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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여러 무늬를 매일 보고, 듣고, 만나기 위해 생애 첫 주택살이를 시작한 윤은미 씨의 집을 찾았다.

On October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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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밀러의 핀 조명과 추를 형상화한 디자인 시계, 대리석 소재의 다이닝 테이블이 한데 어우러져 이 집의 스페이스 하이라이트를 완성한다.

도심 속 오아시스

작년 겨울, 윤은미 씨는 별안간 일을 저질렀다. 태어나서 지금껏 아파트 주위를 떠나본 적이 없는 그녀가 갑자기 주택으로의 이사를 결정한 것. “주택 생활은 처음이에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파트에서 살았거든요.” 편리하고 익숙한 삶의 터전이던 곳을 떠나 낯선 주택살이를 시작한 건 한창 뛰놀고 싶어 하는 두 아이 때문이었다. “아파트에서는 늘 ‘뛰지 마, 조용히 해야 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죠.”

집 근처 성북동 주택 단지를 둘러보다 층고가 높고 볕이 잘 드는 지금의 집을 만났다. 한 면은 절벽, 또 다른 면은 이웃집 마당과 마주하고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계절마다 자연이 무늬를 바꿔 입는 순간을 조우할 수 있어 딱 이 집이다 싶었다.

의류 사업가인 윤은미 씨는 본격적인 주택 생활에 앞서 오래된 집의 옷을 갈아입히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을 완성해줄 여러 인테리어업체를 찾다 SNS에서 화이트 베이스에 디자인 가구와 포인트 조명으로 모던한 공간 데코를 연출하는 ‘디자인 투톤’을 만났다. 최현경 대표를 찾아 상담을 받은 후 예쁜 집에 대한 정의가 같다고 생각한 윤은미 씨는 부부와 두 아이, 반려견 뭉치가 살 ‘우리 집’에 대한 전권을 디자인 투톤에 맡겼다. 주변 환경과 시공할 집을 둘러본 최현경 대표와 오현주 실장은 자연의 소리가 노래가 되고 햇볕은 조명이 되는, 머물고 싶은 도심 속 오아시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가장 먼저 집과 자연 사이를 가로막는 난간을 없앤 뒤 공간마다 난 창의 크기를 조절해 따스한 볕과 풍경을 그림처럼 빌리는 차경 인테리어를 들였다. 특히 부엌과 딸아이 방은 최고의 뷰 포인트. 절반으로 나뉘었던 부엌의 창은 티티 창호로 바꿔 풍경 자체가 액자에 담긴 그림처럼 연출했고, 딸 방의 창은 크기와 위치를 조절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그리는 멋진 그림을 품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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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과 마주한 거실. 집과 정원 사이를 가로막았던 난간을 없애 자연의 풍경을 그림처럼 거실에 들였다.

정원과 마주한 거실. 집과 정원 사이를 가로막았던 난간을 없애 자연의 풍경을 그림처럼 거실에 들였다.

