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유쾌한 언변과 기분 좋은 웃음, 날씬하면서도 건강한 몸매가 돋보이는 20년 차 방송인 겸 배우 안선영. 5년여 전, 아이를 출산한 후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 관리를 시작하며 접한 제품들에 실망해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R&D와 유통 판매를 하는 바로스 코퍼레이션을 창업했다. 여기에 18년 이상의 홈쇼핑 방송 경력에 추산 가능한 실시간 매출만 해도 8천억 이상인 라이브업계의 유일무이한 존재로 자리매김한 그녀의 실력이 더해져 회사는 쑥쑥 성장했다. 지난 2021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국제 컨퍼런스에서 방송인이 아닌 한 회사의 대표 자격으로 특별 연사로 참여하며 성공한 사업가로도 이름을 알린 그녀의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패션&라이프스타일 스토리.
자신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는 셔츠나 블라우스에 맥시 스커트를 믹스매치하는 걸 좋아해요. 가을·겨울에는 그 위에 울 재킷이나 코트를 걸쳐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어요. 평상시에는 데님 팬츠를 즐겨 입고요. 미팅 때문에 이동도 잦고, 사무실에서 앉아서 업무 볼 일이 많아 몸에 피트되는 스키니 진보다는 맘 핏이나 보이프렌드 진 같은 배기 스타일을 선호해요. 대신 상의로는 여성스러운 터치가 더해진 크롭트 카디건이나 디테일로 포인트를 살린 스웨트셔츠를 매치해 재미를 더하고 있어요.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나 쇼핑 플레이스가 있나요? 유럽 패션 브랜드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섞어 입곤 해요. 니나리찌나 N°21을 즐겨 입고, 캐주얼 룩은 MSGM을 좋아하고요. 국내 브랜드는 폴앤앨리스, 갈롱드블랑을 자주 입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이어서 온라인 쇼핑을 주로 하는데, 한스타일이나 매치스닷컴 등의 해외 직구 사이트를 주로 이용해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다보니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는 분더샵, 10 꼬르소 꼬모 같은 멀티숍에서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기도 해요.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영원한 클래식의 아이콘인 다이애나 왕세자비, ‘재키 스타일’의 재클린 케네디 여사의 스타일을 늘 참고하고 있어요. 또 한때 우리의 워너비 언니들이었던 리즈 위더스푼이나 제니퍼 애니스톤, 미셸 오바마 등의 인스타그램을 팔로하면서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나이 드는 모습을 눈여겨보곤 해요. 국내에서는 노희영 대표님의 트렌드를 읽는 능력과 김미경 원장님의 60대가 돼도 식지 않는 열정, 그리고 최화정 언니의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여성스러움과 소녀스러움, 그리고 순수함을 간직한 면모를 본받고 싶어요.
최근 쇼핑한 아이템이나 위시 리스트를 공개해주세요. 한동안 록 시크 무드에 꽂혀 까르띠에의 저스트앵끌루 라인의 주얼리와 키치한 액세서리를 레이어드하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요즘엔 페미닌한 무드에 마음을 뺏겼어요. 예전엔 눈길조차 주지 않던 반클리프 아펠의 알함브라 컬렉션이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고요. 마침 저희 회사의 메인 컬러인 핑크 컬러가 한정판으로 출시돼 꼭 구매하고 싶었는데, 솔드 아웃이래요. 그래서 위시 리스트에 올려두었죠.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최고의 스킨케어 비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매일 조금이라도 땀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잠을 잘 자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정말 별거 아니지만 커피만 하루 한 잔 줄여도 똑 같은 시간을 잤는데도 수면의 질이 확 올라가면서 어느 순간 피부가 맑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또 저자극의 수분 타입 클렌징 오일을 사용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비누 대신 워터 클렌징 오일을 물과 함께 마사지해 자연스럽게 각질을 제거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실천 중이에요.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어 함께 해보길 추천합니다.
몸매 관리 노하우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이어트를 끝내고 지금은 유지어터의 삶을 살고 있어요. 가급적이면 밀가루나 흰쌀밥 등의 탄수화물, 소금이나 정제당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을 자제하고, 올리브유 같은 몸에 좋은 오일을 많이 먹는 등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하려고 애를 쓰는 편이에요. 이제는 갑자기 굶거나 영양이 빠지면 노화가 빨리 일어날 수 있는 나이여서 질 좋은 해산물, 양질의 고기와 식물성 오일, 견과류를 잘 챙겨 먹고 있어요.
일할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요? 얼핏 보면 사업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방면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에요. 영화나 전시를 보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힙한 장소에 방문해 왜 이곳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생각해보기도 하는 등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요.
최근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뭐예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집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집을 더 안락하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요. 그래서 올해 초 부산 해운대에 바로스데말(BAROS de MAR)이라는 공간을 오픈했어요. 언젠가는 바로스데말의 제품이 많은 가정에서 태양처럼 빛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면서 가구나 리빙 브랜드, 인테리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일과 가정의 밸런스는 어떻게 조절하는지 궁금해요. 일주일에 하루만큼은 오롯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걸 철칙으로 삼고 있어요.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가족이어서 캠핑을 가거나 여름에는 서핑을, 겨울에는 스키를 타는 등 집 밖으로 나가서 하루 종일 함께해요. 그러고 나면 몸은 힘들어도, 머릿속이 비워지고 다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가족을 어떻게 정의하고 싶은가요? 전장의 갑옷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어요. 갑옷 없이 맨몸일 땐 답답하지도 않고 움직이기도 편하잖아요. 그런데 갑옷을 입으면 무겁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하고, 때론 갑옷에 쓸려서 상처가 나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전쟁이 났을 땐 갑옷이 있어야만 살 수 있어요. 제가 밖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편안하게 마주 앉아 마음을 나누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때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해도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개인적으로는 제 아이나 아이의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너그러운 어른이 되고 싶어요. 늘 유쾌하고 만나면 즐거운 사람으로 주변에 남고 싶습니다. 웃음은 최고의 보약이니까요. 또 사업적으로는 가정의 경제를 꾸리는 주체인 여자이자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 그리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만들고 싶어요. 온라인 러브 바자에서 판매되는 수익금의 10%는 한국장애인재단을 통해 기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이 쇼핑하면서 기부도 하는 현명한 소비를 통해 가정경제에 도움을 줬다는 기쁨을 맛볼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게 저의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