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드디어 등판!
다사다난했다. 결혼부터 이혼까지, 이슈 그 자체였고 잔인하리만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루머들의 시간이었다. 최근엔 열애 루머까지 더해져 작품보다 사생활이 대중의 입에 더 자주 오르내렸다.
이혼 이후 주춤했던 그가 내민 비장의 카드는 영화 <승리호>(2020)다. 영화 <군함도>(2017) 이후 3년 만의 복귀다. 출세작 <늑대소년>(2012)으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재기 발랄한 조성희 감독과 8년 만의 재회다. 할리우드에서는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 등을 꾸준히 선보였지만,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우주 SF 판타지 장르다. 송중기 외에도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비롯해 <호빗> 시리즈 (2012~2014)와 <오션스8>(2018)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까지 가세해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은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 살상 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송중기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로 분한다. 태호는 전직 UTS 기동대 에이스 출신으로, 작전 중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겪고 모든 것을 빼앗긴 후 승리호의 조종사가 된 인물이다.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진 그는 돈을 모아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듯,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달려든다. 신발도 없이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채 여유 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승리호를 조종한다.
연출은 맡은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는 스스로 캐릭터의 빈틈을 메우고 창조하는 배우다. 그는 태호가 가진 모든 것을 완벽히 표현해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늑대소년> 때와 변함없이 여전히 성실하고 밝고 유쾌하며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배우다. 주변을 늘 웃게 만드는 그와 함께 작업을 한다는 건 큰 행복이다”라고 재회의 소감을 밝혔다.
재기 성공할까?
영화 <승리호>의 어떤 점에 끌렸나?
9년 전 영화 <늑대소년>을 촬영할 때 감독님이 우주 SF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당시엔 재미있는 우주 활극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후 ‘우주쓰레기’라는 기발한 소재라는 말을 듣고 더 큰 신선함을 느꼈다.
시나리오를 읽고 든 첫 느낌은?
<승리호>라는 제목을 처음 떠올렸을 때부터 좋았다. 그동안 할리우드의 전유물이었던 우주 SF 영화인데 한글로 ‘승리호’라 적혀 있고 그 밑에 태극기가 있다는 것을 상상했을 때 소름이 돋았다.
다시 만난 조성희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사실 <늑대소년> 때는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끝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감독님과 이미 익숙해진 상태에서 서로의 색을 알고 시작한 터라 촬영 내내 말을 안 해도 진심이 오갔다.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에 여유가 좀 생겼다고 해야 할까?(웃음)
현장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고 들었다.
정말 활기찼고 그 중심엔 (유)해진 형님이 계셨다. 애초에 유해진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소리를 몇 번 질렀는지 모른다. 실제로 형님은 촬영 내내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고, 또 그것에 대해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태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
돈이 없어 구멍 난 양말만 신고 다니는 지질한 인물이다. 돈이 되는 일은 뭐든 찾아다니는 냉철하면서도 잔머리 굴리는 캐릭터다. 전반적으로 차가운 인물이라서 자칫 내가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차갑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분위기를 업시키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대본을 워낙 디테일하게 써놓으셔서 배우들은 각자의 색에 맞게 개성만 살짝 덧입히면 됐다.
함께 출연한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는 어땠나?
내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컴 온!”이라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스타일이었다. 그 여유가 너무 멋있고 기댈 수 있는 형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황정민 선배에게도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개봉을 앞둔 소감은?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한 장면들이 관객을 정신없이 몰아친다. 큰 화면으로 좋은 사운드와 함께 보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태호의 지질하면서도 속 깊은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면 배우로서 저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박보검의 청춘 기록
드라마 <청춘기록>을 보고 있노라면 ‘흐뭇하다’. 박보검의 훈훈한 비주얼 때문만은 아니다. 데뷔 초부터 지켜봐온 한 배우의 성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다.
