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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家 이혼소송

‘미술품 감정사’ 법정에 선 이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소송에 미술품 감정 전문가가 등장했다. 재벌의 이혼은 또 다른 세상이다.

On March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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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전연숙)에서는 재계가 주목하는 이혼소송이 진행됐다. 최태원(61세)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0세)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소송이었다. 당초 이혼을 ‘원치 않는다’던 노소영 관장은 입장을 바꿔 ‘이혼할 테니 재산을 분할해달라’는 소송을 벌이고 있고, 이날 심문은 재산의 가치 평가를 위한 날이었다. 심문에는 3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삼덕회계법인 이 아무개 회계사, 통일감정평가법인 김 아무개 평가사, 대화감정평가법인 김 아무개 평가사가 참석했다. 이 중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통일감정평가법인 소속 김 아무개 평가사. 미술품 감정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혼소송의 한 부분 차지한 ‘미술품’ 다툼

현재 이혼소송 재판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혼소송의 경우 당사자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 다만 변호인을 통해 재산분할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지난해 4월 최 회장과 노 관장 측 모두 재판부에 재산목록을 제출했으나, 노 관장 측은 최 회장 측 재산목록을 더 분명하게 특정해달라며 보완 요청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노 관장 측은 미술품 등에 대한 감정 보완을 해달라는 취지의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에 재판부는 지난 1월 21일 감정인 지정 결정을 내렸다. 2월 2일 심문에서는 이를 묻는 자리가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양측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당부가 있었다”며 언론에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지 않았다.

노 관장 측은 위자료 3억원과 함께 이혼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 SK 주식의 18.29%(1,297만 5,472주) 정도로, 대략 1조원 중반 수준이라는 평이다. 최 회장이 상속받은 재산 내역 전체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30여 년 전인 1988년 고 최종현 선대 회장 사망 당시 모든 계열사 지분을 최 회장에게 상속하기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재산권 다툼도 예상된다. 특히 이 중에는 계열사 주식과 워커힐미술관의 미술품, 경기도 이천농장 등 부동산도 포함돼 있는데, 노소영 관장은 미술품 재산분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술품이 이혼소송에 등장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1990년대 초반,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섬유공학, 경제학, 교육학을 전공한 노 관장은 대전엑스포에서 아트&테크놀로지 전시팀장을 지냈는데, 그는 당시 경험에 대해 “예술과 기술이 접목되는 사회에 대한 비전을 봤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1997년에는 워커힐미술관을 본격적으로 이끌게 됐다. 시어머니였던 박계희 여사로부터 워커힐미술관을 물려받은 것. 고 최종현 회장의 부인 고 박계희 여사는 국내 미술계의 손꼽히는 미술품 컬렉터였는데, 미국 미시간주 칼라마주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1984년 워커힐미술관을 개관해 국내 최초로 앤디 워홀의 전시를 열며 주목을 받았다. 피카소, 호펜하임 등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거장은 물론, 당시 미술계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그런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노 관장은 광진구 광장동에 있던 워커힐미술관을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4층으로 옮겼고 ‘아트센터 나비’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이후 노 관장은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아트센터 나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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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이 이끌고 있는 ‘아트센터 나비’는 SK그룹 본사 4층에 위치한다. 1997년부터 미술관 비즈니스를 해온 그는 미디어아트와 예술 경영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힌다.


미술관으로 가기 위해 사옥 건물에 들어서면 1층에 고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아트 작품이 설치돼 있다. 그 외에 IT와 통신,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이뤄진 영상과 설치 작품, 세계 각국의 작가들을 연결하고 일반인도 참여하는 프로젝트형 미디어아트 작품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노 관장은 미디어아트와 예술 경영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힌다.

미술 사랑은 봉사 단체 모임으로까지 확장됐다. 노 관장은 10여 명의 대기업 오너 일가 부인들과 함께 미술 관련 공부 모임에 참여했다가 봉사 단체 ‘미래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당시 미래회 회원으로는 안영주 씨(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부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 이수연 씨(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부인), 박선정 씨(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며느리) 등이 있었다.

노 관장은 저서를 통해 미술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9월 출간한 저서 <디지털 아트-우리시대의 예술>에서 “지난 15년 디지털아트의 현장에서 이론과 실천을 함께 고민해온 한 문화예술인의 어설프지만 진솔한 기록으로 읽힐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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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집안이 이혼소송으로 ‘미술품’ 가치 평가에 여념이 없다면, 삼성가는 지난해 작은 거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문화재·미술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재벌가 중 압도적으로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는 게 바로 삼성가다. 사진은 삼성이 운영 중인 리움(왼쪽,오른쪽 위)과 호암미술관(오른쪽 아래) 전경.

