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서관(나동현)은 2002년 세이클럽 뮤직자키로 데뷔해 다음 TV팟, 아프리카TV 등을 거쳐 현재 유튜브에서 활약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다. 주요 콘텐츠는 게임 리뷰인데, 최근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송한다. 현재 구독자는 약 190만 명. 온라인 콘텐츠임에도 용어나 단어 선정에 고심하는 등 건전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아내 윰댕(이채원) 역시 크리에이터다.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할 당시 4대 여신으로 꼽혔을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현재는 유튜브를 통해 게임부터 음악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구독자와 대화를 나눈다. 구독자는 약 92만 명. 두 사람은 결혼 후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윰댕이 가끔 연애 시절부터 결혼 후 지금까지 있었던 에피소드를 공개하곤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라 아예 '대댕커플'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을 정도다. 덕분에 부부가 함께 찍은 광고만 해도 수십 편. 누가 뭐라 해도 지금 대세는 '대댕부부'다.
부부가 함께 찍는 화보는 처음이죠?
대도서관 역시 사진은 어렵네요. TV나 유튜브 방송과는 또 달라요. 포즈도 어색한 것 같고, 표정도 이상한 것 같아요. 게다가 아내와 함께 포즈를 취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최근 혼인신고 후 3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웨딩 화보를 찍었는데, 그때도 정말 힘들었어요.
윰댕 남편은 말로는 힘들다고 해도 카메라 앞에 서면 180도 달라지는 사람이에요.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시켜도 즐기면서 하죠. 'NO'라고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연신 "예쁘다"를 연발하는 대도서관 씨의 사랑꾼 면모가 인상적이었어요.
대도서관 근데 정말 예쁘지 않나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에요. 전 제 아내처럼 예쁜 여자를 본 적이 없어요. 아내가 오늘 입은 의상도 다 너무 예뻤고요. 너무 닭살이죠?(웃음) 아내의 가장 예쁜 점은 마음씨예요. 착하고 애교도 많아요. 퇴근 후 집에 가면 "여보옹~" 하면서 안기는데, 정말 미치겠어요.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윰댕 누가 들을까봐 무서울 때가 많아요.(웃음) 남편은 표현을 잘하는 편이에요. 예쁘면 예쁘다고, 안 예쁘면 안 예쁘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죠. 물론 예쁘다고 해줄 때가 더 많지만요. 아무리 사랑해도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데, 그런 면에서 남편은 표현을 잘해줘서 좋죠. 여자로서 사랑받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결혼 3년 차 부부예요. 유명 유튜브 커플로 공개 열애하다가 결혼하니까 어때요?
윰댕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결혼 전 생활과 똑같죠. 직업 특성상 집에서 일하는 날이 많은데, 각자의 방에서 자기 할 일 하다가 식사 시간이 되면 주방에서 만나요.(웃음) "밥 먹자~" 하면 "뭐 먹을까~?" 하면서요.
대도서관 부부 관계에 사랑도 중요하지만 의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 같은 면모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각자의 자유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혼자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각자의 취미 생활을 한다든가, 방송 콘텐츠 구상을 한다든가, 영어 공부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모든 부부가 꿈꾸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네요.
대도서관 아마 일반 회사원 분들은 저희처럼 하기 힘들 거예요. 하루 종일 떨어져 지내다가 집에 왔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고 하면 안 되죠. 우리 부부의 직업 특성상 가능한 라이프니까 섣불리 따라 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큰일 날 수가 있습니다.(웃음)
부부의 러브 스토리를 이야기해볼까요? 첫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죠.
대도서관 2013년 예능 프로그램 <강용석의 고소한 19>에 출연한 후 유튜브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게 됐어요. 한마디로 인지도가 급상승했죠. 기세를 몰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팀원'을 찾던 중 아내를 알게 됐어요. 당시 아프리카TV에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았는데 아내의 채널은 '클린'했어요. 진행 능력을 갖췄으면서 시청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면모가 좋아서 "같이 해보자"고 연락했는데 단칼에 거절당했습니다.(웃음) 그게 우리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윰댕 저를 신기하게 생각했대요. 다들 자신과 같이 방송을 하고 싶어 하는 마당에 저는 고민도 안 해보고 거절한 거니까요. 그때부터 제가 궁금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뜬금없이 호감이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와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계속 그런 문자를 보내니까 번호를 바꿔버렸죠.
대도서관 그때부터 애타는 짝사랑이 시작됐어요. 방송에서 짝사랑 중이라고 여러 번 말했어요. 진심이었거든요. 근데 변함없는 저의 태도가 아내의 마음을 움직였더라고요. 한참 후에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영화 같네요. 첫 만남, 첫인상을 기억하나요?
대도서관 만나기로 한 날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내에게 전화가 왔어요. 깜빡하고 지갑을 놓고 와서 택시비가 없대요. 택시비를 내주러 나갔죠. 그때 아내는 172cm의 큰 키에 46kg이었으니까 거의 모델 뺨치는 미인이었어요. 우아한 포즈로 내리는데 "잉챠"라고 하더군요.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투가 나온 거예요. 너무 귀여웠어요.
윰댕 "잉챠"라니, 민망하네요.(웃음) 남편은 저를 보고 어쩔 줄 몰라했어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순수한 모습이 좋더라고요.
그렇게 연애가 시작된 건가요?
