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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쿨의 '리지'에서 배우 '박수아로'

걸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리지는 배우 ‘박수아’로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가슴속에 담아뒀던 무궁무진한 가능성 중 하나를 꺼내 들었다.

On July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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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쟈니헤잇재즈, 네크리스 윗치비쥬.


걸 그룹 '애프터스쿨' 리지에서 박수아로 활동명을 변경한 그녀가 '배우'라는 타이틀로 출연한 첫 드라마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이하 <막영애 17>)로 낙원사의 보물 같은 신입 사원 '나수아'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맹활약한 후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는 박수아를 만나기에 앞서 떠올린 그녀의 이미지는 이랬다. 동글동글한 '강아지상' 외모에 그와 상반되는 늘씬한 몸매, 애교가 넘쳐나는 사투리와 통통 튀는 행동을 하는 걸 그룹 멤버.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그녀는 사뭇 달랐다. 누구보다 생각이 명확했고 행동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한마디로 야무졌다. 그녀는 이제 '박수아'라는 옷을 입고 외출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막영애 17> 종영 후 어떻게 보냈나요?
중학교 때부터 즐겨 보던 드라마에 제가 출연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감사해요. 촬영을 마치고 쉬면서 집 안 분위기를 바꿨죠. 최근에 소파를 강렬한 블루 컬러로 바꿨어요. 사용하던 소파는 중고 직거래 앱을 통해 필요한 분께 드렸고요. 고맙다며 오이랑 참외를 보내주셔서 감동했죠. 또 몬테라스가 그려진 액자를 구매했어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군요?
'애프터스쿨'로 숙소 생활을 하다 혼자 살게 된 지 1년이 조금 넘었어요. 저는 '집순이'라서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좋더라고요. 겨울에는 레드와 그린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봄에는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하죠. 독특한 인테리어 때문에 오늘 화보를 촬영한 호텔도 와보고 싶던 곳이에요.


은연중에 에너제틱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20대 초반까진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집에 있는 것이 좋더군요. 노메이크업 상태로 잠옷을 입고 뒹구는 것이 좋아요. 드라마나 영화, 책을 볼 때도 있고 때로는 맥주나 와인을 한두 잔씩 마시며 '혼술'을 해요. 사실 집에 친구들이 오는 것도 좋아하지 않거든요.(웃음)


진정한 '혼자 놀기'의 달인이군요?
그보다는 집이 더러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가끔 친구들이 놀러오면 청소기를 옆에 두고 '돌돌이'로 러그의 먼지를 떼고 있죠. 혼자 있을 때도 바닥에 머리카락이 떨어지지 않도록 항상 머리를 땋고 있어요.


그런데,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게 취미라고 들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디즈니 공주나 키티 같은 캐릭터가 그려진 다이어리, 스티커, 볼펜을 모았어요. 그런데 글씨를 잘못 쓰면 다이어리를 바꾸고 싶어서 일기를 쓰진 않아요. 생각보다 마음에 쏙 드는 예쁜 다이어리를 찾는 게 어려워서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보존해요.


어릴 땐 어떤 학생이었나요?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학생이었어요.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싫어 혼자 조용히 공부했어요. 당시 외고를 가려고 토익 공부를 했는데, 소문나는 게 싫어 잡지를 뜯어 토익 책 커버에 붙이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TV에 나오고 싶다'는 꿈을 간직했던 것 같아요. 방송반이나 청소년 기자단 활동을 하고 아나운서를 꿈꾸기도 했거든요. 은연중에 꿈꿔온 것이 tvN <슈퍼스타K> 오디션장에서 캐스팅되면서 실현됐죠.


경쟁을 싫어하면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 스타의 삶이 버거울 때도 있겠어요.
외동딸이라 경쟁을 모르고 자라서 적응하는 게 쉽진 않았죠. 그런데 때로는 경쟁이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더군요. 배우 연제형도 이번 시즌 <막영애>에 합류했는데, 마음속으로 그 친구를 라이벌로 삼았어요. 현장에서 저희 둘이 NG를 많이 냈거든요. 매니저와 함께 누가 더 자주 NG를 내는지 세고 "오늘은 내가 덜 틀렸다"라면서 좋아하곤 했죠. 그렇게 '내가 더 잘해야지'라는 욕심을 내니까 대본도 더 잘 외워지더라고요. 이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스스로 새로운 장점을 만들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연예계 생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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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앤디앤뎁, 팬츠 아디다스 오리지널, 이어링 벤시몽, 링 러브캣비쥬·쥬얼카운티.

