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이 '인생캐'를 새로 만들 조짐이다. <학교 4>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카고 타자기>에 이은 네 번째 드라마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다. 2001년 데뷔 후 주로 드라마보다 영화에 출연해온 그녀는 한 라디오에서 "시놉시스를 읽을 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드라마에 출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드라마가 <검블유>다. 극에서 임수정은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 사이트업계에 몸담고 있는 워커홀릭 '배타미'를 연기한다.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것을 참을 수 없고, 한번 시작하면 1등을 하고야 마는 승부욕을 지닌 여성이다.
회사를 대표해 청문회에 출석해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한다"고 폭탄 발언 후 국회의원의 성매매 의혹을 폭로한 것을 문제 삼는 대표이사 '송가경(전혜진 분)'에게 "회사한텐 내가 몸빵 대신해주는 부품인진 몰라도 난 내가 소중해요. 날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 그 쇼를 한 건 내가 내 편을 들어준 거예요"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솔직함도 지녔다.
임수정은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배타미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쿨하게 그려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그녀에게 '입덕'했다.
"시놉시스를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배타미는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였죠."
그녀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그간 대다수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이거나 성별의 한계에 부딪히고 마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배타미의 결혼관, 이성관, 성취욕 등이 저와 닮았어요. 타미는 사랑 앞에서 약해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여성이에요. 동시에 멋진 여성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죠. 저 또한 싱글 여성으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공감됐어요."
그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하는 '바로' 본부장 '차현(이다희 분)'이나 사랑 없는 결혼 후 친정의 경제적 몰락으로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송가경까지, 여성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검블유>는 '캐릭터 맛집'이라 불리는데, 스토리 또한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하루에 몇 번이나 마주하는 포털 사이트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보니 우리가 어딘가에서 봤던 것 같은 내용이 드라마에 담기기도 해요. 그렇지만 우리 이야기는 허구예요. IT업계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려고 하죠. 시청자의 입장에서 '저 내용은 그 얘기인 것 같다'며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매력적인 캐릭터, 신선한 소재, 쫄깃한 전개로 호평을 받는 가운데 달달한 로맨스가 빠질 수 없다. 승부사 배타미를 철권 게임에서 승복시킨 '박모건'은 여주인공이 위험에 빠지면 흑기사처럼 나타나고, 사랑에는 무조건 직진하는 전형적인 로맨스극의 남자 캐릭터다. 모델 출신다운 비주얼, 다정다감한 목소리는 그를 매력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10살 차이의 연하남이라는 이유로 박모건을 밀어냈던 배타미도 그에게 점점 더 매료되고 있다.
"장기용과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추는데 박모건이란 인물과 굉장히 닮았더군요. 제가 느끼기에 장기용은 나이에 비해 들뜨지 않고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타입이에요. 오빠미가 있죠. 그래서인지 호흡이 잘 맞아요." 환상적인 '케미'로 여름밤을 설렘으로 채우고 있는 임수정과 장기용의 로맨스가 보는 이의 심박수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수정 패션
1 출근 룩 박모건과 하룻밤을 보낸 배타미는 스카프 하나로 같은 듯 다른 룩을 연출했다. 레더 스커트와 매치한 블루 셔츠 위에 스카프를 두르는 것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 것. 어깨 위에 걸치듯 두른 스카프가 스타일리시함을 업그레이드했다.
2 썸 타는 룩 회사에서는 철두철미한 커리어 우먼이지만 박모건 앞에서는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는 배타미는 패턴이 있는 의상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자아낸다. 벚꽃이 떨어지는 어느 날, 그와 점심 데이트에 나선 배타미가 택한 옐로 체크 패턴 재킷은 설렘 그 자체였다.
3 청문회 룩 "내가 말이야. 곧 TV에 나올 거야. 무슨 색깔 립스틱이 좋을까? 개 세 보이고 싶거든." 검색어 조작 이슈로 인해 청문회에 나가게 된 부당한 상황에서 배타미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각이 잡힌 네이비 슈트에 옐로 포인트의 셔츠 블라우스, 레드 립의 조화는 역대급 청문회 룩을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