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예계가 논란에 대처하는 방법엔 일종의 룰이 있었다. 소속사나 팬카페를 통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이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룰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소속사의 형식적인 해명이 진정성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나 자칫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연예인들은 소속사 입장과 별개로 자신의 SNS에 장문의 해명 글을 올리며 고개를 숙인다. 이로써 논란이 잠잠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면서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허다하다. 눈덩이 불어나듯 논란이 커질 때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침묵.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불법 유흥업소 방문' 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본명 정윤호)는 지난 3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데 이어 불법 유흥업소에 방문했다는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당시 정부의 방역 수칙을 어기고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위반 장소가 불법 유흥업소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지난 2004년 데뷔해 본업에 충실한 모습과 연이은 미담으로 '바른 생활'의 아이콘이 된 그였기에 대중은 실망감이 더 크다는 반응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유노윤호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던 오뚜기, 요기요 등은 그의 흔적을 지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 자신이 부끄럽고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리고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가스라이팅 논란' 서예지
지난 2018년 배우 김정현과 연애 당시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 서예지. 그녀는 지난 4월, 김정현에게 다른 이성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라고 지시한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물의를 빚었다. 당시 김정현은 서예지의 요구에 따라 드라마 <시간>의 상대 배우였던 서현과의 극 중 스킨십은 물론 대본 내용까지 수정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서예지 측은 "연인 사이에서 흔히 있는 애정 싸움"이라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서예지는 학교 폭력, 학력 위조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그녀는 영화 홍보 일정에 불참하고,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에서도 하차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감감무소식으로 일관하던 그녀는 6월 11일 자신의 팬카페에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일 거야"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 활동 재개를 위한 행동일 뿐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건물주 논란' 혜민 스님
무소유를 강조해온 혜민 스님은 고가 부동산 소유, 고급 주택 거주 등 '풀소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은 그가 지난해 11월 tvN 예능 <온앤오프>에 출연해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자택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혜민 스님이 미국 뉴욕 리버뷰 아파트를 구매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져 그가 전해온 철학과 상반된 행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혜민 스님은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수행 기도에 정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잠적했다. 종교계에 따르면 혜민 스님은 현재 지방의 절에서 예불에 참석하고, 108배를 올리는 등 기도 수행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 표절' 홍진영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엘리트라는 수식어를 얻은 가수 홍진영. 그녀는 지난해 11월 대학원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9년, 2013년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녀의 논문이 표절 심의 사이트에서 표절률 74%를 기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후 조선대학교는 홍진영의 논문을 심사했고 표절로 최종 판정되면서 그녀의 학위를 취소했다.
비난이 일자 홍진영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논란에 휩싸인 지 2개월 만에 눈이 내리는 밤하늘 사진을 올린 그녀에게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SNS는 물론 공식 일정까지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톡의 진실' 장동건&주진모
지난해 1월 휴대전화가 해킹되면서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만천하에 공개된 배우 주진모. 평소 친분이 두터운 배우 장동건과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가 공개됐는데 여성에 대한 품평, 음담패설, 사진 유출 등 문제가 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기혼자인 두 사람이 패션모델, 미스코리아, 여성 연예인 등과의 술자리를 모의한 내용도 함께 공개돼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주진모의 소속사는 "무분별하게 배포되고 있는 관련 내용을 재배포 및 가공 후 유포할 경우 강력하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의 대응만 있을 뿐 당사자인 주진모와 장동건은 해당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한 바 없으며, 작품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돈내산' 한혜연
자신의 돈으로 직접 산 물건을 리뷰하는 '내돈내산'의 창시자였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거짓 방송 논란으로 1년째 자숙 중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에서 보여준 스타일 좋은 센 언니의 이미지로 사랑받던 그녀가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받고도 자신이 직접 산 물건을 리뷰하는 것처럼 연출, 대중을 기만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혜연이 추천한 제품이 줄줄이 솔드아웃되고, 그녀가 방문한 의류 매장의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파급력을 인정받았기에 대중의 실망감은 배가됐다.
논란이 일자 한혜연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슈스스TV>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한다고 밝히는 등 그녀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SNS가 문제' 문정원
SNS 계정을 잠정 폐쇄했던 방송인 이휘재의 아내 문정원이 SNS 계정을 복구한 뒤 비공개로 전환했다. 수려한 외모로 30~4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그녀는 각종 브랜드로부터 제품을 협찬받으며 남편 이휘재보다 높은 수입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만큼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시작은 SNS 광고 표기였다. SNS에 광고 게시물을 게재할 때 모두가 광고임을 알 수 있도록 표기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SNS에 이웃으로 추정되는 이가 층간 소음을 토로하는 댓글을 남기자 "이렇게 방음이 안 되는 곳인 줄 몰랐다. 작은 정성을 준비해도 마음이 풀리시지 않는 거 같아 속상하다"며 변명에 가까운 사과를 내놨다. 또 한 누리꾼이 그녀가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의 장난감을 사간 뒤 값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폭로해 한 차례 더 논란에 휩싸였다.
'미투' 조재현
지난 2018년 일었던 '미투(MeToo) 운동'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조재현. 논란 이후 종적을 감춘 그의 근황이 전해졌다. 모든 활동을 중단한 조재현은 현재 서울에서 가족과 거주하고 있으며 가끔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재현은 지난 2018년 여성 B씨에게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받았다. B씨에 따르면, 그녀가 만 17세였던 2004년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이어 한 재일 교포 여성도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거세졌다.
최근까지 미투 관련 억대 손해배상 소송으로 법적 분쟁을 이어온 조재현은 소송을 낸 여성을 상대로 승소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활동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