'리지'는 저를 있게 한 감사한 이름이지만 연기자로서 이미지를 한정시켜요.
저를 사투리 연기만 할 수 있다는 울타리에 가두는 것 같거든요.

가수 활동을 할 때도 연기를 하긴 했지만, 연기를 전업으로 삼는 배우가 되니 어때요?
우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가수는 3분 동안 한정적인 연기를 하는 반면, 배우는 연기의 호흡이 길고 변화의 여지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제가 고민해서 한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로 살아볼 수 있어 재미있어요. 아직까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때문에 맡을 수 있는 캐릭터에 제한이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사투리 연기만 할 수 있다는 울타리에 갇히고 싶지 않거든요.


그런 마음 때문에 활동명을 박수아로 변경했죠?
그래요. '리지'는 저를 있게 해준 감사한 이름이지만 연기자로서는 이미지를 한정시키는 것 같았거든요. 처음엔 닦을 수(修)에 비칠 영(映) 자를 써서 '스스로 닦을수록 빛이 난다'는 의미를 지닌 본명 '박수영'을 활동명으로 하려다 '수영'이란 이름이 많아 새로 지었어요. 제 별명이 '빡쑤'니까 '박수'는 살리자고 생각했죠.


대화를 나눠보니 방송 이미지와 달리 차분한 느낌이 들어요.
'리지'의 모습도 저의 한 부분이고 지금 이 모습도 저라고 생각해요. 특별한 계기로 성격이 바뀐 것은 아니고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차분해진 것 같아요. 19살에 데뷔해 이제 28살이 됐는데 하루 빨리 30살이 되고 싶어요. 28살은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닌 애매한 나이라고 느껴지거든요. 서른 살쯤에는 배우로서 자리 잡을 수 있겠죠? 그때까지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하려고요. 요즘은 책을 보며 상상력을 키우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는 거예요?
<막영애 17> 촬영 때 선배들이 "한 가지 표현일지라도 다양한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다"고 조언해준 적이 있어요. "야"라는 한마디도 어떤 목소리로, 톤으로, 크기로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잖아요. 그래서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거죠. 또 종이 신문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를 찾거나 동음이의어를 공부하기도 해요. 중·고등학생 때 많이 하던 것인데 표현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최근엔 어떤 책을 읽었나요?
말의 조심성에 대해 다룬 <말 그릇>이라는 책이에요. 인간관계에서 '말'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또 언젠가 대학 강단에 서는 게 꿈인데 그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방송계 일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제가 현장에서 체험하고 느낀 것을 알려주는 좋은 멘토가 되고 싶어요.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꿈이네요.
저는 '꿈'이 없던 적이 하루도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다고 생각해요. 꼭 잘해야만 꿈은 아니니까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봐야 한다고 생각하죠. 꿈 없는 인생은 굉장히 재미없을 것 같아요.


사랑할 때도 이렇게 열정적인 스타일인가요?
그런 편이에요.(웃음)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해 사랑에 빠지면 직진해요. 이상형요? 식상하지만 아빠 같은 남자요. 저희 아빠는 제가 KTX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면 도착 시간에 맞춰 마중을 나오세요. 제 캐리어를 대신 끌어주시고, 자동차 문까지 열어주시는 다정다감한 분이죠. 아빠처럼 저를 배려할 줄 알았으면 좋겠고,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아요. 제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죠. 누군가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고 두 사람이 상호작용을 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연애를 꿈꿔요. 하지만 지금은 연애보다 연기가 우선인 것 같아요. 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거든요. 지금은 무엇보다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박수아는 빛이 통과하면서 다채로운 컬러를 만들어내는 프리즘처럼 시시때때로 변주하는 매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배우 박수아는 백지 상태"라고 말하는 그녀는 다음 만남에 어떤 컬러의 배우가 되어 있을까? 어떤 컬러든 상관없다. 박수아는 그 자체로 우리가 좋아한 그 소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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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더 재킷 마이클 코어스, 이너 아메리칸이글, 레깅스 아보카도, 브레이슬릿·링 모두 앵브록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민기원
스타일링
김영주·유선미(어시스턴트)
헤어
김유미(제니하우스 청담힐)
메이크업
민지(제니하우스 청담힐)
장소협조
레스케이프 호텔
2019년 07월호
2019년 07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민기원
스타일링
김영주·유선미(어시스턴트)
헤어
김유미(제니하우스 청담힐)
메이크업
민지(제니하우스 청담힐)
장소협조
레스케이프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