  • 정원과 마주한 거실. 집과 정원 사이를 가로막았던 난간을 없애 자연의 풍경을 그림처럼 거실에 들였다.정원과 마주한 거실. 집과 정원 사이를 가로막았던 난간을 없애 자연의 풍경을 그림처럼 거실에 들였다.
  •  티티 창호로 바꿔 풍경을 액자처럼 담은 부엌 창. 주방의 뷰포인트다. 티티 창호로 바꿔 풍경을 액자처럼 담은 부엌 창. 주방의 뷰포인트다.
  • 딸 설이가 반려견 뭉치와 함께 산책하려고 정원으로 나서고 있다.   딸 설이가 반려견 뭉치와 함께 산책하려고 정원으로 나서고 있다.
  • 블랙&화이트 컬러로 모던하게 연출한 2층 패밀리 룸 풍경. 바닥과 도어 컬러를 통일해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인다. 블랙&화이트 컬러로 모던하게 연출한 2층 패밀리 룸 풍경. 바닥과 도어 컬러를 통일해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인다.
  • 차경 인테리어를 담은 2층 딸 설이의 방. 창의 크기와 위치를 조정해 사계절 풍경을 공간에 그림처럼 담았다.차경 인테리어를 담은 2층 딸 설이의 방. 창의 크기와 위치를 조정해 사계절 풍경을 공간에 그림처럼 담았다.
  • 1층 거실의 바닥 컬러 베이스를 그대로 차용해 1층 게스트 룸 욕실도 공간에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1층 거실의 바닥 컬러 베이스를 그대로 차용해 1층 게스트 룸 욕실도 공간에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 침실 안쪽에 있는 파우더 룸, 그레이 컬러를 벽지와 가구로 통일해 모던하고 미니멀한 공간 데코를 완성했다. 침실 안쪽에 있는 파우더 룸, 그레이 컬러를 벽지와 가구로 통일해 모던하고 미니멀한 공간 데코를 완성했다.
  • 블랙 컬러 선반을 붙박이처럼 배치해 수납이 곧 인테리어가 되는 선반 데코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블랙 컬러 선반을 붙박이처럼 배치해 수납이 곧 인테리어가 되는 선반 데코 스타일링이 돋보인다.
  • 2층의 부부 침실. 벽지와 침실의 코튼 컬러를 통일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멋스럽게 연출했다. 통창으로 비치는 볕과 풀벌레 소리에 잠이 깬다.  2층의 부부 침실. 벽지와 침실의 코튼 컬러를 통일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멋스럽게 연출했다. 통창으로 비치는 볕과 풀벌레 소리에 잠이 깬다.

 

BLACK & WHITE MODERN HOUSE

컬러는 대비되는 색과 만났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이 집은 층마다 창이 나 있고 마당이 있는 멋진 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집 안은 고동색, 오크색, 체리 톤까지, 어두운 톤으로 마감돼 무겁고 칙칙해 보였다. “클라이언트가 원한 건 단순했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모던하게!” 시공을 맡은 디자인 투톤의 최현경 대표와 오현주 실장은 우선 1층과 2층을 화이트 컬러 도장으로 마감했다. 그리고 그레이와 블랙 컬러 벽지와 바닥재를 사용해 공간을 프라이빗함의 정도에 따라 구분해 스타일링했다. “외국에서는 1층의 거실과 다이닝 룸은 손님을 접대하는 오픈된 공간으로, 2층의 거실은 패밀리 룸으로 사용한다고 들었어요.” 외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참고해 공용 공간과 프라이빗 공간을 구분한 디자인 투톤의 최현경 대표는 마당과 맞닿아 있는 거실과 다이닝 룸의 1층 공간은 화이트 베이스로 밝고 따뜻하게, 가족의 침실과 개인 공간이 있는 2층의 바닥재와 도어는 블랙 컬러를 배치해 컬러 대비를 통한 공간 인테리어를 설계했다. 덕분에 집은 간결하면서도 따뜻하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소품과 가구 등이 눈길을 끈다. 윤은미 씨는 주택을 꾸미면서 인테리어도 패션이라 생각해 그간 해보고 싶었던 도전을 했다. 최대한 심플하게 꾸민 바탕에 가구는 컬러나 디자인이 유니크한 아이템으로 믹스매치한 것. 늘 위시 리스트에 올려두었던 허먼 밀러의 조명과 헤이의 스트링 시스템, 텍타의 D4체어와 까시나 소파 등도 블랙&화이트 공간 컬러에 맞춰 배치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주택살이가 처음인 만큼 아직은 손이 자주 가고 관리할 게 많지만 아이들이 놀이터보다 집을 더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우리 집에서 놀자”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뿌듯하다는 윤은미 씨. 그리고 워킹맘인 자신 역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아파트 공간에서는 부족했던 패밀리 라이프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든 파라다이스 같은 집이라고 말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고윤지
사진
김정선
2018년 10월호
2018년 10월호
에디터
고윤지
사진
김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