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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들려주는 코로나19 이후 소비 이야기

On October 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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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노멀을 이끌 소비 트렌드는…”

<코로나가 시장을 바꾼다> 저자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이준영 교수

코로나19 이후를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로 명명했습니다. ‘넥스트 노멀’의 의미는 새롭게 만들어진 표준이 새로운 시대를 규정하는 표준이 된다는 의미로 코로나19 이후의 삶이 이전과는 다른 표준을 가지게 될 것임을 뜻해요. 사람들끼리 일정한 거리를 둔다거나,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쓴다거나, 언택트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는 등 새로운 문화들이 표준이 된다는 거죠.

가장 눈여겨볼 소비 트렌드는 뭘까요? 아무래도 ‘홈코노미’에 대한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요. 이제 집 안에서 모든 활동을 하게 됐잖아요. 일을 하러 직장에 가는 게 아니라 일이 나에게 오게 됐고, ‘방구석 캠핑’ 등 집 안에서 취미 생활을 즐기고 놀이를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큰 TV를 사서 영화관 분위기를 낸다거나 마당에 대파를 기르고,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고요. 한마디로 집이라는 공간이 멀티 공간으로 변화하고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된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집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진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있다면요? 아무래도 ‘언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죠. 감염병 공포로 사람들이 대면 접촉을 피하면서 비대면 서비스와 원격 기술, 온라인 상거래 등 시장을 둘러싼 언택트 기술의 활용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또 점점 더 그럴 거예요. 사무실 근무는 빠르게 원격 근무로 대체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고 있잖아요. 요즘은 현장에 방문해 일일이 고르고 주문할 필요 없이, 편리하게 상품이나 서비스가 집으로 정기적으로 제공되는 구독 경제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어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언택트 리테일 트렌드가 부상하고 AI에 의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급성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산업에 뛰어들려는 이들도 많습니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소비 시장에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고객에게 남들과 다른 어떤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것인지 디테일한 시각이 필요하죠. 화장품 사업을 예로 든다면 이런 거예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요즘 색조 화장에 대한 수요는 줄었지만 기초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높잖아요. 일상화된 마스크 착용 탓에 피부 트러블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레 기초화장품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진 때문이죠. 또 마스크에 금방 지워지는 립스틱보다 유지력이 좋은 틴트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화상회의가 많아지면서 화면에 예쁘게 보이는 메이크업 방법을 검색하는 이들이 많아졌어요. 급변하는 시대에 남들과는 차별화를 둔 상품은 무엇일지 아이템 선정에 깊은 고민을 해본 다음 사업에 뛰어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러한 혼란 속에서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요즘 같은 시대엔 건강과 안전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욕망이 억눌리면서 보복 소비 형태로 과소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죠. 과다 경쟁으로 판매업체들 역시 평소보다 물건을 싸게 내놓으면서 소비자는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구매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고요. 이럴 땐 먼저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을 잘 다스려 소비에 현명한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집콕 생활’이지만 집 안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고 여유를 갖는다거나, 외식을 하진 못하지만 가족과 맛있는 요리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지나친 소비를 하지 않도록 단련해야겠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소비 패턴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동 패턴이 변화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사실상 어려워요. 요즘은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가 아니라 With Corona(위드 코로나)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어찌 됐든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응해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거예요. ‘실버 라인’이라는 말이 있어요. 먹구름에 가려진 은빛 광채라는 뜻이죠. 흐린 하늘이지만 뚫고 올라가면 밝은 빛줄기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 불안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영 교수의 소비 트렌드 7

1 홈코노미
도시 봉쇄,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확산된 집 내부에서의 경제생활. 앞으로 집에서의 시간을 더욱 다채롭게 보내기 위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 언택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대면 소비의 확대로 모든 것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는 요즘,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온라인의 무한한 확장성과 공유 사업, 구독 경제 등의 초개인화 비즈니스가 우리 삶을 뒤바꾸고 있다.

3 멘탈데믹
멘탈(Mental)과 팬데믹(Pandemic)을 결합한 합성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감염병 대응에서 심리 방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4 로컬리즘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으로 탈세계화가 이뤄지고, 보호무역과 고립주의가 심화돼 다양한 로컬 경제가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5 코로나 디바이드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계급이 탄생하고, 소비의 양극화와 디지털 정보 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6 코로나 패러독스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모순적으로 환경이 회복되는 상황. 그린 뉴딜 시대(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가 도래하고 친환경 소비와 윤리적 소비가 확대될 것이다.

7 코로나 리세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의 불황을 닮은 코로나발 경기 침체. 불황 속에도 소비자에게 주목받는 비즈니스 전략들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서민규
2020년 10월호
2020년 10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서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