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출신 가수 혜림이 태권도 선수 신민철과 오는 7월 결혼한다. 신민철은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현재 익스트림 태권도 팀 '미르메'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격파 챔피언십 '아드레날린'에서 3연속 챔피언을 차지한 명실상부 '태권도 천재'. 영어를 비롯해 광둥어, 중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언어 천재' 혜림을 만나 7년간의 긴 연애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3월 열애 사실을 공개한 두 사람은 MBC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결혼 준비 과정과 예비 신혼부부의 애환을 솔직하게 공개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받았다. 아이돌은 모두 '건물주'라는 편견을 깨고 적나라한 통장 잔고까지 공개하며 많은 화제를 모은 것. 품절녀·품절남이 되기 15일 전, 혜림과 신민철을 만나 생생한 결혼 소감을 물었다.
결혼 축하드려요!
혜림(이하 '혜') 감사합니다.(웃음)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께서 축하해주셔서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마음 놓고 공개 열애를 하게 된 후 이렇게 축하까지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게 되다니 꿈만 같아요. 예식장의 인원은 정해져 있는데, 섭섭한 사람 없이 다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라 청첩장 준비에도 이래저래 고민이 많네요. 이제 정말 막바지 단계라 체중 조절과 몸매 관리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민철(이하 '민') 전 요즘 혜림이의 웨딩드레스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최대의 난관이에요. 나중에 혜림이에게 미련이 남지 않게 최고로 잘 어울리는 웨딩드레스를 골라주고 싶거든요. 혜림이는 성격이 유하고 귀가 얇은 편이에요. 사람들이 예쁘다 하면 다 예뻐 보이는지 갈팡질팡할 때가 많더라고요. 혜림이가 보내준 드레스 중 아직 '이거다' 싶은 디자인은 찾지 못했지만 언제든 다시 결혼 사진을 꺼내봐도 후회 없는 드레스를 골라주고 싶어요.
결혼식이 정말 기대되네요.
혜 전 사실 신부뿐만 아니라 하객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결혼식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 결혼식은 이미 주인공이 차고 넘치는 결혼식이잖아요. '원더걸스' 멤버들뿐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테니까요.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모두가 그날의 주인공이 돼 즐겁게 즐기다 가셨음 좋겠어요.
민 제 생각은 달라요. 결혼식은 뭐니 뭐니 해도 신부가 메인이잖아요. 혜림이가 누구보다 빛나는 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보통 결혼식장에 가면 주차와 식사밖게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들 하잖아요. 저희 결혼식은 그런 뻔한 결혼식이 아니라 좋은 기운을 듬뿍 얻고 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 부부 너무 예쁘다, 잘 살 것 같다'는 느낌이 가득 느껴지는 그런 시간요.
결혼 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민 저희 아버지요. 혜림이를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그런데 겉으로 표현은 잘 안 하시는 편이라 큰 리액션은 없으셨어요. 단지 흐뭇하게 웃으며 무언의 만족감을 나타내셨죠. 전 아버지의 눈빛만 봐도 알거든요.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온몸으로 느껴져요.(웃음)
혜 다들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줬지만 가장 기뻐한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원더걸스' 멤버들이죠. 특히 유빈 언니한테 가장 먼저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 그 반응을 잊을 수 없어요. 아무 말 못 하고 입을 떡 벌리더라고요.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예요. 멤버들은 이미 오빠를 잘 아니까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제가 시집을 간다는 사실에 많이 놀란 눈치였어요. 언니들보다 먼저 가는 거냐며 장난스레 틱틱거렸지만 누구보다 축하해주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7년 연애 후 결혼에 골인하는 거예요.
혜 오래 사귀니 다른 사람은 못 만나겠더라고요. 이미 가족 같은 사람인데 이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새로 연을 맺는다는 게 상상도 잘 안 됐고요. 다른 사람을 만나도 이 사람이 없다면 가족을 잃은 것처럼 허전할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오빠가 이미 '내 사람'이 돼서 다른 사람은 전혀 필요도 없었고요.