그동안 박보검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 <남자친구> 등 매 작품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한동안 광고 외에는 볼 수 없었던 그는 tvN 드라마 <청춘기록>을 통해 더욱 업그레이된 훈내와 탄탄한 내면 연기까지 보여주며, ‘박보검 매직’이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 중이다. 간혹 손발이 오그라드는 설정과 대사들이 나오지만 박보검이기에 능수능란하게 풀어낸다. 그러니까 박보검 이즈 뭔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그린 드라마다. 꿈꾸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린 이 시대의 청춘, 저마다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직진하는 이들의 뜨거운 기록이 설렘과 위로를 전한다.
지난 8월 31일 군 복무를 시작한 박보검은 극 중 열정을 품은 현실주의자 ‘사혜준’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며 군백기(군 입대+공백기)를 채운다. 박보검은 주변의 냉소와 만류에도 흔들리지 않고 배우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혜준의 고군분투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과 응원을 불러일으킨다. 상대 배우는 영화 <기생충>의 히로인인 박소담이다. 우연히 사혜준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며 성공한 덕후로 등극한 야무진 청춘 ‘안정하’로 분한다. 두 사람의 케미가 관건인데, 현재까지는 로맨스에 특화된 박보검과 비교해 ‘설렘 유발 지수’가 부족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여기에 모델 출신 변우석이 ‘원해효’ 역을 맡아 사혜준과 선의의 라이벌로 뜨겁게 부딪히면서도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며 뜨거운 우정을 그려낸다. 이 밖에도 하희라, 신애라, 한진희, 박수영, 서상원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도 힘을 더한다.
<청춘기록>은 히트작 메이커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WATCHER>를 통해 치밀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입증한 안길호 PD가 연출을, <닥터스> <사랑의 온도> 등 현실적인 시선이 녹아든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사랑받아온 하명희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여기에 K-드라마 열풍을 이끌고 있는 팬 엔터테인먼트와 스튜디오 드래곤이 공동 제작으로 참여했다. 박보검은 방영 전 군입대를 앞두고 짧은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입대 전까지 열일
어떤 캐릭터인가?
‘혜준’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가치관을 지닌 친구다. 정직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캐릭터라 연기를 하면서도 나 또한 닮아가려고 노력하며 촬영했다.
모델 ‘사혜준’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패션쇼 런웨이 영상, 화보,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고, 틈틈이 연습했다. 주변 분들이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더라. 뭐든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덧붙여 일상의 혜준이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평범한 20대 청춘이다. 꿈이 있는 내 또래들처럼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박보검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뭔가?
나이를 떠나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 청춘이지 않나 생각한다.
박소담, 변우석 등 청춘 배우들이 함께 호흡하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웃음이 끊이질 않아 NG가 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언제나 화기애애했다. 촬영장 가는 게 굉장히 즐거웠다. 극 중 박보검과 진한 우정을 그리는 신예 변우석은 “먼저 마음을 열어주고 편안하게 다가와준 박보검과 박소담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즐겁게 촬영했다”며 “특별히 뭘 하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빨리 가고,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 같았다. 재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영상에도 고스란히 담겼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청춘기록>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혜준이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의 감정 변화에 따라 느껴지는 재미가 클 것이다.
한편 박보검은 지난 8월 31일 해군 의장대 문화홍보단에 입대했다. 경남 창원 해군 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을 6주간 받은 후 자대 배치될 예정이다. 총 20개월의 복무 기간을 마친 뒤 2022년 4월 말에 제대한다. 앞서 박보검의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는 “입소 시 배우가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거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등의 짧은 절차도 없이 곧바로 입소하려고 한다”며 코로나19 n차 감염 우려에 팬들의 현장 방문 자제를 거듭 요청한 바 있다. 실제로 박보검은 입대 당일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마스크를 낀 모습이었고, 어떠한 인사나 간단한 행사도 없이 조용히 입소했다.
‘군백기’가 생긴 박보검이지만 팬들은 안방극장과 영화관을 통해 박보검을 만날 수 있다. <청춘기록>을 시작으로 공유와 함께 출연한 영화 <서복>, 수지·최우식과 출연한 영화 <원더랜드> 등이 연이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