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티아고로 불리는 강원도 영월 ‘운탄고도 1330’. 해발고도 1,330m, 폐광지 산등성이와 고원을 잇는 약 173km 트레일의 하늘길이다. 사시사철 각기 다른 아름다운 풍경으로 백패커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명소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만 알고 싶은 트레킹 코스인 운탄고도에 호텔이 들어섰다. 그곳엔 산악계 대장 엄홍길, 정겨운 배우 정보석, 그리고 막내 이장우가 있다. 신박한 조합을 자랑하는 세 사람이 호텔의 주인으로 활약하며 운탄고도를 찾은 등산객들의 잠자리와 식사를 책임지기로 했다. 오는 8월 1일 오후 8시 20분 첫 방송되는 tvN STORY 새 예능 <운탄고도 마을호텔>은 세대 불문, 조합 불문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여행객들의 ‘사람 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담은 힐링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앞두고 ‘만능 막내’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이장우를 만났다. 필요한 순간마다 나타나는 일 천재, 이장우의 자연 사랑을 엿봤다.
운탄고도는 어땠나요?
촬영을 진행했던 일주일이 금세 지나갔어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선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움이 많았죠. 막내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아 시간이 금방 흐른 거 같아요. 엉덩이 붙일 틈 없이 손님을 맞이했어요. 제 직함이 실장이었는데 객실, 화장실, 세탁실까지 모든 ‘실’을 관리하라는 의미에서 실장을 시킨 거 같아요.(웃음)
여름에 하는 야외 촬영이라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였어요. 그런 날씨에 활동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체력이 금방 소진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워낙 자연을 좋아해서 일을 한다기보다 심신을 치유한다고 느낀 순간이 많았어요. 요리가 취미여서 마을호텔에 머무는 손님들에게 내줄 음식을 만드는 시간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죠. 요리를 즐기는 이유는 많지만,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먹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흐뭇해요.
‘가루 셰프’ 이장우의 요리 실력이 공개될 예정인데, 어떤 요리를 선보일지 궁금해요(이장우는 앞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온갖 종류의 식용 가루를 다뤄 ‘가루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운탄고도에도 가루를 챙겨 가긴 했어요.(웃음) 그런데 주로 현지 시장인 영월 5일장에서 사 온 재료로 요리를 했어요. 손님들의 나이대가 다양해 여러 가지 요리를 시도했죠. 어른부터 어린아이, 외국인까지 개개인의 입맛에 맞춰야 했어요. 그래서 바비큐부터 구운 마시멜로, 라면 등을 만들었죠. 제가 요리 담당이었지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기대하셔도 좋을 거예요.
엄홍길 대장과 배우 정보석과의 케미는 어땠나요?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허전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어요. 정보석 선배님은 작품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을 맞춰서 관계가 남달라요. 이번 촬영 때도 제 정신적 지주로 활약해주셨어요. 힘들 때마다 자연스럽게 선배님을 찾게 되더라고요. 엄홍길 대장님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됐어요. 촬영 기간 내내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근해졌죠. 엄홍길 대장님과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촬영은 끝났지만 살면서 어른의 조언이 필요한 순간에 대장님을 떠올릴 거 같아요. 사실 프로그램 출연 섭외를 받았을 때, 두 분이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어요. 인생에서 두 번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하면서요.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면요?
손님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좋았어요. 저마다 살아온 삶이 다르지만 사람이 느끼는 희로애락은 비슷해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했죠. 그리고 계곡에서 물놀이와 농구를 했던 시간도 생각나요.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운탄고도 마을호텔>만의 매력은 뭔가요?
풍경이나 절경으로는 <운탄고도 마을호텔>이 최고일 거라고 자부해요. 또 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촬영했다는 점도 우리 프로그램만이 가진 특별함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함께했던 숙박 손님들이 모두 개성이 뛰어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흥미로울 거예요. 더불어 엄홍길 대장님의 예능감을 발견할 거란 기대감이 있죠.
시청자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다가가길 바라나요?
바쁜 일상 속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요. 촬영하면서 위로받았던 순간이 많아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뭉클해지는 순간이나 고개를 절로 끄덕일 때가 있잖아요. 살아가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시청자들도 제가 받았던 감동과 위로를 느끼길 바라요.
제게 캠핑은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에요. 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가다듬죠.
자연의 소리를 듣다 보면 심신이 평온해져서 내면에 집중할 수 있어요.
“휴식기에는 홀로 훌쩍 떠나요”
이장우는 연예계 소문난 캠핑 마니아다. 침대, 온수 매트가 장착된 고가의 개인 캠핑카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캠핑을 사랑한다. 캠핑카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는 것이 그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흡사 자연인의 비주얼로 ‘혼캠(혼자서 하는 캠핑)’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계곡이나 바다에 빠지고 싶을 땐 주저 없이 몸을 던지고, 자연이 만든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한적한 곳에 캠핑카를 세워두고 사색의 시간에 젖어드는 게 이장우가 선호하는 캠핑 스타일. 과연, 건강한 청년이다. 이장우가 캠핑을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소진된 에너지를 채우는 데 캠핑만 한 게 없단다. 아무도 없는 자연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이장우. 그에게 캠핑의 매력을 물었다.
