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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설렘을 담은 최희의 신혼집

올해 초 결혼과 임신 소식을 알리며 생애 가장 행복한 ‘첫 순간’을 맞이한 최희 아나운서가 신혼집을 공개했다. 결혼이라는 이벤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속도에 맞춘 새 보금자리는 요란하지 않고, 단아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On September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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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기다림으로 맞이한 공간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부터 결혼하면 이곳에서 살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어요. 결혼 전부터 바라던 곳이어서 차분히 준비해 오게 됐죠. 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세 식구가 첫 시작을 하는 집이에요.”

최희의 말이 증명하듯 그녀의 첫 신혼집은 결혼과 동시에 입주한 곳이 아닌, 남편과 그녀가 자신들의 속도에 맞춰 시간을 갖고 준비한 공간이다. 결혼 후에도 최희가 결혼 전 거주하던 집에 두 사람이 머무르며 부부가 마련한 집이 비워지고 가꿔지는 기간을 넉넉하게 기다렸다. 진정한 의미에서 첫 신혼집인 셈이다.

두 사람은 남편의 직장과 가까우면서 아나운서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최희 역시 업무를 위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보금자리를 찾았다. 교통의 편리성과 주거 여건을 고루 살피며 새 터를 찾다가 발견한 부부의 공간은 연식이 꽤 오래된, 클래식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곳이었다.

우드 톤의 몰딩과 화려한 패턴의 벽지가 가득했던 집의 느낌을 미니멀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정리하고자 최희의 지인을 통해 인연을 맺은 건축디자인 시공사 대표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했다.

많은 셀럽의 럭셔리 하우스를 시공해온 보스 디자인의 김정은 대표는 “이렇게 똘똘하고 원하는 바가 뚜렷한 클라이언트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집을 완성해가는 동안 그녀에게 종종 감탄했다고 전했다. 오직 심미적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낭비하는 법은 없었지만 작은 타일 하나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완성하고자 한 집의 형태에 맞는지 꼼꼼히 점검하곤 했다는 것.

입주 당시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정도로 몸이 무거웠지만, 사소한 자재 하나도 직접 공부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보러 다녔다고. 인테리어 스타일은 물론, 곧 태어날 아기에게 사소한 피부 트러블이라도 유발하지 않도록 페인트부터 바닥 자재까지 자연 소재를 고집했다. 예를 들면 집 안 전면에 벽지를 바르는 대신 천연 소재로 만든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한 식이다. 환경호르몬이나 새집증후군이 없도록 해달라는 그녀의 요구에 김정은 대표는 병원 신생아실에 쓰이는 자연 소재 페인트를 사용했다고.

“첫 집이고, 아기가 태어날 곳이다 보니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자재에 많이 신경 썼죠. 그 덕분인지 이사 온 첫날은 물론, 시공 중에 들렀을 때도 새집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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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로 일관한 전체 인테리어 속에서 실버 톤으로 통일한 다이닝 룸은 세련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던 취향이 반영됐다.

화이트로 일관한 전체 인테리어 속에서 실버 톤으로 통일한 다이닝 룸은 세련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던 취향이 반영됐다.

  • 화이트로 일관한 전체 인테리어 속에서 실버 톤으로 통일한 다이닝 룸은 세련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던 취향이 반영됐다. 화이트로 일관한 전체 인테리어 속에서 실버 톤으로 통일한 다이닝 룸은 세련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던 취향이 반영됐다.
  • 새집을 마련하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스피커였다는 최희. 그동안 음악을 들 을 여유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지만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고. 새집을 마련하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은 스피커였다는 최희. 그동안 음악을 들 을 여유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았지만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고.
  • 집 안 곳곳에 놓인 디퓨저와 디자인 도서들, 플라워를 통해 최희의 인테리어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집 안 곳곳에 놓인 디퓨저와 디자인 도서들, 플라워를 통해 최희의 인테리어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마다 빛이 가득한 집

“저마다의 공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잖아요? 저는 채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빛이 가득한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건강하게 생활하는 덕분인지 기분도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도 채광이 잘된다는 점이었어요.”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바꾸고 일부는 지켰지만 창은 가리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그녀의 집은 거실은 물론 방마다 빛이 가득하다.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드레스 룸. 최희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시공에 개입한 곳이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기도 하다.

