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부동의 1위는 단연 홍삼이다. 시중에 차고 넘치는 제품과 여전히 새로운 효능이 밝혀지는 중인 홍삼, 제대로 알고 먹고 있을까? 인삼밭에서 수확한 가공하지 않은 인삼을 수삼이라 하고, 이를 증기에 쪄 익혀 건조한 것이 홍삼이다. 수삼에 비해 보관이 용이한데, 20년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홍삼이 문헌에 최초로 기록된 시기는 고려 때다. 고려에 방문했던 송나라 사람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서 산삼을 백삼(인삼)과 숙삼(홍삼)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삼이라는 단어는 조선시대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정조실록>에 ‘생인삼은 쉽게 썩어버리기 때문에 보관과 유통을 위해 홍삼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홍삼의 기능 및 효능은 기본적으로 인삼과 비슷하다. ‘면역력 증진, 피로 개선, 기억력 개선, 혈액 흐름 개선, 항산화 기능, 갱년기 여성의 건강 증진에 도움’ 이렇게 6개 항목이 홍삼의 기능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명시돼 있다. 인삼의 효능은 피로 해소, 식욕부진 개선, 면역 항체 형성 촉진, 강심 작용, 항이뇨 작용, 성기능 증강, 신진대사 활성화 등으로 다양하다.
홍삼을 제조하는 과정(찌고 말리는)에서 인삼의 주요 효능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종류와 함량이 달라져 암 예방, 암세포 성장 억제 등 효능이 더 강해진다. ‘사포닌’의 함량도 인삼보다 높아진다.
한의학에서는 찐 홍삼이 생것에 비해 성질이 더 따뜻한 것으로 본다. 비(脾)와 폐(肺)의 기운을 더해주는 약재로 전신의 기운을 왕성하게 하며 원기를 크게 보해 큰 병을 앓은 후의 기력 회복에 좋다.
홍삼도 과유불급
홍삼은 ‘약’이다. 대추나 생강, 계피처럼 식재료로도, 약재로도 응용할 수 있는 약성이 부드러운 것들과는 좀 다르다. 효능이 많고 효과가 뛰어나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약성이 강한 편으로 먹었을 때 증상이 더 나빠지고 컨디션이 되레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원재료 그대로의 홍삼을 오래도록, 많이 섭취하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음을 주의하자.
기력이 너무 소진돼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곤하고 낮에도 잠이 쏟아질 경우, 또는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하거나 몸이 너무 차갑고 시려 힘들다면 홍삼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상체질 중 소음인에게 홍삼이 잘 맞는다. 다만 빈혈이나 손발 저림이 심한 경우, 당뇨약·항응고제를 복용 중이거나 고혈압, 동맥경화, 혈전증 등 혈관 관련 문제가 있다면 꼭 한의사 같은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홍삼이 잘 맞는 사람도 너무 오래 복용하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홍삼 복용 후 두통이 생기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는 물론 몸이 떨리거나 열감이 느껴지고 땀이 너무 많이 나는 경우, 짜증이 늘고 불안·초조해지는 경우, 피부가 붉어지거나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바로 중지해야 한다.
모든 약과 건강기능식품이 그러하듯 모두에게 무조건 좋은 약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홍삼 속 기능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하루 섭취량은 면역력 증진과 피로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3~80mg, 혈액 흐름 및 기억력 개선과 항산화 효과를 위해선 2.4~80mg, 갱년기 여성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25~80mg이 적절하다.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홍삼 제품은 홍삼의 기능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총량이 1g당 2.5mg 이상 포함돼야 하니 꼼꼼히 살피자. 건강식품이 아닌 식재료로 쓸 홍삼은 4년근 이상의 인삼을 사용해 만든 제품을 구입할 것.
4년근 이상의 인삼을 구입해 직접 찌고 건조기로 말려 홍삼을 만들어도 된다. 또 엷게 홍삼차를 우려 먹거나 절편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스무디나 따뜻한 차에 살짝 씁쓸한 맛을 더하고 싶을 때 홍삼 분말을 넣어도 좋다. 성인용은 물론 어린이 건강기능식품도 홍삼 제품이 늘어나고 있고 반려동물 사료를 비롯해 다양한 식품 분야에 활용되는 홍삼. 익숙할수록 더욱 잘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