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대세 배우 K의 실체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A씨는 "K씨와 2020년 초에 만나 헤어지고 4개월이 흘렀다. 지난해 7월 K씨의 아이를 가졌지만 K씨의 낙태 회유와 혼인 빙자로 인해 임신중절을 하고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제 중 임신을 한 A씨에게 K씨가 배우 생활과 광고 계약 위약금을 걱정하며 몇 년 후 결혼을 담보로 임신중절을 권유했다는 것. 어려서부터 자궁이 약했던 A씨는 산부인과 의사에게 임신중절을 하면 다시 임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됐지만, K씨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그 이후 K씨의 본색이 드러났다. 바쁜 스케줄과 스트레스를 이유로 예민하게 굴던 K씨는 A씨에게 "임신중절을 했다고 유세를 떠느냐"는 식의 말을 하기도 하며, 얼마 후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A씨는 TV 속에서 실제와 다른 이미지로 비치는 K씨를 보는 게 힘들어 그의 실체를 폭로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 K씨에 대해 "보이는 이미지와 다르게 냉혹하고 정이 없다. 타인의 칭찬보다 험담을 즐겨 하고 철저하게 자기가 중심인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선호'에서 '불호'가 되다
네티즌들은 배우 K씨가 누구인지 추측하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거론된 인물은 배우 김선호. 지난 10월 17일 12.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고, 선한 이미지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은 대세 중의 대세였기 때문이다.
또 해당 글에서 작품 제목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랑 바뀌었다. "본인이 맡은 캐릭터 이름이 들어간 제목이었다", "모 프로그램에서 소리를 질러 문제가 됐다" 등의 내용이 김선호를 연상하게 했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이었고, 김선호가 KBS2 예능 <1박 2일 시즌 4>에서 자력으로 섬에서 벗어나라는 방글이 PD의 말에 "야", "뭐 하는 거야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아침부터" 등 반말을 하며 큰소리를 내 논란이 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이튿날인 10월 18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이진호>에서 "대세 배우 K는 김선호"라고 주장했다. 유튜버 이진호가 "김선호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취재를 하다가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내용을 확보했다"고 주장한 것도 네티즌의 추측에 힘을 실었다.
논란의 파급력은 상당했다. 그의 인기 때문이었다.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으로 데뷔해 연극계에서 내공을 쌓은 그는 2017년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경리부 막내 사원 선상태 역으로 얼굴을 알리고, KBS2 예능 <1박 2일 시즌 4>에 고정 멤버로 합류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그 후 tvN 드라마 <스타트업>에 출연하면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올랐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스타트업> 방송 전날 62만 명이었던 김선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두달 만에 300만 명을 돌파했다고. 그뿐만 아니라 그는 tvN <유령을 잡아라> <스타트업>이 종영한 후 각각 차기작으로 연극을 택하며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도 탄탄하게 쌓았다. 한마디로 김선호는 20~30대 남자 배우 기근 속 단비 같은 존재였다.
실제로 김선호는 대세 배우의 행보를 걷고 있었다. 스타만 기용한다는 유명 브랜드들의 광고 모델로 섭외되고, 박훈정 감독의 신작 <슬픈 열대>를 비롯해 JK필름이 제작하는 옴니버스물 <도그데이즈>와 이상근 감독의 신작 <2시의 데이트>에도 출연할 예정이었다.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사생활 폭로 당일인 10월 17일과 18일 취재진과 연락이 두절됐다가, 19일 "현재 익명으로 올라온 글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사실 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는 공식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동시에 10월 20일 진행 예정이었던 김선호의 <갯마을 차차차> 종영 인터뷰를 취소했다.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신민아와 이상이 역시 내부 사정을 이유로 종영 인터뷰를 취소했다.