대개 집 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거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만드는 곳이지만, 그녀의 드레스 룸은 다르다. 방송 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의상이 많은 편이라 예전에 살던 집에서 가장 불만스럽고 혼란스러웠던 공간이 드레스 룸이었다고 했다. 어둡고 좁은 탓에 옷을 빽빽하게 넣고 쌓다가 나중에는 정리를 포기했던 공간인 만큼 새집의 드레스 룸은 수납공간이 넉넉하면서 밝고 환기가 잘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신경 썼다고. 창으로 들어오는 빛만으로도 별도의 조명이 필요 없어 보이는 밝고 넓은 공간은 그 바람이 그대로 반영된 곳이다.

꿈에 그리던 집을 완성해가는 과정이었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밝고 탁 트인 공간을 만들려 했기 때문에 시공 과정 내내 직접 공부하고 참여했다. 이전의 구조를 알아볼 수 없도록 대대적인 공사를 하는 대신, 살린 건 살리고 뺄 건 빼는 식으로 투자했다. 천장 공사를 하지 않는 대신 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조명을 바꾼 식이다. 미니멀하고 단정한 공간에 대한 취향이 확실한 데다 엄마가 되면서 바뀐 마음가짐도 한몫했다.

“보여주기용 인테리어보다 내실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었어요. 독신 시절에는 바쁘게 일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 탓인지 생활도 공간도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의 집은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리는 곳인 만큼 정돈된 공간으로 가꾸고 살고 싶었어요. 그런 바람을 최대한 반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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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잘 드는 아담한 부부의 침실. 오롯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최소한의 가구로 아늑하게 꾸몄다.

햇빛이 잘 드는 아담한 부부의 침실. 오롯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최소한의 가구로 아늑하게 꾸몄다.

  • 햇빛이 잘 드는 아담한 부부의 침실. 오롯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최소한의 가구로 아늑하게 꾸몄다. 햇빛이 잘 드는 아담한 부부의 침실. 오롯이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최소한의 가구로 아늑하게 꾸몄다.
  • 침실 내 서랍장 위에 놓인 오브제들. 향초를 받치고 있는 접시는 최희가 직접 만들었으며, 소를 그린 유화는 그녀의 남편이 직접 그린 것이다. 침실 내 서랍장 위에 놓인 오브제들. 향초를 받치고 있는 접시는 최희가 직접 만들었으며, 소를 그린 유화는 그녀의 남편이 직접 그린 것이다.
  • 방송 활동을 하느라 쌓인  의상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던 최희의 바람을 최대한 반영한 드레스 룸. 방송 활동을 하느라 쌓인 의상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던 최희의 바람을 최대한 반영한 드레스 룸.
  • 결혼 주례를 맡았던 신부님이 써주신 ‘지지불태(知止不胎)’라는 글귀가 담긴 액자.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어떤 경우에도 유념하기 위해 침대 맞은편 벽에 세워두었다. 결혼 주례를 맡았던 신부님이 써주신 ‘지지불태(知止不胎)’라는 글귀가 담긴 액자.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어떤 경우에도 유념하기 위해 침대 맞은편 벽에 세워두었다.
  • 최희의 남편이 3D 프린터로 직접 만든 턴 테이블. 최희의 남편이 3D 프린터로 직접 만든 턴 테이블.

 

직접 가꾸고 채워가는 보금자리

“조만간 캣 타워를 직접 디자인해볼 생각이에요. 남편이 손으로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데다가 아주 잘하는 편이거든요. 저는 디자인을 하고 제작은 남편에게 부탁할 생각이에요.(웃음) 무엇보다 곧 태어날 아기 침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만들어준 침대라면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새로운 집에 자리를 잡은 두 마리의 반려묘를 보면서 웃음 짓던 최희가 말했다.

