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인 이미지, 매사에 열정을 다하는 ‘열정맨’으로 통하던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본명 정윤호)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방역 수칙을 위반한 데 이어 불법 유흥업소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데뷔 이후 18년간 구설수 한 번 없던 유노윤호의 소식에 팬들까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 반듯한 이미지로 광고계의 사랑을 받았던 그를 손절하는 기업도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영업 제한 시간 넘긴 술자리… 유흥 주점에 여종업원 동석?
처음에는 음식점이었다. 서울경찰청은 3월 9일 유노윤호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유노윤호는 지난 2월 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영업 제한 시간인 밤 10시를 넘겨 자정까지 술자리를 가진 혐의를 받는다.
최초 보도가 이뤄진 지 하루 만인 3월 10일, 유노윤호는 SNS에 사과문을 올리며 발 빠르게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 영업 제한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너무 부끄러워 스스로에게도 화가 나고,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께서도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 같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견디며 애써주시는 의료진 여러분을 비롯해 힘들고 지친 하루를 보내고 계신 모든 분께도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팬들은 진정성 있는 반성을 보여주는 유노윤호의 편에 섰다. 평소 이미지가 좋았던 그였기에 논란이 커지기보다 오히려 잠잠해졌다. “코로나19가 잘못했네” “사과도 반듯하게 하네” 등 정중히 고개를 숙일 줄 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급기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사과의 정석’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사과문이 떠돌기도 했다.
그러나 3월 12일 유노윤호가 방문했던 음식점이 유흥 주점이라는 후속 보도 이후 급격하게 여론이 뒤집혔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유노윤호 지키려 몸싸움?… 단속 피해 도주 시도까지’라는 제목으로 유노윤호가 있던 곳이 일반 음식점이 아닌 불법 유흥업소였으며, 경찰이 단속했을 때 지인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유노윤호는 도주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유흥주점이 회원제로 운영돼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폐쇄적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그가 방문한 유 흥주점이 지난해 12월 15일 한식집으로 등록하고 몰래 영업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충격이 배가됐다.
MBC의 보도 이후 유노윤호가 지켜온 진정성이 무너졌다. 그를 지지해온 팬까지 제대로 된 입장을 발표하라고 성토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SM 측은 “유노윤호가 방역 수칙을 지키지 못한 점은 명백한 잘못이고, 스스로도 깊이 반성하고 있으나 방역 수칙을 어긴 것 외에 잘못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노윤호는 고민 상담을 하고 싶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친구가 오라는 장소로 갔을 뿐이다. 그날 처음 방문한 곳”이라며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 역시 전혀 없다. 단속 당시 현장에는 여성 종업원이 아닌 결제를 위한 관리자분들이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인들의 몸싸움, 도주 시도에 대해서는 “십여 명의 사복경찰이 들이닥쳐 단속하는 상황에서 경찰관임을 인식하지 못했던 친구 일부가 당황해 항의하기는 했으나, 이는 유노윤호와는 관계없이 일어난 일”이라며 “단속 당시 도주를 시도한 사실이 전혀 없다. 오히려 경찰 및 관련 공무원들의 공무집행에 성실히 협조해 곧바로 현장에서 신분 확인 후 귀가 조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부동산·반려동물 파양 의혹에… 광고계 손절
방역 수칙 위반으로 시작된 유노윤호 논란은 반려동물 파양, 가족 법인 건물 매입 의혹으로 번졌다. 3월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노윤호가 강아지를 입양 1년 만에 훈련소에 보내고 12년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유노윤호가 지난 2008년 입양한 반려견 시베리안허스키 ‘태풍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노윤호가 2012년 Mnet <비틀즈 코드2>에 출연해 “처음에는 감당이 됐는데 점점 커지니까 사방에서 불만이 많이 들어와 학교에 보냈다. 지금 3년째 됐다”는 그의 발언을 조명했다. 해당 방송에서 MC 탁재훈이 “버린 것 아니냐”는 말에 유노윤호는 “절대 아니다. 다시 데리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내용을 언급한 글쓴이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태풍이에 대한 근황이 전혀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반려견 파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유노윤호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태풍이의 근황에 대한 입장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월 15일에는 유노윤호가 가족 법인으로 건물을 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유노윤호의 아버지가 법인 대표로 있는 A법인이 지난 2016년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빌딩을 163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A법인은 2016년 전에는 임대업과 상관없는 회사였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거세졌다. 과거 “건물주가 되지 않겠다”고 말했던 그의 발언에 대비되는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은 한층 더 가열됐다.
연이은 논란으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진 유노윤호. 이에 그를 모델로 기용한 요기요, 신한금융그룹, 오뚜기 등 광고업계는 그가 출연했던 광고를 삭제하면서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는 유흥 주점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인 3월 13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렸던 그의 사진을 지웠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진 데 따른 조처로 이른 시일 내에 광고 계약 지속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부터 브랜드 모델로 유노윤호를 기용한 오뚜기도 공식 유튜브 채널 속 CF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 공식 홈페이지 내 CF 게시판에서도 유노윤호의 컵밥 광고도 내린 상황이다.
유노윤호 논란 타임라인
3. 9
방역 수칙 위반
지난달 말 한 음식점에서 영업 제한 시간을 지키지 않은 혐의로 입건된 유노윤호. 그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유노윤호는 지난 2월 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영업 제한 시간인 밤 10시를 넘겨 자정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3. 10
“대화 나누다 시간 못 지켜… 송구하다”
논란이 촉발된 지 하루 만에 유노윤호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너무 부끄러워 스스로에게도 화가 난다.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한 점 너무나 후회가 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방역 수칙 위반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3. 12
MBC “음식점 아닌 유흥 주점” vs SM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 유감”
MBC <뉴스데스크>가 유노윤호가 방문했던 음식점이 폐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유흥 주점이었다고 밝혔다. 또 적발 당시 경찰과 유노윤호 지인 간 실랑이가 있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같은 날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SM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 외 잘못된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3. 12
반려동물 파양 논란
지난 2008년 유노윤호가 시베리안허스키를 입양한 뒤 파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촉발한 논란은 과거 유노윤호가 한 방송에서 키우고 있던 ‘태풍이’를 다른 곳에 보냈고, 곧 데려올 것이라고 말한 것을 토대로 불거졌다. 이에 팬들은 공식 입장을 요구하며 사실 규명에 대한 성토를 이어가고 있다.
3. 13
광고계, 흔적 지우기
유노윤호를 기용했던 브랜드들이 발 빠른 손절로 이미지 타격에 대응하고 나섰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와 식품 브랜드 오뚜기 등은 그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 영상 광고 등을 일제히 삭제했다. 요기요는 빠른 시일 내에 유노윤호의 광고 계약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3. 15
가족 법인 건물 매입 의혹
과거 “건물주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유노윤호가 건물 매입 논란에도 휩싸였다. 유노윤호의 아버지가 법인 대표로 있는 A법인이 지난 2016년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빌딩을 163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A법인이 2016년 전에는 임대업과 상관없는 회사였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거세지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