민 혜림이는 제 행동 습관을 저보다 더 잘 알아요. 사실 이렇게 서로를 잘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가족이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모든 걸 알아주는 이를 만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시간이 흐를수록 혜림이와 '진짜 가족'이 됐다고 느꼈고, 서둘러 프러포즈를 했어요. 다행히 혜림이가 한 번에 받아줬고요.
혜 "오케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웃음) 사람이 많았거든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죠.
연애 중 이별을 경험한 적도 있나요?
혜 물론이죠. 저희도 여느 평범한 연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다신 안 볼 것처럼 헤어지기도 하고,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아하기도 했어요.
민 돌이켜보면 저흰 처음부터 정해진 인연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헤어지면 다시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잘 없잖아요. 저흰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어요. 부모님들끼리 엄청 친하시거든요. 헤어진 줄 모르고 자꾸 저희를 불러내시더라고요. 부모님 호출에 나가보면 늘 혜림이가 눈앞에 있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고, 또 장난을 치면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조금 수상하기도 해요.(웃음) 부모님들끼리 계획하신 게 아닐까 하고요.
혜 싸움이 잦은 편은 아니에요. 서로 감정이 대립되면 현명하게 대처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죠.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서로 진정할 시간을 가져요. 잠시 숨을 고르고 나면 서로에게 상처를 덜 줄 수 있으니까요.
민 토라져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봤자 좋은 이야기가 안 나올 게 뻔하니까 잠시 자리를 피하는 거죠. 다시 또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그렇게 부드럽게 풀게 되는 것 같아요.
"전 요즘 혜림이의 웨딩드레스가 가장 큰 관심사예요. 나중에 혜림이에게 미련이 남지 않게 최고로 잘 어울리는 웨딩드레스를 골라주고 싶거든요. 아직 '이거다' 싶은 디자인은 찾지 못했지만 언제든 다시 결혼사진을 꺼내 봐도 후회 없을 예쁜 드레스요."
"100% 잘 맞는 사람보다는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00% 똑같은 사람은 없잖아요. 다툼도 분명 있겠지만 서로 신뢰하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7년간의 비공개 연애가 쉽진 않아 보입니다.
민 숨기지 않았어요. 오히려 대놓고 같이 다니니까 더 의심을 안 하더라고요. 너무 뻔뻔하게 다녀서 그런지 혜림이를 알아보는 팬들도 절 남자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매니저를 바라보는 눈빛이랄까?(웃음) 다만 점점 나이가 드니 좋은 여자를 소개해주겠다는 주변 어른이 많아져 난감했어요. 그때마다 '여자친구가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럼 또 누군지 꼬치꼬치 물어볼 텐데 어떡하지?' 하고 고민이 많았죠. "여자에 관심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도 빨리 지인들에게 혜림이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혜 막상 연애를 오픈하고 나니까 반응이 좋아 많이 놀랐어요. 많은 분이 축하해주고 잘 어울린다고, 예쁘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요. 7년을 사귀다 보니 공개 연애나 결혼 발표 모두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져요. 꽁꽁 숨기다 오픈하면 긴장됐을 테지만 오빤 이미 제 인생의 일부분이 된 상태라 마치 제 가족을 소개한 기분이 들었죠.
민 부담보다는 걱정이 앞섰다는 표현이 맞을 거예요. 혜림이가 주변에 공개한 것보다 전 더 이야길 안 했거든요. 아마 제일 친한 친구 2명과 제자 몇몇 정도만 알고 있었을 거예요. 7년 동안 여자도 안 만나고 태권도에 미친 놈인 줄로만 알았을 텐데 주변 친구들이나 교수님들께서 배신감 아닌 배신감을 느끼셨을까 봐 걱정됐죠. 아 참, '왜 민철이는 연애를 안 할까?' 하는 오해가 해소된 건 참 다행이고요.(웃음)
2세 계획이 있나요?
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은 없지만 바람이 있다면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싶어요.(웃음) 첫째는 꼭 오빠를 닮은 아들을 낳고 싶고요.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여울 것 같아요.