화려하고 비싼 것보다 내게 맞는 것, 의미 있는 것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옛집에서부터 챙겨 온 가장 소중한 살림살이를 꼽아보라는 질문에 침실 서랍장 옆에 세워둔 ‘지지불태(知止不殆)’라는 글귀가 쓰인 액자를 꼽았다. 결혼 당시 주례를 맡아준 신부님이 직접 써주신 문구로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한 말이다.

“웃음 넘치고 행복에 겨운 날들에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고 챙길 줄 알아야 하며, 반대의 경우에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삶이 좀 더 진실한 행복으로 가득하리란 의미를 담았어요. 눈뜨면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그 글귀가 있었으면 해서 침실 맞은편 벽에 기대어 세워뒀죠.”

부부의 침실에도 예외 없이 빛이 들어오는 창이 나 있다. 이곳은 안락한 공간임에도 최희와 그녀의 남편의 손길이 닿은 소소한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침대 맞은편에 놓인 서랍장 위에는 최희가 직접 만든 도자기 그릇과 남편이 직접 그린 작은 유화가 나란히 놓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기자기하지만 완성도 높은 부부의 작품에 감탄하는 동안 그녀가 자랑스레 꺼내놓은 것은 남편이 3D 프린터로 만든 턴테이블. 완성도에 감탄하자 뿌듯함이 얼굴에 스치면서 아기 침대도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다짐하며 미소지었다.

자신은 남편처럼 직접 소품을 만들지 못하는 대신 집안 인테리어와 전체 부위기를 코디네이터 하는데 정성을 기울였다고. 만삭의 몸으로 플랜테리어 식물을 직접 골라 오면서 실내장식을 도맡은 것도 그녀의 의지였다.

“새집에 들어온다고 해서 새것으로 가득 채울 생각은 한 적 없어요. 대신 이사를 결심하면서 스피커를 꼭 좋은 것으로 마련하고 싶었어요. 우리 부부 모두 바삐 일을 하다 보니 느긋하게 음악을 들을 여유조차 없었더라고요. 혼자 살 때는 더욱 그러했고요. 이 집에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좋은 음악을 듣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막상 좋은 스피커를 고가에 구매하려는 순간에는 선뜻 손이 안 가서 매장을 세 번이나 돌며 서성댔어요. 결국 ‘음악을 들으면 태교에 좋다’는 매장 직원 말에 설득됐죠. 어제 저녁에 남편과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는데 그 말이 맞는 거 같더라고요.(웃음) 석 달 뒤면 아기가 태어날 텐데 따뜻한 빛으로 가득한 집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인생의 중요한 막을 열고 싶어요.”

CREDIT INFO
에디터
남미영
사진
박충열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보스디자인(주) 김정은 대표 (www.bossdesign.co.kr).
취재협조
드레스룸 짠몰닷컴 www.zzanmall.com, 천연페인트 종이없는벽지(주) www.shkguru.com, 천연페인트 시공 가나안상사(강동구) 02-461-7744, 조명 LINNO www.linno.com, 가구(쇼파, 쇼파테이블, 러그, 침대협탁, 포인트체어, 스탠드 조명) 까사미아 (www.guud.com), 플라워 데코 라움 이영희 플라워디렉터 @youngheeyeou
2020년 09월호
2020년 09월호
에디터
남미영
사진
박충열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보스디자인(주) 김정은 대표 (www.bossdesign.co.kr).
취재협조
드레스룸 짠몰닷컴 www.zzanmall.com, 천연페인트 종이없는벽지(주) www.shkguru.com, 천연페인트 시공 가나안상사(강동구) 02-461-7744, 조명 LINNO www.linno.com, 가구(쇼파, 쇼파테이블, 러그, 침대협탁, 포인트체어, 스탠드 조명) 까사미아 (www.guud.com), 플라워 데코 라움 이영희 플라워디렉터 @youngheeye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