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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능 캐릭터, 김호영이 사는 법

보고 있으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남자,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 김호영이 사는 법.

On October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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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터틀넥 스웨터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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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키 그레이 니트 톱 자라, 와이드 팬츠·언밸런스 디테일 롱 코트 모두 갸즈드랑, 화이트 앵클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에너제틱한 모습으로 대중을 만난 김호영은 자타 공인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가을볕이 스튜디오를 감싸던 오후 김호영을 만났다. 카메라 앞에 선 그의 얼굴에 눈이 부시도록 강한 볕이 내려앉았다.

텐션, 끌어~올려!

김호영이 출연하지 않는 예능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대세라는 의미죠.(웃음)
인스타그램에 한 어린아이가 제 유행어를 따라 하는 영상이 올라왔더라고요. 그 영상에 아이가 따라 할 정도면 정말 인기가 많은 거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어요. 댓글을 읽는 순간 마음이 울리더라고요. 배우라는 꿈을 가졌던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저 자신이 브랜드가 되길 바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감사해요.

MBTI(성격유형 검사)가 EEEE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어머니의 영향이 커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우리 아들은 슈퍼스타가 될 거야”라며 힘을 북돋워주셨어요. 지금도 어머니는 제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슈퍼스타 호영’이라는 명칭을 꼭 붙여요. 그래서인지 어릴 때부터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주문처럼 외웠던 어머니의 말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됐죠.

자존감이 높은 거 같아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수시로 자기 객관화를 해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선 스스로를 제대로 알아야 해요. 내가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과 잘하지 못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강점과 약점을 골고루 알아야 나의 강점을 드러내고 약점을 보여주지 않을 수 있죠. 저는 사람들이 저의 어떤 모습을 사랑해주는지 연구하고, 더 좋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내기 위해 고민해왔어요. 지금도 고민은 진행형이에요.

바쁜 스케줄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주변에서 저더러 부지런하다고 말하는데, 저는 부지런한 게 아니라 분주해요.(웃음) 세상만사에 관심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서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워낙 바쁘게 사는 걸 좋아하기도 해요. 저로 인해 생산적인 일이 생기길 바라거든요. 늘 스스로를 상품이라고 여겨왔어요. 관객이 저를 선택하게 만들기 위해선 상품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소속사가 없던 시절엔 누군가가 강요하거나 시키지 않았는데 제가 출연하는 뮤지컬 작품의 홍보 방안을 고민했어요. 티켓이 잘 팔리게 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죠.

번아웃에 대비하는 방법이 있나요?
늘 높은 텐션을 유지하다 보면 방전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그래, 피곤하지. 그런데 슈퍼스타의 삶은 원래 그런 거야”라고 말씀하세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무명시절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꿈꿨어요. 피곤해도 제가 바라던 삶이란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김호영표 시원한 조언이 화제입니다. 요즘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데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우울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나아질 수 있어요. 그리고 사고를 전환해 안 좋은 기운을 환기하는 게 좋아요. 처음엔 힘들 수 있지만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어렵지 않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작은 행복도 크게 기뻐해요. 반대로 작은 슬픔에도 크게 아파하죠. 그럴 땐 “내가 마음의 용량이 어마어마하게 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요. 힘든 상황에서 저를 추켜세움으로써 마음을 달래요.

연예계에 소문난 ‘인맥왕’입니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요.
매 순간 진심으로 대해요. 상대방과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이 들면 계산하지 않고 제 마음을 전하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거리가 좁혀져요.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땐 더 가까워지려고 애쓰지 않아요. 복잡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선을 명확하게 긋죠.

2002년 뮤지컬 <렌트>로 시작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어요. 지난 시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외줄에 서 있는 심정이었어요. 데뷔 초에는 가는 실 위에 걸터앉은 듯 아슬아슬했어요.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현재에 집중하고 제 앞에 놓인 일들을 차근차근 해냈어요. 그랬더니 점점 외줄의 폭이 넓어지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위기를 기회로 여겼던 거 같아요.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가 오면, 앞으로 더 잘되려고 지금 마음이 흔들리는 거구나 싶었어요. 항상 좋기만 할 수 없듯이 항상 나쁜 일만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데뷔 20주년을 맞아 첫 에세이집을 출간합니다.
보통 뮤지컬 배우들은 단독 콘서트로 자축하는데 저는 제 이야기를 정리함으로써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싶었어요. 호불호가 명확하고 대중적인 요소가 부족한 제가 뮤지컬, 드라마 카메오, 예능, 홈쇼핑, 트로트 가수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수 있었던 과정을 전하면 누군가에겐 힘이 되지 않을까요?

에세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꿈을 가져라! 사인할 때 문구 요청을 받으면 “Drawing your dream”(꿈을 그려라)이라고 적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해요. 꿈은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어요.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니까요. 노력 끝에 꿈을 이뤘을 때의 성취감 또한 대단하고요. 저는 항상 꿈을 갖고 살았어요. 10대 때는 배우라는 꿈을 꿨고, 데뷔하면서 꿈을 이룬 뒤에는 하고 싶은 것을 끊임없이 만들면서 나아갔어요. 설령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제가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경험은 인생에서 소중한 자양분이 되더라고요.

끝으로 언제 행복을 느끼나요?
저로 인해 행복한 사람들을 볼 때요. 요즘 SNS로 메시지를 많이 받는데, 병마와 싸우고 있는 분들의 감사 인사가 눈에 띄게 늘었어요. 심신이 지치는 일상에서 제가 나오는 콘텐츠를 보면서 잠시나마 웃는다고 해요. 이보다 더 감사한 일이 있을까 싶어요. 데뷔 초기에 다짐한 게 있어요. 당시 막내로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스킬이 필요했는데, 그 의무감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해피 바이러스 역할을 하면서 살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어요.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대기실에 들어가면서 “나 왔~어~”라고 높은 톤으로 밝게 인사해요.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웃거든요. 그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워요.


데뷔 초기에 다짐한 게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해피 바이러스 역할을 하면서 살겠다고요.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번이라도 더 웃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대기실에 들어가면서 “나 왔~어~”라고 밝게 인사해요.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웃거든요. 그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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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셔츠 트립스센스, 블랙 와이드 팬츠 에드.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민기원
스타일링
최영주
헤어&메이크업
현주
2022년 11월호
2022년 11월호
에디터
김연주
사진
민기원
스타일링
최영주
헤어&메이크업
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