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온 두려움이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지만 오히려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계획했던 대로 자신의 학습 방법과 자세를 더욱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과 습관이 필요한 시기다. 어떤 방법으로든 평가는 실시될 것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으니 각자의 공부 습관이나 방식에 따라 시험 계획표를 짜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효율적인 시험 계획표 짜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뭔가에 흥미를 느끼거나 기분이 내키면 완전히 몰입하는 큰아이는 일률적인 시험 계획표를 짜기가 어려운 스타일이다. 계획대로 공부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은 시간에 ‘초집중’으로 대비했다. 그러나 시험 때가 되면 일정한 패턴으로 자신의 학습 스타일에 맞는 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해온 작은애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시험 계획표 짜기에 많은 공을 들인다. 계획표에는 그 나름의 원칙이 있는데, 아이가 직접 자신의 시험 계획표를 짜며 들려준 팁이다.
첫째, 계획표를 너무 세세하게 짜서는 안 된다. 시험 기간에는 멘탈 관리가 학습 결과의 상당 부분을 좌지우지하는데. 계획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짜두면 계획한 만큼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 오히려 계획을 망치게 된다. 어쩌다 하루 이틀 계획이 미뤄지고 한두 가지 지키지 못하면 그다음 계획까지 영향을 받아 아예 계획 전체가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계획이 한두 가지 틀어지더라도 만회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필요하다.
둘째, 계획표에는 공부할 과목만 정해두고 세부적인 분량이나 집중할 내용은 당일의 상황에 따라 조절해서 한다. 어쩌다 그날 다 소화하지 못한 분량도 유연하게 다음 날 해낼 수 있어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고 효과적으로 계획을 지킬 수 있다.
셋째, 취약 과목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계획표를 짤 때의 마음가짐이라면 늘 전교 1등을 차지하고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번지르르하게 계획만 세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인데, 무엇보다도 취약 과목을 절대로 뒤로 미루지 않고 계획대로 공부해야 한다. 취약 과목은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 보완해야 할 과목임에도 왠지 자꾸만 들여다보기조차 싫어져 점점 더 뒤로 미루게 된다. 계획표에 취약 과목이 들어 있는 날은 아무리 지겨워도 절대 미루지 않고 학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시험 계획표를 짤 때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과목은 단연 암기 과목이다. 흔히 암기 과목이라고 하면 역사나 사회만을 떠올리는데,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국어와 영어도 암기 과목에 속한다. 영어의 경우 교과서의 본문을 외워야 쉽게 풀리는 문제가 많고, 국어도 수업 시간에 배운 부분을 되살려 적어야 하는 문제가 많으므로 암기 과목으로 여겨 외울 부분은 외워둬야 한다. 필기 내용부터 교과서 본문까지 시험 범위 전체를 집중적으로 정독해 기억하는 게 중요한데 과목별로 최소 7번에서 10번 정독하면 기억하기 쉽다. 시험 계획표는 시험 기간으로부터 4주 전에 만들고 암기 과목 공부를 가장 먼저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수학 공부는 늘 마지막에 배치한다. 수학은 평소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학은 시험 기간에 승부수를 내는 과목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시험 기간에 집중적으로 한다고 해서 성적을 낼 수 있는 만만한 과목이 아니다. 시험 기간과 상관없이 틈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배정해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수학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로 시험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평소 수학에 시간을 얼마나 투자했느냐가 결국 수학 점수를 좌우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취약 과목을 절대 포기하지 말자. 수학은 틈틈이 시간을 배분해 문제 풀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암기 과목은 여러 번 정독해야 한다. 시험 계획표를 짤 때 고려해볼 사항이다.
글쓴이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MBC FM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 출신으로 현재 부산·경남 뉴스1 대표로 근무 중. 두 아들을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진학시킨 워킹맘으로 <상위 1프로 워킹맘>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