블루칩의 전락… 광고업계 비상
김선호의 스캔들로 주변에도 불똥이 튀었다. 역시 여파는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차기작 관련 제작진과 출연진도 곤란해졌다. 특히 영화 <엑시트>를 연출한 이상근 감독의 새 영화 <2시의 데이트>는 내년 3월 크랭크인 예정인데 캐스팅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1박 2일> 측에도 김선호의 하차를 요구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광고업계는 초비상이다. 가장 먼저 도미노피자는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SNS에서 김선호 지우기에 나섰다. 또 연말 쇼핑 대전을 준비 중인 쇼핑몰 11번가 역시 공식 홈페이지 및 SNS에서 김선호를 내세운 광고 배너와 사진을 내렸고, 뷰티 브랜드 라로슈포제도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재 김선호를 모델로 삼은 브랜드는 세 브랜드 외에도 나우, 미마마스크, 캐논코리아, 푸드버킷, 신한 마이카 등 10여 개 정도다.
관련 기업들은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하고 광고 계약을 진행한 만큼 이번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브랜드 광고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일반적으로 광고 모델료의 2~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다만 아직까지 사실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계약 해지를 하기엔 이르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절묘한 타이밍에 공개된 폭로 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기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각종 '설'들이 허위로 드러난 전례가 있고,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종영되는 날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이 게시됐다는 점 등이 악의적 의도를 가진 누군가의 소행일 수 있다는 것. 또 김선호와 솔트엔터테인트 재계약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상황에서 해당 논란이 불거진 것 또한 김선호가 '마녀사냥'을 당하는 것 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유튜버 이진호는 "A씨가 작성한 글 전부는 믿기 어렵지만 김선호 입장에서 사건 반전의 여지가 존재한다. A씨의 정체가 공개되면 상당한 파급이 있을 것이다. 다만 A씨가 어떤 인물인지 알려지면 김선호의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김선호는 "사실 관계확인 중"이라는 소속사의 형식적인 입장 발표 이후 묵묵부답인 상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김선호가 사실 관련 여부나 사과문 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네이트 판 사생활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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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귀
JTBC 드라마 <알고 있지만>을 통해 인지도를 얻은 모델 출신 배우 김민귀는 전 여자친구 B씨의 사생활 폭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문과 함께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민귀는 B씨와 6년 넘게 연애하는 동안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몰래 클럽에 가 원나잇을 했다고. B씨는 "여성 편력이 심한 김민귀가 실제와 정반대되는 보수적이고 듬직한 이미지의 캐릭터로 사랑을 받는 것은 대중에게 사기 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2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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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NCT' 루카스
5명의 여자가 루카스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며 각종 폭로를 했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루카스는 양다리 연애를 하고, 상대방에게 성관계를 강요했다. 또 고가의 명품 선물이나 고급 호텔 예약 등을 요구하고, 팬 비하 발언을 했다고. 그뿐만 아니라 첫 폭로자인 C씨는 루카스가 미성년자 때 중국 안마방에서 첫 성관계를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루카스는 인스타그램 및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재했고,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제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한 뒤,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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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하준수
개그우먼 안가연과 결혼을 발표한 후, 전 동거녀라고 주장하는 여성 D씨가 "하준수가 안가연과 외도한 사이"라고 폭로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하준수는 "주장 전체를 부인하지 않겠다. 나를 진심으로 용서해줬다고 생각했다"고 일부 인정했지만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준수와 안가연은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폐쇄하고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하차했다. (2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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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엑소' 찬열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여성 E씨가 찬열이 걸 그룹 멤버, 유튜버, BJ, 댄서, 승무원 등 10여 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고 주장했다. 당시 소속사는 "사생활에 대한 입장 발표는 없을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찬열은 이듬해인 2021년 2월 팬 커뮤니티에 "죄송하다. 엑소엘의 소중한 마음을 어떻게 지키고 보답할지 고민했다. 다신 걱정을 끼치지 않겠다고 되새겼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찬열의 사생활에 대해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을 쓴 게시자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0.10)
그룹 '리미트리스' 장문복
여성 F씨가 장문복이 술자리에서 성희롱을 했다고 폭로했으며 이후 교제 중에 장문복의 여성 편력으로 자주 다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엔 장문복과 함께 찍은 사진,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도 함께 있었다. 이에 장문복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연애) 기간 동안 참 많이 싸웠다. 당분간 아픔도 남겠지만 너와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20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