요즘도 캠핑을 즐기나요?
휴식기가 되면 혼자서 한적한 곳으로 떠나요. 제게 캠핑은 재충전의 의미가 커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지친 마음을 가다듬죠. 자연의 소리를 가만히 듣다 보면 평온해져요. 제 마음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죠. 물론 캠핑장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어요.(웃음)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라….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요?
오히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마음을 비워낸다고 해야 할까요? 일상에선 끊임없이 뭔가를 해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캠핑을 떠났을 땐 휴식에 집중해요.
이장우가 꼽는 여름 캠핑만의 즐거움이 궁금해요. 여름 캠핑은 다른 계절에 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요. 뜨거운 햇볕과 벌레,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비를 챙겨야 하죠. 그럼에도 여름 캠핑은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어요. 잎이 울창하고 푸르른 숲,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나무 그늘,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광활한 바다까지. 어디든 텐트를 쳐놓고 가만히 앉아 멍하니 자연을 바라볼 때 행복감은 말로 다할 수 없어요.
일상에선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나요?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안 좋은 일보다는 제게 찾아온 좋은 기회, 좋은 인연에 집중해요. 매사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살기 위해 노력하죠.
이장우는 지난 2006년 MBC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으로 데뷔해 올해 17년 차 배우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단연 KBS2 <수상한 삼형제>, KBS1 <웃어라 동해야>다. 두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 밖에도 MBC <오자룡이 간다>, KBS 2<하나뿐인 내편>, KBS2 <오! 삼광빌라!> 등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력을 입증했다. 매체 연기뿐 아니라 각종 예능과 뮤지컬을 통해 또 다른 매력도 선보였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선 인간적인 면모를, 뮤지컬 <햄릿> <영웅본색> <레베카>에서는 남다른 발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오는 9월에는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주연 ‘리정혁’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드라마와 영화뿐 아니라 뮤지컬을 통해 대중을 만나고 있어요.
<레베카>에 출연할 때 많은 생각을 했어요. 관객들이 보내준 뜨거운 박수에 새삼 마음이 울컥했어요. 실시간으로 무대에 대한 반응을 느끼고 관객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극을 만들어갔어요. <레베카>를 통해 공연의 묘미를 알게 됐고 매 무대에서 심장이 뛰고 있음을 느꼈어요.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관객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력에 푹 빠졌죠. 사실 당시 매일 아침 도망가고 싶단 생각을 할 만큼 힘들었는데, 만일 그때 도망쳤다면 루저가 됐을 거예요. 배우 이장우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한편으로는 유연한 사고를 갖게 한 시간이에요.
카메라 앞에서 펼치는 연기와는 다른 매력이 있군요.
드라마나 영화는 카메라에 담기는 곳에서만 연기하면 돼요. 그래서 처음에 뮤지컬을 연습할 때 많이 헤맸어요. 무대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익숙하지 않았죠.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연기를 했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배우인 저부터 극의 상황에 몰입해야 관객에게 감정이 전달되는데 저조차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몸을 써서 연기를 해보려고 했더니 몸이 따라주지 않아 많이 답답했어요. 어떻게 해야 더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지 고민했고, 앞으로도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오는 9월 개막하는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의 주연을 맡았는데, 소감이 어때요?
제가 연기하는 리정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출연을 결심했죠. 약 2년 동안 코로나19로 뮤지컬계가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다를 거 같단 생각에 설레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신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tvN STORY <운탄고도 마을호텔> 시청 가이드
자연 속 힐링 예능
173km 트레일에 달하는 강원도 영월 운탄고도 길 위에 들어선 마을호텔. 백패커들과 등산객들의 성지로 꼽히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녹인 100%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엄홍길 대장을 비롯해 배우 정보석과 이장우가 호텔 주인으로 나섰다. 마을호텔에는 기존 호텔과는 다른 매력이 숨어 있다. 마을회관이 객실로, 마을 앞마당이 테라스로, 마을 골목길이 호텔 로비로 변신했기 때문. 길을 나선 여행자들이 머물고 떠나는 그곳에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운탄고도 마을호텔로 체크인하라!
운탄고도 삼인방 캐릭터 분석
‘엄근진’ 엄홍길 대장
직함 대장 역할 마을호텔의 정신적 지주 부캐 트레킹 가이드, 산신령, 자칭 날씨 요정, 아침을 여는 DJ
‘마을호텔 엄마’ 정보석 촌장
직함 촌장 역할 마을호텔의 총관리 부캐 ‘보석바’ 바텐더 손님들과 토크 진행자
‘든든한 막내’ 이장우 실장
직함 실장 역할 마을호텔의 만능 막내 부캐 ‘장우네 식당’ 총주방장, 일꾼, 조련사, 필요하면 나타나는 일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