SK 집안이 이혼소송으로 ‘미술품’ 가치 평가에 여념이 없다면, 삼성가는 지난해 작은 거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문화재·미술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재벌가 중 압도적으로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는 게 바로 삼성가다. 사진은 삼성이 운영 중인 리움(왼쪽,오른쪽 위)과 호암미술관(오른쪽 아래) 전경.

이건희 별세에 삼성가에서도 등장한 미술품

SK 집안이 이혼소송으로 ‘미술품’ 가치 평가에 여념이 없다면, 삼성가는 지난해 작은 거인 이건희 전 삼성전자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문화재·미술품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재벌가 중 가장 ‘압도적인 작품’을 가지고 있는 게 바로 삼성가다.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규모는 지난해 10월 이 회장이 별세한 뒤 삼성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감정을 국내 감정 단체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세간에 알려졌다. 감정은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등 3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자연스레 이건희 회장의 개인 소장 미술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보·보물급 고미술품은 물론 현대미술계를 움직이는 세계 유명 작가들의 대표작을 망라한 1만 수천여 점인데, 감정가 총액은 1조원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평이다.

고미술 관련 전문가는 “이건희 회장 소장 미술품 관련 감정은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 소유 감정일 것”이라며 “1만 점이 넘는 미술품, 문화재의 총가치는 최소 1조원, 최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문화재도 상당하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다수 소유하고 있다. 이병철 선대 회장 때부터 시작된 삼성의 문화재 수집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은 한술 더 떠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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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문화재 수집 과정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스토리도 있다. 선대 회장인 고 이병철 회장의 형인 이병각 씨는 도굴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 씨는 1960년대 석가탑 도굴, 통도사 도난 사건 등 여러 문화재 사건에 연루됐는데, 도굴꾼들로부터 직접 국보급 문화재를 사들였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특히 국보급 문화재였던 대가야 금관이 이 씨를 통해 동생인 이병철 회장에게 전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 결국 8년 뒤인 197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호암컬렉션에서 대가야 금관을 공개했다. 정부는 그해 해당 금관을 국보로 지정했다.

오래된 관심만큼 지난 2017년 기준, 개인이 소유한 문화재 중 34.5%는 삼성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 제11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등 국보 문화재 37점, 보물 제401호인 금동여래입상 등 보물 문화재 103점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국보 제538호인 ‘퇴우이선생진적첩’을 당시로서는 고미술품 최고가인 34억원에 낙찰받아 소장하고 있다. ‘백자유개호’(국보 제261호), ‘청자동화연화문표주박모양주전자’(국보 제133호) 등의 국보에 ‘분청사기상감정통5년명어문반’(보물 제577호), ‘홍백매도’(보물 제1199호), ‘청자상감어룡문매병’(보물 제1386호), ‘백자철화매죽문호’(보물 제1425호) 등의 보물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문화재 중에서 국보 문화재 중 11.2%, 보물 문화재 중 4.9%가 삼성가 소유일 정도다. 미술이나 문화재 관련해서는 삼성가를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은 리움을 비롯해 호암미술관·플라토(구 로댕갤러리)·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은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가 미술품 소장과 관리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홍라희 씨는 1995년부터 이들 미술관의 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응용미술학을 전공한 홍라희 관장은 40여 년간 국내외 정상급 미술관과 화랑을 순례하며 미술을 접해 감식안과 식견이 전문가 못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리움은 홍라희 관장이 가장 애정을 쏟아붓는 곳이다. 한남동에 자리 잡은 연건축면적 27만 720㎡(8,400평)의 리움은 삼성이 그동안 소장해온 한국의 국보급 전통 미술품과 근현대 미술, 국제 미술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사립 미술관이다. 외관 설계와 디자인은 건축계를 대표하는 3대 거장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콜하스가 맡았고, 기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걸렸다. 완공 후 홍 관장이 무척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을 앞세워 프랜시스 베이컨, 마크 로스코, 게르하르트 리히터, 루이즈 부르주아, 애니시 커푸어, 데이미언 허스트 등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삼성 소유로 리움에 전시된 것은 홍라희 관장의 관심이 닿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다.

삼성가의 소장품이 온전하게 처음 외부에 드러난 건 2004년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다. 당시 이미 1만 5,000여 점을 넘겼는데, 기업 미술관 중 최고일 뿐만 아니라 그즈음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7,460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이 공개한 소장품은 500여 점. 고미술품 300점, 현대미술품 200점 정도다.

