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극 <간 떨어지는 동거>는 999세 구미호 어르신 ‘신우여’(장기용 분)와 쿨내 나는 1999년생 요즘 인간 ‘이담’(이혜리 분)이 구슬로 인해 얼떨결에 한집살이를 하며 펼치는 비인간적 로맨틱 코미디다. 평점 9.97점의 동명 네이버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드라마 <꼰대 인턴>에서 재기 발랄한 연출력을 뽐낸 남성우 감독과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백선우·최보림 작가가 뭉쳤다.
극 중 이혜리는 구미호한테도 할 말 다 하는 1999년생 요즘 인간 이담 역을 맡았다. 상대역 장기용은 999세 엄근진(엄격·근엄·진지의 줄임말) 구미호 어르신 신우여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강한나는 화려한 비주얼에 반전 매력을 겸비한 전직 구미호 ‘양혜선’ 역, 김도완은 사랑에 간과 쓸개 다 빼주는 순정호구남 ‘도재진’ 역, 배인혁은 이담의 철벽 매력에 빠지는 범띠 선배 ‘계선우’ 역을 연기한다.
연출을 맡은 남성우 감독은 배우 섭외 기준에 대해 “캐스팅은 외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작의 그림체와 배우가 풍기는 이미지를 고려했다”며 “이혜리 배우는 원작 웹툰 작가가 실제로 그림 작업을 하면서 떠올린 배우였다. 저 역시 웹툰을 보면서 혜리 씨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 떨어지는 동거>의 제작진은 “이처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본 적이 없다”며 “이혜리 배우와 극 중 캐릭터는 실제 성격과도 비슷한 면이 많아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모를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나게 촬영한 만큼 시청자도 푹 빠져들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드러낸 이혜리를 온라인 제작 보고회를 통해 만났다.
<간 떨어지는 동거>를 선택한 이유는? 대본을 읽고 재밌어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게 첫 번째였다. 이담은 워낙 적극적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성격이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들은 어딘지 소심한 면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시원시원하고 당찬 주인공은 처음이라 탐이 났다. 이담은 요즘 친구들의 모습을 많이 입힌 매력적인 캐릭터다.
로맨틱 코미디에 처음 출연한다. 그래서 많이 설레고 기대된다. 로맨틱 코미디지만 사실 촬영할 때는 코미디 로맨스라고 생각했다. 남자 구미호와 여자 인간의 로맨스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동거로 시작한 로맨스가 재미있게 표현될 것 같다.”
캐릭터 설정도 독특하다. 동거로 시작한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999세 구미호(장기호 분)와 99년생 여자아이(이혜리 분)의 사랑이라는 관계성도 독특하다. 심지어 제가 연기하는 역할은 모태 솔로다. 연애의 감정을 알면 소극적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감정을 배워가며 당차게 행동한다. 장기용 씨가 연기하는 신우여는 처음에는 조금 무서워 보일 수 있는 역할이지만, 내면에는 스위트한 면모가 있다. 매력적으로 시청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이 나온다. 저 역시 이담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느꼈다. 한데 막상 이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히려 다른 부분이 꽤 있더라. 22살 대학생 캐릭터다. 생각보다 내가 요즘 친구들에 대해 잘 몰랐다. 99년생이면 다섯 살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세대 차이가 있더라.(웃음) 요즘 대학생들과 최대한 비슷해 보이도록, 생각이 뚜렷하고 주체적인 모습을 강조하려 노력했다. 1996년생인 친동생이나 주변 후배 연예인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상상했다.(웃음)
최근 상대역인 장기용 배우와 함께 촬영한 커플 화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보로 이런 관심을 받은 건 처음이다. 많이들 좋아해주시더라. 장기용씨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 사전 제작 드라마라 촬영이 끝나고 친해진 후에 화보를 진행해 편안하고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감사한 인연을 많이 만났다.
장기용 역시 이혜리와 현장 호흡이 너무 좋았다며 ‘케미 맛집’을 자신했다. 장기용은 “혜리 씨와 호흡이 워낙 좋았다. 초반에 어려움을 겪을 때 많이 의지했다. 에너지가 엄청난 배우라 촬영장에서 진두지휘하며 모두를 즐겁게 해준 덕분에 웃음이 가득한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2019년 tvN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이후 2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이다. 부담감은 없나?(이혜리는 드라마에 집중하기 위해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에서도 지난해 말 하차했다.) 부담감이라고 하면 거창한 단어 같고, 좀 더 집중해 열심히 하고 싶었다. 워낙 좋은 작품이기에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드라마를 보면 아시겠지만, 제 출연분이 많다. 체력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 보니 신중하게 고민해 아쉽지만 예능에서 하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