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지급되나
추석을 앞둔 9월 21일 소득수준 하위 90%(2인 이상 전체 가구 기준)의 만 6세 미만(0~71개월) 아동에게 아동수당이 지급됐다. 9월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는 192만 3,000명. 만 6세 미만 244만 4,000명 중 94.3%에 해당하는 230만 5,000명이 아동수당을 신청했고, 신청자 중 83.4%가 지급받았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대선 공약으로, 당초 정부는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해 예산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야당의 반대로 소득 상위 10%를 배제하는 선별적 방식으로 후퇴됐다.
그 결과 가구의 소득이나 재산을 환산한 금액인 ‘소득인정액’이 2인 이상 전체 가구 소득 하위 90% 수준이어야 아동수당을 지급받게 됐다. 3인 가구의 경우 월 1,170만원, 4인 가구는 1,435만원, 5인 가구는 1,702만원이 기준으로, 소득인정액이 이를 넘으면 아동수당을 받을 수 없다.
아동수당 제도가 첫발을 내디딘 후 몇 가지 의문이 뒤따르면서 잡음이 들린다. 가장 먼저 제기된 의문은 소득인정액에 따라 소득 수준을 구분하는 것이다. 올해 대상자 선별을 위해 정부가 지출한 행정비용은 1,62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소득 상위 10%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할 때 드는 예산 1,229억원보다 397억원이 더 큰 금액이다. 이를 이유로 곳곳에서 아동수당의 보편적 지급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고소득 자녀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 때문에 대상자 중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했는데,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선별적 지급 탓에 저소득층이 기존에 받던 복지수당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해 아동수당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보편 복지를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정책을 시행해보고 확대할 필요가 있으면 하자는 것”이라며 입장을 유지했다.
어떻게 지급되나
이 가운데 은수미 성남시장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은수미 시장은 성남 지역에서는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시민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성남시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 전용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성남시 아동수당 체크카드 가맹점은 4만 6,000여 개로, 시내 어린이집과 유치원·학원, 동네 병·의원, 약국, 키즈카페, 산후조리원, 중소형 상점, 전통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 대형 마트나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 중 98.7%가 체크카드 발급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수급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무엇보다 지역 전용 체크카드가 인터넷 쇼핑몰, 대형 마트에서 주로 육아용품을 구매하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의견이 거세다.
선진국은 어떻게 운영되나
현재 우리는 국가와 사회가 아동 육아를 함께 책임진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층적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운영 방식으로의 보완이 필요하다. 오래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들은 어떤 방식으로 아동수당을 운영하고 있을까? 현재 OECD 회원국 36개국 중 한국, 미국, 터키, 멕시코를 제외한 32개국이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는 1932년, 영국과 체코는 1945년, 일본은 1972년부터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해외에서 아동수당 제도의 역사는 꽤 긴 편이다. 운영 방식은 다양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호주 등 12개국은 고소득층을 배제하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 등 5개국은 전 계층을 지원하는 대신 금액에 차등을 뒀다. 스웨덴, 영국, 독일 등 15개국은 전 계층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 급여 수준은 제각각이다. 영국은 1인당 83파운드(12만원)를 기본으로 주고 둘째 이상부터는 55파운드(8만원)를 추가로 준다. 스페인은 기본액이 24유로(3만원)로 적다. 우리나라처럼 아동수당 제도로 저출산 위기를 해결하려 했던 일본은 자녀 출생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2012년부터 둘째 자녀까지는 월 1만엔(9만 6,000원), 셋째 자녀부터는 월 1만 5,000엔(14만 4,000원)을 지급한다. 프랑스도 셋째 자녀부터 급여액이 증가한다. 자녀 2인 가구는 1인당 최대 129유로(16만 5,000원), 4인 가구는 1인당 최대 461유로(59만 2,000원)를 받는다.
‘아동수당’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우먼센스> 독자 127명에게 아동수당에 대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