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인 비혼모가 된 사유리
지난 11월 4일, 방송인 사유리가 일본의 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해 10월 산부인과를 찾았던 사유리는 당시 자연임신이 어려운 상태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출산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이를 꼭 낳고 싶었지만 아이를 위해 결혼을 할 순 없었다는 그녀는 정자 기증이 가능한 일본 병원을 찾아 비혼모 출산을 결심했다고 한다. 사유리는 득남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내가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서 살겠다.”라며 부모가 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개인의 선택 존중 vs 사회 혼란
사유리의 비혼모 출산을 두고 사회의 각개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유리가 정자기증을 받은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기 위해서는 법적 남편의 동의가 필요해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구시대적인 생명윤리법을 개정하고, 임신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난임에 대한 지원 역시 우리나라는 법적 부부를 대상으로만 이뤄지고 있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여성의 재생산권을 기준으로 한 난임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혼모 출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비혼모 출산은 가족 중심의 근간을 무너뜨려 사회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일부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의 출생은 한부모 가정을 양산하는 것으로,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낳을 권리 vs 낳지 않을 권리
사유리는 출산 후 “여성의 낙태뿐만 아니라 아기를 낳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여성으로서 낙태라는 ‘낳지 않을 권리’를 인정받아야 함과 동시에 ‘낳을 권리’라는 임신의 선택권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유리의 주장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성 인권과 직결되어 있다. 더불어 결혼 관계 내에서 행해지는 출산만을 정상으로 인식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가족 구성원을 받아드리는데 뒤쳐져 있진 않은지, 여성이 자기 결정권을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사유리가 우리 사회에 쏘아올린 작은 공을 유심히 관찰해야 할 때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