리움 ‘뮤지엄2’에는 한국과 서양의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는데 이중섭, 박수근, 이불 등의 국내 작가와 1945년 전후 추상미술 사조를 이끈 해외 작가들의 대표작이 전시돼 있다. 홍 관장의 개인적 취향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후문인데 고미술품에 관심이 많던 이병철 선대 회장 부자와 달리, 홍 관장은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현대미술품을 수집한 덕분이라는 평이다.
 

1조원이 넘는 은밀한 세상… 재계의 미술품 사랑

1세대 재벌 가문의 ‘미술품 사랑’ 얘기를 할 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전 아트선재센터 관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정희자 전 관장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양미술학을 전공했는데, 1990년 장남 김선재(당시 23세) 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미술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죽은 아들의 영혼을 달래고자 ‘선재’라는 이름을 내세워 1991년 경북 경주시에 아트선재미술관, 1998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아트선재센터를 개관했다.

정희자 전 관장은 미술사적 가치가 있고, 대내외적으로 내놓을 만한 작품을 200여 점이나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미술가 이불을 비롯해 정서영, 오형근, 서도호 등 현대미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왔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무너지고 2008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134점의 미술품을 압류하자, 정 관장은 국가를 상대로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미술품 구입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았지만, 장기간 보관해왔으므로 김우중 회장의 소유가 아닌 내 소유”라며 3점만이라도 돌려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당시 반환을 요구했던 작품은 로버트 라우션버그 작가의 ‘민들레(Dandelion)’와 ‘유적지를 씻다(Wash Digs)’, 존 체임벌린 작가의 공예품 ‘수소 전축(Hydrogen Juke Box)’이다(로버트 라우션버그 작가는 2008년 사망하기 전까지 생존 작가 중 가장 작품 가격이 비싼 10명 중 1명이었으며 현재도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대부분의 재벌가는 문화재와 미술품 소유에 관심을 보인다. 빙그레는 계열 재단인 아단문고를 통해 국보 3점과 보물 28점, 코리아나는 국보 1점과 보물 2점, 한독은 보물 6점, 범삼성가인 한솔은 국보 1점과 보물 7점을 소장하고 있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더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고 한다.

삼성(호암미술관·리움)과 SK(아트센터 나비) 외에도 한화(63스카이아트미술관), 대림(대림미술관), 금호아시아나(금호미술관), 한솔(뮤지엄 산), OCI(OCI미술관), 코리아나(스페이스C), 애경(몽인아트센터), 한진(일우스페이스), 두산(두산아트센터), 포스코(포스코미술관) 등이 각각의 재단을 통해 미술품을 수집·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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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오너 일가는 문화재·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가진 대기업 오너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재벌 오너 일가는 문화재·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가진 대기업 오너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아내 앞세운 사교의 장?

이처럼 대기업, 특히 재벌 오너 일가가 문화재·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양’을 앞세워 ‘교류’를 하기 위함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관련 재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관계자는 “보통 문화재단을 통해 관련 행사를 열곤 하는데, ‘교양 있는 모임’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동시에 학계나 법조계, 정치계와 교류하는 장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행사 때 초대받는 VIP 명단을 보면 정말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사람들이 모여 있곤 한다”고 귀띔했다. 문화재, 미술품을 명분 삼아 고급 정보와 로비가 오고 가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최근에는 재테크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재산 축적에 용이하고, 특히 이미 사망한 유명 화가 작품의 경우 재테크적 가치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생존한 작가가 그림을 더 쏟아낼 경우 그림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사망한 작가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 가치가 더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작품에 손상이 가지 않는 한 가치는 오르고, 또 경제가 활황일 땐 가치 상승 폭은 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남준우 서강대 교수가 2011년 발표한 ‘미술품 가격 결정 요인과 투자 수익률 분석’ 논문에 따르면, 앞선 10년간 미술품 투자수익률은 23.74%로 부동산 투자수익률보다 4배나 높았다.

한편 환금성이 뛰어난 문화재·미술품은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또 “미술품 거래는 일대일로 할 경우 기록이 남지 않고, 소유 여부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미술품 소유 여부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자녀에게 물려줄 경우 이를 통해 현금을 만들어내는 등 탈세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
사진
지다영, SK그룹 제공,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 삼성미술관 리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2021년 03월호
2021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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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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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영, SK그룹 제공,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 삼성미술관 리움 인스타그램·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