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리고 여자
극장으로 돌아갈 시간
요즘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는 빔프로젝터와 넷플릭스, 디즈니로 집에서 영화를 본다. 그래도 극장이 그립다. 무비와 필름이 아닌 ‘시네마’를 보고 싶다.
무비, 필름, 시네마는 모두 영화로 번역되지만 어감이 다르다. ‘무비’가 영상이라는 창작 형태, ‘필름’이 그것을 기록하는 도구에서 비롯됐다면 시네마는 좀 더 복잡한 어원을 지녔다. 뤼미에르 형제가 개발한 카메라에서 유래했고, 극장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가 영화예술 자체를 일컫는 말이 됐다. 필름으로 찍은 무비를 시네마에서 보던 시대의 향수가 녹아 있다.
2019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마블 영화를 두고 “시네마가 아니라, 테마파크에 가깝다”고 했다가 구설에 올랐는데, 이때의 시네마는 작가의 의지와 성찰이 담긴 예술 작품이라는 의미다. 테마파크라니, 얼마나 신나는 곳인가. 그건 그것대로 좋다. 그래서 나는 ‘이것도 예술이다!’라는 마블 팬들의 반박이 부질없다고 생각하지만 비영어권 태생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점은 있다. 거대한 볼거리로 가득한 블록버스터에 밀려 TV, 컴퓨터,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간 영화들을 시네마라고 부르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시네마는 여전히 극장을 가리키는 단어이기도 한데 말이다. 오히려 그 테마파크 영화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시네마가 아닌가.
시네마가 영화예술을 뜻하던 시대의 향수에 젖다 못해 시네마에서 상영해야만 예술영화로 인정하는 곳도 있다. 넷플릭스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몇 년째 고집을 부리는 칸영화제 얘기다. 칸영화제는 경쟁 부문 참가 자격을 극장 개봉작으로 제한한다. 시네마 종주국다운 발상이다. 다만 비경쟁 부문은 상관없다고 하는데, 넷플릭스는 ‘우리가 어렵게 모신 최고의 감독들이 화제성 빈약한 비경쟁으로 가는 건 싫다’고 칸을 보이콧하고 있다. 그 때문에 칸영화제는 올해도 여성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자(<피아노>(1993))이자 심사위원장(2014)까지 지낸 제인 캠피온의 신작을 포기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아이러니한 뉴스가 있는데, 칸영화제 언론 홍보 수석이 넷플릭스로 이직했다는 내용이다.
시네마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가? 저 논란들은 영화 산업에서 극장의 위상이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관람료는 비싸고 OTT의 등장으로 안방극장 개봉은 빨라진 현실에서 대작에만 관객이 쏠리는 현상은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다. 팬데믹을 계기로 기존의 극장 관객들조차 스트리밍에 익숙해졌다.
극장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AR(증강현실)과 메타버스로 영화를 보는 미래에도 극장이 존재할까? 극장이 사라진 다음에도 우리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감동적이고 웅장한 영화들을 시네마라고 부를까? 칸영화제는 극장과 함께 사라질까? 그때 우리는 <시네마 천국>(1990)의 살바토레처럼 극장이라는 은신처의 분위기, 영사기 불빛, 화면의 점멸, 옆자리 관객들의 반응까지 모든 것을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요즘은 대작들을 ‘텐트폴 무비’라고 부른다. 무너져선 안 된다는 의미다. 극장의 생존을 위해, 그리하여 예술영화든 테마파크든 내가 사랑하는 시네마를 만날 확률을 인생에 남겨두기 위해 극장 개봉을 앞둔 7월의 영화들이 성공하기를 빈다.
글 이숙명(영화 칼럼니스트)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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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어벤져스의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분)가 돌아온다. 새로운 위협에 맞서 목숨을 건 반격에 나선 그녀가 어벤져스가 되기 전 함께했던 동료들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7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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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윌 송>
노래를 할 수 없게 된 무명 가수 ‘물결’(함은정 분)이 절망을 안고 떠난 안식처인 안동에서 만난 영화감독 ‘바람’(김태형 분)과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힐링 영화다. 7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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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크루즈>
드웨인 존슨이 디즈니 액션 어드벤처 <정글 크루즈>로 돌아온다. 선장 ‘프랭크’(드웨인 존슨 분)와 자유분방한 식물 연구가 ‘릴리’(에밀리 블런트 분)가 함께 아마존에서 펼치는 여정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7월 중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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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막차를 놓친 21살 대학생 ’무기’(스다 마사키 분)가 첫차를 기다리면서 우연히 만난 ‘키누’(아리무라 카스미)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의 현실적인 로맨스가 그려진다. 7월 14일 개봉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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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너는 나의 봄>
유년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어른들이 살인 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너는 나의 봄이다’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작사가이자 tvN 드라마 <풍선껌>에서 마음을 울리는 대사를 선보였던 이미나 작가와 SBS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현 감독의 의기투합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배우 서현진과 김동욱이 주연을 맡아 러브라인을 그리며 이 외에도 윤박, 남규리 등이 출연한다. 7월 5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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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악마판사>
가상의 디스토피아에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로 진정한 정의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이야기다. 악마판사 ‘강요한’(지성 분)이 영웅인지, 아니면 법관의 탈을 쓴 악마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 극 중 지성과 숙적인 ‘정선아’ 역은 배우 김민정이 맡았고 배우 박규영이 합류한다고 알려져 하반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7월 3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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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NG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소원을 이뤄주는 대신 대가를 치르게 하는 마녀식당에서 벌어지는 잔혹 판타지. 마녀 ‘희라’로 분한 배우 송지효를 중심으로 동업자 ‘진’(남지현 분), 아르바이트생 ‘길용’(채종협 분)이 식당을 찾는 손님들과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잔혹 판타지라는 참신한 장르에 독특한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증이 커진다. 7월 16일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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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 아신전>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 조선에 들이닥친 비극의 원인인 생사초의 비밀이 드러난다. 앞서 <킹덤> 시즌 2 말미에서 역대급 엔딩을 장식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던 배우 전지현이 아신 역을 맡은 데다 세자 ‘이창’(주지훈 분)을 도와 괴물들로부터 궁을 지켰던 어영대장 ‘민치록’ 역의 박병은이 돌아와 이야기에 연속성을 부여한다. 7월 23일 첫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