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마약 신흥국’ 된 한국
더 이상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 청정국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일 때 국제연합(UN)의 청정국 지정 기준이다. 마약 청정국이라 자부하던 한국은 2016년 이 기준을 넘어서 더 이상 청정국이 아니다. 특히 10·20대 초범이 급증하고, 도시든 시골이든 마약 관련 뉴스가 쉴 새 없이 쏟아진 한 해였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다. 돈 스파이크가 지난 9월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하고 소지한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약 1,000회분에 달하는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미 대마초 등 동종 전과가 3회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5 바야흐로 ‘용산’
올 한 해 가장 핫한 곳은 단연 용산이었다. 낡고 오래된 용산은 옛말이 된 셈이다. 볼거리·즐길 거리·먹을거리 등 핫한 장소로 넘쳐나며 강남에 버금가는 본격적인 용산 시대가 열리고 있다. 논란의 중심 대통령 집무실 이전, BTS 소속사 하이브 사옥, 건물 자체가 예술품인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리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등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화랑 등이 밀집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로 지정돼 2024년까지 용산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박물관 일대를 박물관 특화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용리단길, 해방촌, 열정도, 백빈건널목 등에는 젊은이들이 줄 서는 맛집과 이색 카페로 넘쳐난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연예인과 부유층의 인기 거주지가 밀집해 있고, 이촌동 한강맨션 등 재개발 기대감도 커 발전이 기대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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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형 신인 뉴진스
평균 연령 16.6세. 걸그룹 뉴진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뉴진스는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등을 탄생시킨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미다스 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 최고브랜드경영자(CBO)로 자리를 옮겨 산하 레이블 어도어를 차리고 처음 선보인 5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하니, 다니엘, 혜인, 해린, 민지로 구성된 뉴진스는 기존 걸그룹에서 보지 못한 신선한 콘셉트로 화제가 됐다. 긴 생머리, 옅은 화장, 스포티한 의상 등 건강한 10대 이미지가 이들의 트레이드마크. 있지, 에스파, 르세라핌 등 진취적이고 당당한 걸 크러시를 표방하는 4세대 걸그룹과 확연히 차별된다. 음악 스타일도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 팝이 아닌 1990년대 레트로풍 R&B 장르 곡으로 10대 소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다뤄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데뷔 앨범 <New Jeans>는 발매 당일 하루 만에 26만 2,815장이 팔려 역대 걸그룹 데뷔 음반 발매 첫날 판매량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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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잔디로 간 MZ세대
코로나19로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인 골프가 주목받으면서 2030 MZ세대도 골프를 즐기기 시작했다. 2030 여성들 사이에서 화려한 골프 웨어를 입고 푸르른 잔디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골프 의류 브랜드들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다 최근에는 엔데믹 영향으로 해외여행길이 열리고 테니스 등 다른 레저로 관심사가 이동하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 살짝 주춤한 상황. 많은 이들이 골프에 비해 비용은 저렴하고 운동량이 많은 테니스로 옮아가는 추세다. 사실 고물가 시대 탓에 MZ들에게 골프 비용은 부담이다. 최근 실내 테니스장이 많이 생기면서 접근성 좋고,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면서도 가성비 있는 테니스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화려한 테니스 의상 역시 테니스 붐에 한몫했다. 골프와 테니스를 함께 즐기는 ‘골니스(골프+테니스)족’이란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당분간 골프와 테니스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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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레고랜드 사태
레고랜드 개발에 들어간 2,050억원의 채무에 대해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거부하겠다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표 이후 채권 및 부동산 대출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또한 각 지자체와 기업이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강원도는 “도 예산으로 2,050억원 채무를 12월까지 갚겠다”고 했고,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50조원+α’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을 뒤흔든 춘천 레고랜드 사태 원인을 두고 여야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경찰에 고발됐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의 후폭풍이 건설업계로 확산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연쇄 부도와 구조조정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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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무섭게 치솟는 물가
모든 국민이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요즘이다.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탓에 밥상 차리기도 쉽지 않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올여름 이후 둔화했던 상승률이 석 달 만에 다시 부활한 것. 낮은 원화 가치와 수출 부진에 고물가까지 더해 한국 경제와 서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식 분야도 계속해서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10월 외식 가격은 1년 전보다 8.9% 상승했다. 대표적 서민 간식 치킨 가격이 전년 대비 10.3% 올랐는데, 외식 가격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식자잿값 상승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고, 특히 채소류 가격은 21.6% 올랐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3.1% 상승했다. 더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와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위축,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올해보다 더 허리띠를 바짝 조여야 할 2023년을 맞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30 ‘테라·루나사태’ 권도형
