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교육은 부모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자기 주도 학습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에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막상 시도하고 싶어도 교사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치기란 쉽지 않을 것. 홈스쿨링을 시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다섯 남매를 모두 집에서 교육하기로 한 아빠 이동국의 홈스쿨링을 참고해보자.
기초 학습 이후 과감한 자퇴
초등학교 3학년까지 학교에서의 기본적인 학습을 마친 뒤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에서 교육하기로 했다는 축구선수 출신 이동국. 학교에서 기초가 되는 지식을 숙지했다면 이후 집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철학이 바탕인 선택이다.
E채널 예능 <맘 편한 카페>에 출연한 이동국은 “재시, 재아의 성향이 너무 달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겸 모델이 꿈인 쌍둥이 첫째 딸 재시(15세) 양은 외모에 관심이 많지만, 둘째 재아(15세) 양은 테니스 선수를 꿈꿀 만큼 운동에만 집중한다고. 그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두 아이에게 학교의 커리큘럼보다 맞춤형 교육으로 직접 케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동국은 딸들이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데 동기부여가 되도록 재시 양과 함께 드레스 숍에 방문해 다양한 옷을 입어보고, 재아 양과는 운동선수 선배의 면모를 뽐내며 함께 운동을 즐긴다고.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제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진 쌍둥이 셋째 딸 설아 양과 넷째 딸 수아(9세) 양, 시안(8세) 군도 코로나19로 학교에 못 가게 돼 자퇴서를 제출하고 홈스쿨링으로 전환했다.
홈스쿨링은 학교나 교사가 아닌 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되는 교육법이다. 자녀의 성향, 흥미에 초점을 두고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맞춤형 교육 방식이기도하다. 학교의 획일화된 교육에 반대하는 부모들이 시도하면서 생긴 학습법으로 아이의 창의력, 잠재된 재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 확산됐는데, 미국 전역에서 150만 명 이상의 학생이 홈스쿨링을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제도권 교육의 한계에서 벗어난 자율적인 수업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대안학교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부모의 주도하에 학습 능력을 기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동국표 홈스쿨링의 핵심은 자녀의 선택에 대한 존중과 단계별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 스스로 학교에 다니지 않고도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홈스쿨링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온라인 강의 등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게끔 공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성취를 얻어야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주기 위해 작은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기초적인 공부는 전적으로 부부가 책임지되 전문적인 학습은 전문 강사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국이 홈스쿨링에 관심이 커지게 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일찌감치 홈스쿨링을 선호했던 그는 지난해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5남매 전부 홈스쿨링으로 교육 방식을 전환했다.
실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홈스쿨링 수요가 증가하면서 에듀테크(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를 비롯한 화상 서비스 상품이 호황이다. 온라인에 특화된 홈스쿨링 교육법이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고, 관련 서적과 플랫폼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업계에서 홈스쿨링에 최적화된 학습 방법을 고안해 가정교사의 역할을 대신하는가 하면, IPTV업계에서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데 맞춰 교육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놀이 학습을 제공하고 나섰다.
또 서점이나 도서관 이용이 제한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도서 구매로 기초적인 공부 외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부모 또한 늘고 있는 상황.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도서 카테고리 거래액이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9% 늘었다. 인기 분야는 유아, 어린이, 온라인 교육, 학습·참고서, 해외 원서 순. 원격 수업 실시와 학원 등원 제한 등으로 유아 및 어린이의 홈스쿨링 도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자녀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 방식을 찾아가는 데 바탕을 두고 기초적인 방법 등을 숙지한 뒤 시작한다면 ‘홈스쿨링’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우선 아이가 막대한 학습량을 소화해내길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는 게 좋다. 내 아이가 이해도가 빠른 아이일 수도 있지만, 천천히 습득하는 성향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아이의 공부 사이클을 파악해 집중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휴식을 잘 배분해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학교 성적과 같이 눈에 보이는 부분을 키우는 게 아닌 자기 주도 학습 능력 향상에 초점을 둔 ‘메타 인지’를 함께 길러주는 게 효과적이다. 메타 인지는 자신의 사고, 통제 등을 파악하는 인지 능력으로,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내는 게 아닌 완전한 이해, 문제 파악 능력, 과정 등에 집중하고 다양한 해결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는 힘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놀이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바깥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놀이터에도 마음껏 나갈 수 없는 아이를 위해 집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고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놀이는 아이의 흥미, 성향을 파악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아이가 원해서 하는 취미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놀이 학습을 진행하는 게 좋다.
놀이 학습은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아이에게 하나의 공부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딱딱한 방식의 학습보다 놀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영어, 수학, 한문 등의 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방법을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IPTV, 유튜브 등에 업로드된 학습 영상을 아이와 함께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팁이다. 이밖에도 체육,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의 진로 선택지를 넓혀주는 것도 참고해두면 좋다.
또 실외 활동이 제한된 요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든 아이들에게 적당량의 홈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성장기 아이의 경우 일정량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의 핵심 포인트는 ‘천재성을 발견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성공 신화를 토대로 홈스쿨링을 시도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욕심이 아닌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에 중심을 둬야 성공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