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방영된 KBS2 드라마 <블러드>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고, 2016년 5월 결혼해 tvN 예능 <신혼일기>에서 달달한 모습을 공개하며 '사랑꾼 부부'로 불렸던 안재현과 구혜선의 폭로전이 2차전에 돌입했다. 시작은 구혜선이었다. 지난 8월 18일 인스타그램에 "권태기로 변심한 남편은 이혼을 원하고 저는 가정을 지키려고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한 것. 안재현은 소속사를 통해 오랜 논의 끝에 합의이혼에 다다랐는데, 갑자기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당황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구혜선이 또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엔 변호사를 통해서였다.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리우의 정경석 변호사는 "구혜선이 안재현의 결혼 권태감과 신뢰 훼손, 변심, 주취 상태에서 다수의 여성과 연락 등의 이유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합의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으나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안재현이 직접 입을 열었다. 구혜선의 폭로가 시작된 지 3일 만이었다. 그는 주변에 피해가 가는 것과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이 없는데 의심받는 상황에 침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3년간의 결혼 생활이 행복했지만 정신적으로 버거웠다며 1년 4개월째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동안 많은 이의 부러움을 샀던 '사랑꾼 부부'의 씁쓸한 이면이었다. 또 가사노동비, 결혼 당시 기부금, 인테리어 비용 등이 포함된 합의금을 지불했으며, 구혜선의 돌발 행동을 보며 더더욱 결혼 생활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졌다는 말을 덧붙였다.
안재현의 입장문이 공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구혜선은 반박문을 게시했다. 우선 합의금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했다. 결혼식 기부금과 인테리어 비용은 모두 자신이 지불했기에 돌려받은 것이고, 가사노동 역시 자신이 전담했기 때문에 노동비를 지불받았다는 것. 또 안재현이 술에 취해 여성들과 통화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여러 차례 이혼을 요구하는 안재현에게 자신의 잘못을 묻자 "섹시하지 않다. 섹시하지 않은 젖꼭지를 가지고 있어 이혼하고 싶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얼마 후 그녀는 안재현이 반려묘 '안주'를 데려가서 이혼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두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주의할 점'이 적힌 메모를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술을 마실 때 오후 11시까지만 마시기' '인사불성되지 말기' '술 취해서 기분이 좋아도 소리 지르거나 손찌검, 폭력을 하지 않기' 등 안재현이 주의할 사항 12가지가 적혀 있는 반면, 구혜선의 주의할 점은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남편에게 상처를 입었지만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구혜선의 호소는 대중에게 안타까움으로 각인됐다.
연예 매체, 안구 커플 문자메시지 공개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안구 커플'이 2년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포렌식으로 복원해 보도했다. 대화 속에는 사랑을 속삭이는 달달한 대화부터 사소한 다툼까지 여느 부부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이 담겨 있었다.
그러다 지난 5월부터 구혜선이 외로움을 토로하기 시작했고, 안재현의 생일날 구혜선이 폭발했다. 안재현이 스태프에게 생일 축하를 받으며 신나하는 영상을 공개한 뒤다. 구혜선은 "어제 XX 씨네 가서 엉덩이를 흔들며 신나하고 그 사람들이랑 술 먹느라 늦었구나. 그러고 집에 와서 이혼해달라고 졸라댄 거냐. 젖꼭지를 꼬집어대고 섹시하지 않아서 이혼하고 싶어? 존중받고 살고 싶으면 와이프 먼저 존중해"라며 화를 냈고 안재현은 거듭 사과했다.
또 다른 문자메시지에서 구혜선은 안재현에게 신뢰 훼손을 이유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또 안재현이 변심한 이유를 물으며 이혼에 동의하다 번복하길 반복하다가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넘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구혜선, 안재현 염문설 제기
해당 매체의 보도 후 구혜선은 "정확한 이혼 사유는 안재현의 외도다. 현재 촬영하는 드라마의 여배우와 염문설이 너무 많이 들려왔다. 마음이 혼란스러워 그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장이 왔다 갔다 한 것"이라며 "결혼 후 남편 컴퓨터에서 발견된 여배우와 호텔에서 가운을 입은 채 야식을 먹고 있는 사진을 가지고 있다. 법원에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구혜선의 폭로에 안재현과 함께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에 출연 중인 오연서와 김슬기에게 불똥이 튀었다. 오연서 측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왔는데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김슬기 측은 "염문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안재현은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정준영 단톡방 사건' 공익 제보자 방정현 변호사를 선임해 구혜선과 이혼하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오해를 해명하겠다는 것. 구혜선이 갖고 있는 사진은 결혼 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찍은 것으로 현재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여배우가 아니며, 폭로전을 계기로 불거진 '안재현과 정준영이 절친'이라는 소문은 루머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구혜선의 주장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지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형사고소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안재현, 활동 적신호
폭로전의 여파는 상당했다. 안재현이 결혼 후 모델로 활동해온 브랜드 '멀블리스'는 "안재현과 관련된 광고와 콘텐츠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MBC <하자있는 인간들>과 tvN <신서유기>에는 안재현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현재 출연 중인 <하자있는 인간들> 측은 배우 개인사이며 범죄와 관련된 사안이 아닌 만큼 하차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서유기> 측은 "안재현의 의사를 반영해 <신서유기7>에 출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혜선의 상황은 정반대다. 우선 그녀는 10월 초 발간하는 에세이 <나는 너의 반려동물> 관련 행사를 끝으로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성균관대 예술학부 영상학과에 복학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 그러나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에세이와 작사·작곡한 '행복했을까'를 홍보하고,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의 인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단편영화 <미스터리 핑크>가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의 국내 경쟁작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전시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을 상하이 아트 페어에 출품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본업인 배우 활동은 아니지만 아티스트 구혜선으로서 승승장구하는 듯한 모양새다.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폭로전에 대중은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두 사람이 폭로하고 해명하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굳이 몰라도 되는 부부간의 사생활을 알게 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 현재 두 사람의 폭로전은 중단된 상태다. 부부의 일은 부부만 알 수 있는 것이기에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최선의 결론에 다다르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구혜선의 폭로를 보면 안타까운 측면이 크다. 은퇴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언젠가 연예계에 복귀해야 할 두 사람이 사생활 폭로로 이미지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기 때문. 구혜선의 폭로는 변심한 남편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라 짐작되지만,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이 같은 행동은 두 사람의 관계, 혹은 안재현과 구혜선 각자에게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에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