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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한잔

와인 한잔하고 싶지만 너무 무거운 분위기는 별로라면? 독특한 인테리어와 취향이 돋보이는 을지로의 숨은 와인바를 추천한다.

On November 30, 2018

다목적 공간, 깊은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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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보면 잘 찾아온 건지 의심이 들지만 계단 끝에 다다르면 생각지도 못한 빈티지한 공간이 펼쳐진다. 와인병과 푸른 식물, 그림이 어우러져 레트로 무드를 풍기는 '깊은못'은 을지로 좀 안다는 이들에게 이미 정평이 난 곳.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와인을 판매하는데 가성비 좋은 와인을 들여오기 때문에 평균 3만~4만원대에 즐길 수 있는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총 두 개 층을 사용하는 이 와인바는 문이 없는 방 형태로 공간을 나눠 꽤 널찍한 편이다. 방마다 놓인 의자와 가구도 제각각이다. 어디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와인과 운치를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전시도 때마다 진행하니 궁금하다면 '깊은못'의 SNS를 확인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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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식물과 빈티지한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3 감각적인 반달접시에 담겨 나오는 치즈 플레이트 1만4천원.
4 깊은못의 베스트 셀러 와인, 뮤비드로 콜렉션 쉬라 5만6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20 4층 영업시간 평일 낮 12시~오후 11시 30분, 토요일 오후 2시~11시 30분, 일요일 휴무 문의 010-2406-2469


다방 같은 바, 을지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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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에서 가장 로맨틱한 바를 꼽으라면 단연 '을지로맨틱'이다. 후미진 시골 다방에서나 볼 법한 장미 패턴의 소파와 테이블 위에 무심하게 올려진 빨간 장미, 곳곳에 배치된 빈티지한 소품은 이곳에서의 로맨틱한 시간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술에 집중한 이곳은 위스키와 칵테일, 와인을 선보인다. 그중 와인은 가성비에 초점을 두고 5만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들로 선별해 들여온다. 을지로맨틱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와인은 포트와인. 브랜디를 넣어 소주와 비슷한 18~20도의 높은 알코올 도수로 달고 독한 맛이 특징이다. 포트와인은 주로 식후에 디저트처럼 마시기 때문에 바나나칩, 초콜릿, 우메보시 등의 안주를 1가지 또는 3가지로 구성한 플레이트가 가장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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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인장이 기증 받고 모은 물건들로 꾸며놓은 바의 한편. 2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더 롱독 로제 와인 4만4천원.
3 다양한 치즈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치즈 플레이트 1만4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30-1 2층 201호 영업시간 평일·토요일 오후 6시~11시 30분, 일요일 휴무 문의 010-8291-1988


몽환적인 시간, 서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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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 간판이 없어 찾기 힘들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되는 을지로의 감성 깡패, '서울라이트'. 밤낮없이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이곳의 특별함은 오묘한 핑크 컬러의 채광에서 나온다. 특수 필름을 붙인 창가로 햇살이 비치면 자연스럽게 네온사인 같은 효과 내며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와인을 즐기고 싶지만 수많은 와인 앞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곳에선 걱정을 접어도 좋다. 메뉴판 한편에 마련된 '나에게 맞는 와인 찾기' 사다리 타기를 하면 되기 때문. 당도의 정도, 탄산의 유무, 향의 무게 등 자신의 취향을 쫓아가다 보면 그날에 딱 맞는 와인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

1 '나에게 맞는 와인 찾기' 사다리를 타면 수월하게 와인을 고를 수 있다. 2 드라이한 맛이 특징인 코스타베라 멜롯 2만9천원.
3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인 슈레드 체다치즈가 가득 들어간 치즈떡볶이 1만2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11길 28 3층 영업시간 월~목요일 낮 12시~오후 11시, 금~일요일 낮 12시~밤 12시, 화요일 휴무 문의 070-4696-7148


새로운 시공간, 바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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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우리가 꿈꾸던 '혼술'하기 좋은 술집은 대략 이런 모양새였던 듯싶다. 낯모르는 손님들이 눈인사를 나누는 'ㄷ 자' 구조의 바, 그 중심에서 음악으로 솜씨 좋게 분위기를 조율하는 주인장, 술맛 당기는 센스 있는 안주들. 을지로의 와인바 '바 302호'의 이야기다. 많은 사람이 들어오려야 들어올 수 없는 자그마한 302호의 내부는 어둑하지만 묵직하고, 그래서 아늑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곳에선 유럽 유명 와인의 퀄리티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그보다 합리적인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된 와인을 주로 선보인다. 302호만의 안주도 재미있는데, 김말이와 컵라면이 그 주인공. 이 둘은 와인과 의외의 궁합을 자랑한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와인과 안주의 독특한 페어링에 소문을 듣고 오는 이도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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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말이나 컵라면처럼 의외의 안주를 즐길 수 있다. 2 눈, 코, 입 모양을 표현한 치즈 플레이트 1만5천원.
3 붉은 과일과 모카 향이 어우러진 메이오미 피노 누아 8만5천원.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18 3층 영업시간 평일·토요일 오후 6시 30분~밤 12시 문의 010-9178-3072

CREDIT INFO
에디터
고윤지
진행
채세나(프리랜서)
사진
김동환
2018년 11월호
2018년 11월호
에디터
고윤지
진행
채세나(프리랜서)
사진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