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글 | 창비
명절은 가까운 가족뿐 아니라 타지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이 쓰이는 때다. 나는 좋은 이웃일까? 좋은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는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같이 살기 위해서,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스티븐 프라이 글 | 이영아 옮김 | 현암사
그리스 신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의 보고다. 다양한 필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그리스 신화를 다시 써냈다. 입담 좋기로 유명한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저자는 그리스 신화를 어떻게 되살려냈을까?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오미 클라인 글 | 이순희 옮김 | 열린책들
지난여름의 긴 장마와 변덕스러운 날씨는 환경문제가 발등의 불이 됐음을 실감하게 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회용품 쓰지 않기, 에너지 아끼기 등 당장의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좋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주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환하게 보인다.
큰 건축물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 | 박혜수 옮김 | 한길사
이 책을 미리 읽어둔다면 금문교, 후버댐, 하기아 소피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을 직접 보러 갔을 때의 감동도 더 커질 것이다. 큰 건축물, 즉 빌딩, 댐, 다리 등이 어떤 원리로 어떻게 지어졌는지 설명한 이 책을 읽으면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압도적 스케일에 감탄하게 된다.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글 |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연휴라는 시간적 조건과 집콕이라는 공간적 조건이 갖춰진 지금은 두꺼운 책에 도전해볼 최적의 기회. 식물학자의 전문지식과 인디언의 오랜 지혜를 함께 엮어 풀어낸 이 책은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 우리가 믿고 있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쯤에서 멈춰 우리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돌아보기를 권한다. 삶이 다시 보이는 책.
사슴의 왕
우에하시 나오코 글 |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
문화인류 학자가 쓴 판타지 소설. 괴이한 전염병과 싸우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강대한 츠오르 제국과 싸우는 전사단의 수장인 '반'과, 뛰어난 의술로 존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는 의사 '훗사르'. 저자는 전염병의 특성과 전이 과정을 세세하게 반영하기 위해 실제 의사인 사촌오빠의 도움을 받아 이 소설을 완성했다. 상황과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눈물점
미야베 미유키 글 |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괴담이든 추리소설이든 읽는 이를 강력한 흡입력으로 빨아들이는 저자의 최신작. 괴담을 수집하는 이상한 가게 '미시마야'의 '듣는 이'가 바뀌면서 새로운 괴담이 시작된다. 기발한 아이디어나 끔찍한 장면으로 점철한 괴담이 아니라 인간의 뒷면에 대한 미미 여사다운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4편의 괴담이 실려 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글 | 김선형 옮김 | 살림
흥미진진한 추리물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묘사에 눈이 가는 소설. 평생 동물생태학자로 살아온 작가가 일흔이 되고 쓴 첫 소설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 가의 습지에 사는 외로운 소녀 '카야'가 자연과 교감하는 한편 사랑하고 스스로를 지켜내며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차의 시간을 걷다
김세리·조미라 글 | 열린세상
집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큰 위안이 되는 시절. 차에 대해 더 많이 안다면, 그 풍성한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기와 차를 갖추기 전에 차에 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고대 중국에서 시작해 동아시아 역사와 함께해온 차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하다. 더불어 온갖 옛 그림과 다기 사진으로 눈도 행복해지는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글 | 동아시아
건강 문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절이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하지만 건강이라는 게 개인의 노력에만 달린 것일까? 이 책은 사회적 원인에 따라 건강에 차등이 생기는 현상에 주목한다. 개인의 건강도 사회의 문제와 떨어질 수 없음을 구체적 실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스틸라이프
루이즈 페니 글 |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의 첫 권.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도 재미지만, 캐나다 퀘백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행을 할 수 없는 지금, 낯선 마을로 우리를 떠나게 한다. 시골 마을의 단풍나무 숲에서 발견된 노부인의 시체. 그림 전시를 일주일 앞둔 아마추어 화가를 죽인 이는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일까? 개성적인 탐정 아르망 가마슈 경감의 활약이 눈부시다.
숨
테드 창 글 | 김상훈 옮김 | 엘리
쉽게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인간과 과학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책.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후 17년간 써온 9편의 중·단편을 묶어냈다.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나오는 작품마다 화제가 되는 천재 SF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