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유산슬'
지난해 연말 유재석은 데뷔 29년 만에 신인상을 거머쥐는 이변을 낳았다. 그의 부캐, 유산슬이 수상한 것이다. 유산슬의 공식 소속사는 MBC이지만 유산슬은 지상파 3사를 통합시킨 전무후무한 신종 캐릭터다. 당시 기자회견을 가진 유재석(아니 유산슬)은 "오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사람은 유산슬인가, 유재석인가?(웃음)"라는 기자들의 질문에(사실 기자들도 어리둥절했다), "나도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다. 사인을 해줄 때 '유산슬로 사인해달라'는 분이 계신다. 한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유산슬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효리 '서울왔어효' '린다지(G)'
<놀면 뭐하니?>는 최근 비와 이효리, 유재석을 총출동시켜 혼성 그룹 결성을 예고했는데, 한동안 '자연인' '요가인' '동물애호가'의 라이프를 보여줬던 민박집 사장 이효리는 명불허전 섹시 디바로 귀환해 화제를 낳았다. 방송이 끝나자 대중은 이효리에게 '서울왔어효' '린다지'라는 부캐를 선사했다.
부캐 맛보기, 매드클라운 '마미손'
거슬러 올라가 부캐의 맛보기는 래퍼 매드클라운의 '마미손'이었다. 지난 2018년 케이블 음악 채널 Mnet에 고무장갑과 흡사한 복면을 쓰고 출연해 자신을 '마미손'이라고 소개한 것. 언뜻 봐도 매드클라운이었다(그게 재미있다). 당시 매드클라운은 자신의 SNS에 "다분히 상업적이네요. 엮지 말아주세요. 불쾌하거든요"라고 부인해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현재까지도 서로 부인하고 있지만 더 이상 대중은 그의 정체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마미손의 음악과 매드클라운의 음악, 그 결이 다른 두 종류의 음악을 우리는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다.
박나래 '조지나'
방송인 박나래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안동 조씨, '조지나' 캐릭터를 만들었다. 립스틱을 오버스럽게 바른 조지나는 언뜻 보면 관능적이지만 자세히 보면 구수한 '안동 조씨' 캐릭터다. 최근 '조지나'로 변신해 플리마켓을 열기도 했으며, 조지나 캐릭터로 케이블 채널 올리브TV <밥블레스유2>에 출연하는 등 부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남극에서 온 가수 지망생 '펭수'
지난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펭수는 EBS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펭귄 캐릭터이지만 대중은 그를 '아이돌을 꿈꾸며 남극에서 온 끼 많은 펭귄'으로 규정한다. 대중들은 인형 속 펭수의 '본캐'가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펭수는 펭수일 뿐!"이라며 펭수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한다. 탤런트 김상중 역시 '그알 아저씨'라는 부캐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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