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투잡을 갈망할까?
요즘 직장인 5명 중 4명은 투잡에 대한 의사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추가 수입을 위해, 평소 흥미 있던 일을 해보기 위해, 자기 계발을 위해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투잡이 필수가 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과거에도 투잡은 존재했다. 대리운전, 배달 등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한 육체노동이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대다수가 경제적인 문제로 투잡을 하고 있지만 자아실현과 자기 계발, 취미 활동 등 이유가 다양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투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투잡을 선택하는 것이다.
투잡족에서 더 발전한 ‘N잡러’도 있다. 이들은 여러 가지 부업을 통해 본업에서 채워지지 않는 자아실현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경제적인 이익보다 자신의 욕구가 먼저인 셈이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회사에 취업한 직장인 중에는 뒤늦게 자아실현을 위해 투잡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업 스펙을 쌓느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던 젊은이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투잡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요즘에는 근로와 승진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평생직장의 의미가 퇴색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무급휴가 등 불안한 고용 환경이 지속되자 사람들이 경제적 안정을 찾기 위해 부동산·주식 투자 등 재테크나 별도의 근로 활동에 매진한다. 결국 취업난과 고용 불안, 점점 빨라지는 퇴직 연령, 부동산 가격 상승률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임금 상승률, 자기 계발 욕구,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에 대한 열망 등으로 직장인들은 투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플랫폼 노동의 전성시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플랫폼 노동도 전성시대를 맞았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불특정 조직이나 개인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일시적인 일자리이다. 누구나 콘텐츠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오토바이, 자전거만 있으면 배달 앱을 이용해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요즘에는 전업으로 플랫폼 노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국내 플랫폼 노동자 수는 50만~6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을 비롯해 웹소설·웹툰 등 콘텐츠 제작자,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1인 마켓 운영자,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 등 프리랜서, 배달 라이더 등을 모두 합한 수치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2,794만 명 중 1.8%를 차지한다. 아직 높지 않은 비율이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플랫폼 근로자 수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2008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에너지·금융 분야였다면 2018년에는 10개 중 7개가 플랫폼 기업이다. 앞으로 20년 내에 1만 개 이상의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상당수 생기면서 기존의 일자리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노무 등 저소득층 일자리를 중심으로 전체 일자리의 약 70%가 사라지거나 플랫폼 기업에 새롭게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한 미래학자는 “하나의 풀타임 정규직이 아니라 여러 개 프리랜서 직업을 갖는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바뀔 것이다. 근로 기간도 몇 시간에서 몇 개월 단위로 탄력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긱 이코노미의 등장
플랫폼 노동은 일한 만큼 이익을 얻고, 때로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억대 연봉을 벌어들이는 유명 유튜버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고용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플랫폼의 정책에 따라 소득이나 업무 방식이 좌우된다는 큰 문제점도 있다. 개별 노동자가 자영업자처럼 일하기 때문에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 직장인들이 기존의 직장을 버리지 못하고 투잡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 노동자보다 좀 더 넓은 개념으로는 ‘긱(Gig) 이코노미’가 있다. 긱은 한 번의 특정 공연을 위해 연주자를 고용하는 관행에서 나온 말로 포괄적으로 프리랜서 근무 형태를 의미한다. 긱 이코노미는 정규직의 전형적인 근로 형태가 아닌, 비정규직 형태의 임시직 노동자가 늘어나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플랫폼 노동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계약직, 임시직 노동자가 포함된다.
이들은 고용과 임금에 있어 불안하지만 반대로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마음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조직에 얽매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층이 이런 형태의 업무를 선호한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활동인구 중 긱 이코노미에 종사하는 인력은 20~30% 정도다.
긱 이코노미는 고용자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위험을 감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적인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고 본업과 병행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다양한 직업 선택이 가능해지는 순기능이 있다. 취업하기 어려운 주부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노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포스텍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98%는 정규직 전환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과 자유로운 시간 활용 등을 생각했을 때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으로 남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렇듯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포스텍 연구팀은 “상황에 따라 비정규적인 노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의 안정성과 복지를 제공하는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 없이, 고용 형태만을 기준으로 정규직화를 외치는 노동운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8월,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산재보험 적용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제 고용시장의 변화에 따른 긱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잡족을 위한 추천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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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저자 박유연 출판 원앤원북스
무료로 수업을 받고 대학생이 되면 과외비를 갚는 후불 교육 시스템, 인테리어용 그림을 정기적으로 바꿔주는 그림 구독 서비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의 발음 연습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등.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휘어잡은 스타트업 대표 40명의 창업 인사이트를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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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해밀(박하나) 출판 비제이퍼블릭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스토어를 현실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가 한 달 만에 매출 1,000만원을 달성한 실전 전략, 키워드·이미지·상품 등록 과정까지 저자의 노하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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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N잡하는 허대리 출판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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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류진이 출판 티더블유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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