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미가 부쩍 분주해졌다.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안방극장 복귀를 준비하면서부터다. 그녀는 최근 JTBC 드라마 <사생활>에 연이어 tvN 드라마 <스타트업>의 출연을 확정 지었다.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큰 행복이지만 '배우' 타이틀을 달았을 때 꿈틀거리는 열정은 지금의 송선미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송선미는 1997년 데뷔해 올해로 벌써 24년 차 베테랑 배우다. 1996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입상하며 얼굴을 알린 뒤 이듬해 SBS 드라마 <모델>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데뷔 초에는 통통 튀는 신세대 연기로 매력을 발산했다면 SBS <녹색마차>(2009), JTBC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2013), tvN <기억>(2016), MBC <돌아온 복단지>(2017) 등을 거치면서 무게감 있는 배우로 발돋움했다. 2017 MBC 연기대상에서는 <돌아온 복단지>로 연속극 여자 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빛이 드리운 곳엔 어둠도 공존했다. 송선미는 같은 해에 불미스러운 사고로 남편 고 씨를 여의었다. 수상 소감 당시 송선미는 남편을 향한 그리움에 눈물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국의 '싱글맘'을 지지하고 위로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그렇게 송선미는 단단해졌다. 송선미는 시련을 딛고 좋은 엄마와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다시 부지런히 시간을 보낸다.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오늘은 한층 더 무르익어가고 있다.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드라마 촬영과 육아를 병행 중이라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틈틈이 운동도 하고 있고요. 꾸준히 저를 걱정해주고 관심 가져주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종종 SNS로 일상을 공개하기도 해요.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는 중입니다.
JTBC 드라마 <사생활>로 복귀를 확정 지었어요. 드라마는 한 3년 만이에요. 오랜만이라 그런지 현장의 분주함이 좋더라고요. 그 안에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게 저에게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와요. 제가 맡은 '김미숙'이라는 인물은 계획력, 추진력,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완성형 사기꾼이에요. 매력적인 캐릭터이니, 자세한 건 꼭 방송으로 확인 부탁드려요.(웃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때가 있긴 해요. 젊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보면 시름이 싹 씻겨요. 한창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어 할 나이라 그 욕구를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고 해요.
송선미는 어떤 엄마인가요? '어떤 엄마'에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기준치를 조금 내려놨어요. 저도 엄마가 처음이다 보니 부족하기도 하고 실수할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땐 자책하거나 슬퍼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제가 건강하고 즐거워야 아이도 저를 보며 행복할 수 있겠더라고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땐 아이에게 솔직하게 털어놔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요.
"요즘 저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요. 좋은 엄마,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더 사랑해주기로 했어요. 그 사랑이 넘쳐흘러 내 아이에게까지 도달하기 바라는 마음으로요."
미모가 여전해요. 자기 관리 방법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건강 유지가 최고예요. 그래서 다이어트도 건강하게 하고 있어요.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견과류, 과일, 채소 위주로 섭취해요.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것이 운동이죠. 운동은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잖아요. 운동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려요.
추천하는 운동이 있나요? 탄츠플레이(필라테스와 현대무용 등을 접목해 만든 운동)요. 탄츠플레이를 시작한 지 7년 정도 됐는데 늘 주변에 추천하고 다닌답니다.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주거든요. 어느 부위의 힘을 써야 하는지, 내가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쓸 때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어요. 다만 오래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이니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시길 바라요.
송선미는 어떨 때 가장 행복을 느끼나요? 예전에는 '사소한 것들에서 오는 기쁨'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어떤 일을 해냈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에 가깝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어려운 시기에 저에게 배역을 맡겨준 <사생활> 제작진에게 감사해요.(웃음) 무엇보다 오늘도 무사히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요. 특히 육아를 하면서 점점 성숙해지는 저 자신이 뿌듯하더라고요. 요즘 주변에 감사한 일로 넘쳐서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도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떻게 이겨내나요?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더 사랑해주기로 했어요. 그 사랑이 넘쳐흘러 내 아이에게까지 도달하기 바라는 마음으로요. 슬플 땐 슬픈 대로, 화날 땐 화나는 대로 저 자신을 온전히 받아주려고 해요. 아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혼자였다면 많이 힘들고 방황했을 것 같아요.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가 많아 항상 목말라요.
앞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 '멀티플레이어 송선미'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네요."
1997년에 데뷔해, 어느덧 24년 차예요. 실감이 나나요? 숫자로 들으니 정말 실감이 안 나네요.(웃음) 24년 차지만, 아직 배움에 대한 열망은 가득해요. 요즘 TV를 보면 좋은 후배 배우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자극을 받고 있고 연기적으로 더 깨치고 싶다는 열정도 샘솟아요. 앞으로도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해요.
돌이켜보면 지난 23년 활동, 어땠나요? 작품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늘 벅찼어요. 필모그래피가 늘고 경험치가 쌓일 때마다 영광스러웠죠. 그만큼 책임감도 생겼고요. 그 순간이 쌓여 어느덧 오늘이 됐네요. 큰 굴곡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어 다행이에요. 무탈하게 지나올 수 있었던 데는 제 노력도 있었겠지만, 좋은 분들이 곁에서 늘 저와 함께해줬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기회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갈증도 있을 것 같아요. 보여주지 못한 역할이 많아 항상 목말라요. 아마 저보다 더 오래 일한 베테랑 선배님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연기에 만족이 어디 있겠어요. 앞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멀티플레이어' 송선미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네요. (웃음) 그러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역할에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 같은 역할이오. 겉으로는 성실하고 착해 보여도 내면엔 진실이 없는 캐릭터도 매력적이지 않나요? 심리를 다룬 범죄 스릴러, 액션 등이 제가 좋아하는 분야거든요.
한마디로, 송선미는 어떤 사람인가요? 생각보다 빈틈이 많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게 부끄럽지 않아요. 저조차 너무 완벽한 사람에게는 매력을 못 느끼니까요. 부족하기에 더 채워갈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물론 배우로서도요. <사생활>을 시작으로 연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송선미의 터닝 포인트는 언제인가요? 음, 아직 없는 것 같네요.(웃음) 자신 있게 터닝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언제쯤 찾아올지 저도 기대가 돼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좋은 엄마와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저도 나이를 먹을수록 무르익겠죠? 소망이 있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멋지고 인간미 넘치는 송선미가 되는 거예요.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제 다양한 모습을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