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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이혼, 이혼 전문 변호사 3인에게 물었다

On December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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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해도 판결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항소해도 판결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이인철(법무법인 리)

역대 재벌가 이혼 재산분할 중 최고액이다. 노소영 관장 입장에서는 합당한 금액인가?
금액만 따지면 최고액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04년 이혼 당시 300억원대의 주식을 전 배우자에게 넘겨 당시 최고액을 경신했는데 이를 뛰어넘은 거다. 하지만 SK그룹의 규모와 34년의 혼인 기간을 고려했을 때 큰 금액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 노소영 관장 측에선 아쉬운 판결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한 판결인 셈인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분류해볼 필요가 있다. 위자료는 노 관장의 청구가 인정된 셈이다. 이혼소송에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귀책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1억원을 판결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재산분할은 최 회장의 입장이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청구한 SK그룹 주식이 최 회장의 특유재산이라고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과 같은 재산은 혼인 기간을 고려해 재산분할 항목으로 보지만, 주식은 예외적이다. 지금까지 판례를 보면 재산분할에서 주식은 특유재산으로 인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소, 가능성이 있나?
일단 재판부가 노 관장이 청구한 재산분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소해도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어 보인다. 다만 혼인 기간 중 SK그룹 경영에 노 관장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대법원에서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판결을 어떻게 바라보나?
나름대로 재판부가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역대 재벌가 이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이었다. 소송전이 길어진 만큼 최 회장이 주장한 특유재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될지 관심이 많았다. 다른 재벌가 이혼과 비교했을 때 혼인 기간이 길었다. 그리고 최 회장에게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어 비율이 낮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거라고 내다본 전문가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 측의 재산분할 모수가 달랐다

양 측의 재산분할 모수가 달랐다

-이수지(법무법인 창경)

이번 판결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
노소영 관장이 SK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기여한 부분을 인정하지 않은 데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이 많다. 법원이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악해보고 판결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기여도를 입증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궁금하다.
재산분할을 많이 인정받기 위해선 모수가 되는 재산 규모가 커야 한다. 거기에 기여도를 곱해 재산분할 금액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소송의 경우 두 사람이 주장하는 재산분할 모수가 달랐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의 전체 재산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했고, 최 회장은 SK그룹 주식은 증여받은 부분이라 포함해선 안 된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기여도를 입증하지 못했다기보다 재산 규모 청구 자체가 인정되지 않은 셈이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바뀔 가능성은 있나?
노 관장 측이 항소해도 대법원의 판결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그룹의 주식에 대해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높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보통 위자료를 많이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통상 책정되는 금액이 있어 어렵다. 다만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이 반영된다. 특유재산 또한 혼인 기간에 따라 재산의 주체가 아니어도 배우자의 기여도를 인정한다. 재벌가의 이혼은 다른 부분이 있다. 법원이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셈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셈

-이명숙(법무법인 나우리)

재산분할에서 노소영 관장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개인적으론 재판부의 판결이 의아하다. 일반적으로 혼인 전에 있었던 재산 또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전업주부 아내와 사업체를 운영하는 남편의 이혼소송이 벌어지면 아내의 기여도를 일정 부분 인정한다. 노소영 관장도 이번 소송에서 재산분할에 대한 주목도가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을까?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전문가는 물론 여론도 의아한 점이 있을 것이라 본다.

최태원 회장은 재산분할 소송에서 특유재산을 강조했다.
상속받은 SK그룹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선 안 된다는 게 최 회장 측의 논리였다. 노 관장의 개입 없이 순전히 개인의 재산이라는 것이다. 재판부 또한 이 부분을 받아들였다. 이를 감안해 노 관장이 청구한 재산분할 금액의 10% 미만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이혼소송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 금액 책정이 어떻게 되나?
일반적으로 위자료는 많이 받아도 1,000만~3,000만원 선이다. 배우자의 잦은 외도, 혼외 출산, 가혹 행위 등 혼인 파탄의 자명한 책임이 있어도 그렇다. 재산분할은 10~40% 등 기여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특유재산도 재산분할 대상에 속한다.

이혼의 귀책사유가 명백해도 한계가 있나?
정신적인 고통에 비해 위자료가 적은 게 현실이다. 이번 판결에서 위자료 1억원이 책정된 건 가정법원에서 인정하는 통상적 최고 금액이다. 따라서 재산분할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재산분할은 가정 파탄의 잘잘못을 따지는 위자료와 별개의 건이다. 누가 재산을 형성했고, 성장에 기여했는지에 대한 부분만 판단한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김연주 기자,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김규남,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에미상 공식 페이스북, 아모레·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2023년 01월호
2023년 01월호
취재
하은정·김연주 기자,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김규남,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에미상 공식 페이스북, 아모레·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