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사업 통계를 보면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위암, 대장암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나타낸다. 여성암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갑상선암은 매우 느리게 진행하며,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인체에 발생하는 암 중에서 가장 예후가 양호한 암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르며 그냥 두고 보기도 한다는 언론 보도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세포의 변이로 탄생하는 갑상선암
갑상선암은 갑상선에 악성종양, 즉 암이 생긴 것을 말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 정상 세포의 변이로 시작된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해 갑상선 내에서 증식해 크기가 커지면 겉에서 만져지는 결절을 형성하고 기도나 식도, 신경들로 파고들어 자라나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폐나 간, 뇌로 전이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암에 비해 드물다.
방치했다간 사망할 수도
갑상선암은 조직학적 모양, 암의 기원 세포, 분화 정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갑상선 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이 90~95%를 차지한다. 암세포의 조직 모양이 유두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두암으로 불리며 매우 천천히 자라고 가장 예후가 좋다. 반대로 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역형성암은 발생 빈도가 1~2%로 매우 드물지만 가장 위험한 암이다. 여러 유전자의 변이가 생겨 발생하고, 악성도가 매우 높아 이미 갑상선 주위의 기관이나 식도 등에 침투됐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호흡곤란, 음성 변화, 삼킴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데 진단 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또 림프절 전이가 발견된 경우에는 이미 꽤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방사선 노출을 조심하라
갑상선암에 걸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방사선 노출, 성호르몬, 요오드 섭취량, 음식, 가족력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은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갑상선암 발생이 다른 지역 사람보다 많았다. 방사선 노출 당시의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도가 높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갑상선암 발생 비율이 3~4배 정도 높은데,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경구피임약이나 여성호르몬제 복용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으므로 갑상선암 예방을 위해 약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