한국산 가상통화로 촉망받던 루나와 테라는 올해 5월 초까지만 해도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가상자산 중 8위까지 올랐다. 국내 거래소에서 10만원 넘게 거래되던 인기 암호화폐 루나는 단 6일 만에 그 가치가 1원 미만의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며 불과 5개월 사이 50조원 넘게 사라졌다. 이후 투자자들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특가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해외로 도주한 상황. 스탠퍼드 대학 컴퓨터 공학도 출신의 촉망받던 젊은 억만장자 창업가에서 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까지 자신의 트위터에 “이 문제 극복을 위해 곧 회의나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 세계 수사기관의 참석을 환영한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현재 검찰은 권 대표가 테라폼랩스 직원에게 보낸 ‘테라의 시세를 조종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확보한 상태로 그에 대한 공소시효도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31 신 예능 강자 3인
나영석 PD의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아이브 안유진이 떠오르는 MZ 예능돌로 등극했다. 인형 같은 외모와 달리 ‘맑은 눈의 광인’으로 불리며 예측불허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더니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유재석 사단인 러블리즈 이미주는 <놀면 뭐하니?> <배틀트립2> 등에서 넘치는 에너지와 털털함, 입만 열면 깨는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힙합 작곡가 코드쿤스트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바나나와 고구마마저 맛없게 먹는 ‘소식좌’로 큰 사랑을 받으며 예능인으로 거듭났다. 솔직한 매력으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예능 강자들의 등장으로 프로그램의 재미가 한층 더해지고 있다.
32 이태원 대참사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3번지 일대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다수의 인파가 몰리면서 300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사망 158명, 부상 196명이라는 인명 피해로 큰 충격을 줬는데 사망자 대부분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심정지’. 보행로 폭이 4m 안팎의 좁은 구역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음에도 안전사고에 대비한 현장 관리 및 통제가 전혀 진행되지 않아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를 통해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의 공감 능력과 감수성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33 ‘계곡살인’ 이은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평계곡 살인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내연남 조현수에게는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이은해는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남편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봤다. 이은해와 조현수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2021년 12월 14일 잠적했으나, 4개월 만에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검찰과 범죄심리 전문가는 이 사건을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 살인’으로 봤지만, 법원은 간접 살인으로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다. ‘가평계곡 살인사건’으로 인해 가스라이팅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가스라이팅이란 가해자가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조작해 피해자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외부로부터 고립되고 오히려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된다. 신체적 폭력, 사기,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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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성발라에서 성식영으로
대표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 유튜버로 변신해 100만 구독자를 돌파했다. 미식가로도 유명한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맛집을 찾아가는 ‘먹을텐데’ 시리즈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좋아하는 식당을 찾아가 좋아하는 음식을 술과 함께 먹으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는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 뷰를 기록했다. ‘국밥부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 먹는 것뿐 아니라 만드는 데도 일가견이 있어 제과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 예능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데, JTBC <인생 리셋 재데뷔쇼-스타탄생>에서는 스타 가능성을 평가하는 스타메이커로, <결혼에 진심> <배틀트립2>에서는 노련한 진행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발라드 가수들이 실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점잖은 이미지를 고수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예능이나 유튜브를 통해 친밀한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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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유튜브 가짜 뉴스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에 스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은 내용도 매우 그럴듯하게 포장돼 빠르게 확산된다. 파리 패션쇼에서 착용했던 의상 스타일이 비슷했다는 이유로 나온 지드래곤과 장원영의 열애설, 코요태 신지와 김종민의 임신·결혼설, 유방암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서정희의 사망설 등이 대표적. 당사자와 소속사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예능인 박수홍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가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도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모욕 등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순 가십을 넘어 인권까지 침해하며 확장되는 가짜 뉴스에 대한 강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