윰댕 사실 제가 조금 거리를 뒀어요. 많이 아팠거든요. 신장이 굉장히 안 좋았고, 이식을 받게 될 수도 있었어요. 결혼해도 임신이 안 될 수도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걱정했죠. 근데 오빠가 "우리 둘이 재미있고 행복하게 지내는 데 문제가 있냐"고 말하더군요. "너의 어떤 한 부분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아픔까지도 사랑한다"는 말에 마음을 열었던 것 같아요. 연애 당시의 오빠는 '워커홀릭'이었어요. 일에만 미쳐 있어 모태 솔로일 수밖에 없었죠. 오전과 오후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난 후 집에 와서 편집하고, 저녁엔 4시간 동안 생방송하고, 밤엔 새우잠 자고…. 거의 매일 이런 스케줄이었어요. '어떻게 저렇게 살아?' 싶을 정도로 폐인처럼 살고있더라고요.
대도서관 저는 기획하고, 편집하고, 방송하는 것 말고 다른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잠들기 직전까지도 머릿속은 온통 콘텐츠 생각뿐이죠. 그런 폐인 생활에서 구해준 게 아내입니다. 지금은 편집자를 구해서 그나마 여유 시간이 있어요.
윰댕 오빠는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해요. 뭐라도 해야 하는 스타일이죠. 예를 들어 바닷가에 놀러 갔다고 쳐봐요. 저는 '아, 파도 소리 좋다' '날씨 좋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오빠는 '여기선 뭘 찍으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게으르고 느린 저와 하루 종일 바쁜 오빠가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남편은 조금 풀어졌고, 저는 조금 조여졌어요.
부부 관계에 의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 같은 면모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각자의 자유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최근 혼인신고 3년 만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어요. 결혼식을 미룬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대도서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어요. 혼인신고 당시 아내의 건강이 악화돼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고, 우리가 사귀고 결혼한 걸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데 굳이 결혼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죠. 그러다가 얼마 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식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도 했어요. 아내에게 결혼식만큼은 해주고 싶었는데 그 소원을 이뤘어요.
사랑꾼 남편, 애교쟁이 아내인데 부부 싸움도 하나요? 주로 어떤 이유로 싸우나요?
대도서관 지금은 서로 맞춰나가 싸울 일이 많지 않지만 예전엔 사소한 걸로도 자주 다퉜어요. 예를 들면 '샤워를 누가 먼저 할 것이냐'와 같은 거였죠. 아내는 악플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인터뷰나 TV 출연을 주저했던 사람이에요. 반면에 저는 직업 특성상 많이 노출되는 게 좋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방송 섭외 연락이 오면 싸웠던 것 같아요. 저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내는 '굳이 왜 해야 하느냐'고 말했죠. 지금은 아내가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 같았으면 아마 오늘 화보 인터뷰도 안 하겠다고 했을 거예요.
윰댕 저는 캠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TV나 인터뷰에 나오면 그걸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악플을 쓰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상한 표정, 내가 한 말의 한 문장을 캡처하는 식이죠.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예민해지더라고요. 일종의 트라우마죠. 그러니까 자꾸 피하게 되고요. 지금은 조금 단련이 돼서 그런지 "윰댕 죽어라"와 같은 막무가내식 악플을 봐도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아요.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남편의 말에 마인드가 바뀌었죠.
대도서관 크리에이터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오해'예요. 내 말의 진짜 의도는 임의적으로 삭제하고 자기들이 듣고 싶은 말만 짜깁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오해요. 무엇보다 "니네가 무슨 연예인이야?"라던 사람들도 저희가 실수를 하면 "공인이 그러면 안 되지" 하는 식으로 태도를 바꿔요. 이런식의 대중의 불균형한 잣대는 스트레스에요. 저희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 유튜버예요. 방송에서 욕설을 하지도 않고, 일부러 자극적인 코멘트를 하지도 않죠. 그런데 욕설 방송을 하는 다른 유튜버가 실수하면 그러려니 하면서 저희의 실수는 용납하지 않더군요. 그럴땐 자괴감이 들어요.
윰댕 최근 가정 폭력에 힘들어하는 구독자를 상담해준 제 방송이 논란이 됐어요.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그 말이 당사자분에게는 상처가 됐더라고요. 저 스스로 선을 넘은 발언이라고 생각해 바로 사과드렸는데, 사람들은 그 말 한마디만 캡처하더군요. 그 후론 상담 생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론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알려지는 만큼 논란도 생기겠죠. 그런데 그것보다 힘든 건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에요. 매일 새로운 영상을 보여주고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걸 기획하는 게 정말 힘들죠. 남편은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사람들과 수다 떨면서 아이디어가 번뜩 떠오르는 편이고요.
어떤 사람이 좋아요?
윰댕 긍정적인 사람을 좋아해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힘든 일을 겪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라면서 툴툴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저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하는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돕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오케이 걸'도 아니죠.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선을 그을 줄 아는 이성적인 사람이에요.
대도서관 그런 면에서 저는 아내와 좀 달라요. 저는 극도로 비관적인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면 여러 타입의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그 경험 자체를 좋아한달까요. 애티튜드나 신념 자체가 무례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노 프라블럼'이에요.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이제는 정치인, 경제인, 문화인, 연예인, 일반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화가 가능해졌어요. 나중에 미국 토크쇼 같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데,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결혼 3년 차 부부인데, 자녀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대도서관 제 핏줄을 낳아야 한다는 집착이 없어 그런지 아내와 진지하게 대화해보질 않았어요.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크다고 생각해 입양도 좋은 가정을 이룰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죠. 지금은 아내 건강이 많이 나아져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