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2살 연상 미스코리아 출신
1989년생으로 올해 33살인 김동선 상무가 결혼한 상대는 다름 아닌 종합편성채널 앵커 출신인 A양이다. A양은 고려대 재학 시절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입상한 바 있다. 2012년 방송사에 입사한 뒤 꾸준히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인물이다.
A양은 1987년생으로, 김동선 상무보다 2년 연상이다. 이들은 올해 초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이들이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배경은 김 상무의 어머니 서영민 여사가 암으로 투병 중이었기 때문. 그동안 쉬지 않고 앵커로 방송 프로그램을 누비던 A양은 결혼을 이유로 퇴사했다고 한다(서영민 여사는 올해 8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A양과 같은 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 모 기자는 “성격이 쾌활한 A양은 누구와도 비교적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었다”며 “기자로 채용됐지만 주로 앵커 역할을 했고, 이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았는데 회사를 떠난 것은 남편을 내조하기 위함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으로 태어난 김동선 상무. 승마 명문으로 알려진 미국 태프트 스쿨과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이 승마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2006년 한화갤러리아승마단을 창단해 김 상무를 소속 선수로서 체계적으로 지원했다.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 승마에 입문해 중학교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 상무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17살의 나이로 출전해 아시안게임 승마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경신했다. 어린 나이에 처음 금메달을 딴 이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마장마술 단체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3관왕 자리에 오른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 마장마술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인 김 상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내기도 했다.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최준상에 이어 두 번째일 정도로 드문 케이스다. 그만큼 애정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최종 목표는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다. 승마 선수는 전성기가 40대인 만큼 건강을 잘 유지해 그때쯤에는 올림픽 메달권에 드는 게 꿈”이라고 얘기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위해 낮에는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일산에서 승마 훈련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승마 덕분에 ‘깔끔하게’ 군 문제도 해결했다. 200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았다. 재벌 총수 일가로선 보기 드문 사례다. 하지만 승마 실력만큼 잡음도 적지 않았던 게 김동선 상무다. 2010년 김 상무가 21살이던 시절,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주점에서 만취해 여종업원 성추행 및 보안직원 2명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당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적지 않은 논란이 됐다.
2017년 1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술집에서 남자 종업원들의 뺨 등을 폭행했다가 언론에 보도되며 비판을 받았다. 당시 김 상무는 술에 취해 경찰차를 파손하기도 했는데, 한화그룹 측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보석을 포기해 결국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3달 동안 구치소 신세를 지기도 했다. 당시 논란 과정에서 김 상무에게 음주 운전 전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14년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 경영 수업을 시작했던 그는 폭행 혐의로 구속된 후 퇴사해야만 했다.
하지만 구치소에서 나온 직후에도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9월 말,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술집에서 대형 로펌 김앤장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 명과 가진 술자리가 논란이 됐다. 김 상무가 소속이 명백하게 다른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에게 “지금부터 허리 세우고 앉아”, “(나를) 주주님이라고 불러”라고 발언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 특히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추태를 보이자 일부 변호사들이 김 상무를 부축했는데 이 과정에서 남성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다른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폭행을 저질렀다. 이후 한화그룹이 해당 변호사들을 찾아가 사과했는데, 일부 변호사들은 “술자리에서 김동선 상무가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무시와 비슷한 대우를 받자 본인을 존중해달라며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린 것 같다”며 용서했다고 한다. 물론 한화그룹 측의 사과를 거부한 변호사도 있었다(이후 김 상무는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으로 입사하며 슬그머니 복귀했다).
이런 김 상무가 방송계 출신 재원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와 언론계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한 결과다. A양을 잘 아는 기자는 “김동선 상무의 어머니 투병 때문에 결혼을 급히 앞당기게 됐고, 코로나19도 있었기에 비공개로 조용히 했다고 들었다”며, “A양의 회사에서도 이를 다 알았지만 A양을 위해 쉬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20대 시절, 끊임없는 사고의 중심에 서 있던 김 상무가 결혼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동선 상무는 주요 재벌 그룹의 자제 가운데 언론에 가장 안 좋은 이슈로 기사화가 많이 된 인물 중 한 명”이라며 “결혼하면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되는 게 일반적이지 않냐. 한화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맡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취, 폭행… 논란 잦았던 이슈메이커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동선 상무. 최근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유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한화그룹 측에 따르면 김 상무는 한국 진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파이브가이즈 측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여러 차례 오갔고, 직접 한국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해가며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내년 1호 매장을 시작으로 15곳 정도에 지점을 낼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의 수익성 다양화를 위한 좋은 시도인 셈. 아버지 김승연 회장도 이를 높게 평가했다. 최근 이뤄진 정기 인사에서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스피탈리티 부문 미래전략실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한화그룹 측은 인사에 대해 “김동선 상무는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 등의 자산 유동화에도 관여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최근 치솟는 고금리 상황에서 차입금 규모는 크게 축소되는 등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동선 상무가 승진한 것은 성과도 있겠지만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점을 고려해 김승연 회장 차원의 회사 승계 작업을 시작한 것 아니겠냐”며 “김승연 회장은 1981년 29살의 나이로 회장 자리에 올라 41년째 한화그룹을 이끌고 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 김동선 상무에게 더한 중책을 맡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그룹 3형제 승계 분위기는?
한화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회사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던 국내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더니 보험사 피플라이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유력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물론 KAI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과 KAI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섰지만, 한화그룹이 KAI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런 공격적인 M&A를 놓고 재계는 김승연 회장이 3명의 아들에게 한화그룹을 부문별로 승계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하고 있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겐 에너지와 방산·화학이란 한화그룹 핵심 사업군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는 한화생명 등 금융 부문을, 삼남 김동선 상무에겐 호텔·리조트·유통 부문을 넘겨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3세들의 경영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정리하는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 방산 부문 인수와 동시에 100%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그룹 내 분산된 방산 계열사의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힘을 모아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건이 성공하면 대우조선해양 내 특수선(잠수함 등)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사업도 장남 사업군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화 하면 떠오르는 전통적인 산업 영역인 방산과 에너지, 화학을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게 주는 동시에 신사업 가능성이 높은 금융과 유통을 각각 둘째와 셋째에게 주는 구조의 승계”라며 “부문별 큰 틀의 정리가 끝났으니 각 영역 소속의 임직원들도 더 편하게 미래의 오너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짤 수 있지 않겠냐. 최근 김동선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킨 것도 장남(부회장), 차남(부사장)과 직급을 비슷하게 맞추기 위한 줄 맞추기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