민 저도 아들요. 마음 같아선 혜림이를 꼭 닮은 딸을 갖고 싶지만, 혹시나 절 닮을 수도 있으니 아들이 나을 것 같아요.(웃음)
아들의 운동신경도 대단할 것 같아요.
민 제겐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어요.(웃음) 이연걸, 이소룡, 성룡 등 중국 무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배우들은 많은데 태권도로는 아직 세계적인 스타가 없잖아요. 그게 너무 슬퍼요. 물론 본인이 원해야 시키겠지만 제 피를 이어받았다면 태권도는 무조건 잘하겠죠. 혜림이의 끼와 포스까지 물려받았다면 그냥 놔둘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능력이 된다면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영화배우로 키워보고 싶어요. 한 가지 걱정은 키인데….(웃음) 우유를 많이 먹여서 크게 키우려고요.
신혼집은 정했어요?
혜 제가 아직 1년 동안 학교를 더 다녀야 해서 지금 머물고 있는 학교 근처의 집에 신혼살림을 차리기로 했어요. 내년에 다시 신혼집을 알아보기로 했는데 지금은 결혼 준비만으로도 벅차서 조금 천천히 여유 있게 알아보려고요.
민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신혼여행을 못 갈 것 같아요. 내년에 신혼집으로 이사도 하고 신혼여행도 다녀오면 다시 한 번 결혼을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결혼식에 대한 걱정도 많아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을 초대해야 하니까 조심스럽네요.
원하는 부부상이 궁금해요.
혜 저는 닮고 싶은 롤 모델이 두 커플 있어요. 첫 번째는 최민수·강주은 부부처럼 친구 같은 부부가 되고 싶어요.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잖아요.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있다면 일상이 즐거울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차인표·신애라 부부예요. 같이 봉사활동도 다니고 깊은 신앙심을 공유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두 부부의 장점을 본받아서 저희도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민 전 100%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아니라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100% 똑같은 사람은 없잖아요. 살다 보면 다툼도 분명 있겠죠. 다툼 속에서도 신뢰가 쌓이는 부부가 되고 싶어요. 저는 혜림이가 제게 불만을 가진다면 그냥 그걸 받아들이기보다 완전히 인정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요. 단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행동만 맞춰준다면 언제가는 꼭 문제가 생길 테니까요.
혜 저 역시 오빠의 말에 공감해요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해주면 싸울 일이 없을 거예요.
두분 다 사랑꾼입니다.
민 사실 제가 정말 이런 사람이 아니거든요.(웃음) 제자들이나 동료들이 제가 혜림이한테 하는 행동을 보면 깜짝 놀라요. 아닌 건 끝까지 아닌 대쪽 같은 성격인데 혜림이한테는 전혀 그러지 못하거든요. 딱 잘라 내 말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도저히 못 하겠어요.
혜 그래서 오빠의 제자들이 오빠한테 차마 하지 못하는 말들을 저한테 해요.(웃음) 예를 들어 회식을 더 하고 싶다거나, 집에서 쉬고 싶다거나 하는 것들요. 오빠한테 말하면 칼같이 단박에 거절할 텐데 절 통해 전달하면 결국은 들어주더라고요.
민 이게 자꾸 악용돼서 안 되겠어요. 마음을 좀 강하게 먹으려고요.(웃음)
서로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혜 오빠,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고 이대로 쭉 간다면 우리 사이는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아. 내가 결혼할 사람이 오빠라서 더 믿음직스럽고 내 선택에 확신이 들어. 평생의 동반자가 돼줘서 너무 고맙고 우리 잘 살자.
민 어릴 때부터 아무도 꺾을 수 없었던 내 똥꼬집을 유일하게 꺾을 수 있는 사람, 혜림아. 오빤 정말 너에게 잘해줄 자신이 있어. 전에도 말했지만 너에게 최선을 다할 거고 오직 널 위해 모든 걸 다 바칠 거야. 육아 문제도 걱정하지 마. 아이는 같이 키우는 거야.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 좋은 친구가 될게. 아무 걱정 하지 말고 나만 믿고 같이 가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