실패 확률이 적다. 당연히 전문의여야 한다. 강남에 있는 수많은 성형외과 간판 중에 전문의가 운영하지 않는 병원도 많다. 물론 그중에는 수술을 잘하는 의사도 있겠지만, 대체로 전문의들은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복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술한다. 허무맹랑한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케이스마다 다르겠지만 얼굴 쪽 부위의 해부학 구조를 전공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낫지 않겠나.
Q 쌍꺼풀 수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언해달라.
100% 만족하는 수술은 없다. 사람마다 뼈나 눈매 구조가 다 다르다. 물론 안구 조건이 좋아 드라마틱하게 눈이 커지고 예뻐지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의사가 “그건 좀 힘들겠어요” 하면 진짜 힘든 거다.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함몰된 눈인데 아웃라인으로 큼직하게 해달라는 분이 있다. 뼈의 구조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아웃라인이 전부 예쁜 것도 아니다. 내 눈에 어울리는 눈이 제일 예쁘다. 내 얼굴에 제니 눈을 붙인다고 해서 다 예쁜 건 아니다.
눈꺼풀 처짐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해도 눈꺼풀 처짐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40대부터 처진 눈꺼풀 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부쩍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꺼풀 처짐은 보통 위 눈꺼풀의 높이가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발생 시기에 따라 선천·후천성으로 구분된다. 선천성 눈꺼풀 처짐은 영유아기 때 나타난다.
주로 위 눈꺼풀 올림근의 변성이 있고, 눈을 뜨는 힘이 부족하다. 눈썹을 과도하게 올려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파이거나 턱을 위로 들어 쳐다보는 버릇이 생기며, 한쪽 눈만 증상이 발현될 경우 약시가 생기기도 한다. 후천성 눈꺼풀 처짐은 나이가 들면서 눈꺼풀을 올리는 거상근이 지방으로 대체되면서 발생한다. 눈꺼풀 처짐은 외모의 변화뿐 아니라 시야 장애, 피로, 두통, 이마 주름 등을 동반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근육을 강화하는 수술이나 처진 피부를 제거하는 상안검 성형술로 증상을 해결한다. 결막 쪽에서 접근해 피부 흉터가 남지 않는 결막 뮬러근 수술, 눈꺼풀 거상근 기능이 남아 있을 때 이를 절제하고 단축시키는 눈꺼풀 올림근 절제술, 눈꺼풀 거상근 기능이 좋지 않을 때 인공 재료를 이용해 거상근에 걸어주는 이마근 걸기술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배원배 성형외과 전문의는…
강남에서 25년간 성형외과 전문의(더멘토 성형외과)를 지내고 있다.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답게 과하지 않은 수술을 선호하며, 그런 이유로 수백 명의 오랜 VIP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쌍꺼풀 수술 환자가 70% 이상으로, 40대 이상이 주 고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