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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차 주부 ‘스미홈트’ 박스미 씨

스타 유튜버가 된 몸짱맘

On July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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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트레이닝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구나’ 하고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산후 우울증이 극복됐죠. ‘엄마’가 아닌 ‘나’ 박스미의 삶을 살고 있어요.”

8년 차 주부이자 인기 유튜브 채널 ‘스미홈트’의 유튜버 박스미(31세) 씨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한국 구독자들을 위해 미국에서 장장 13시간을 날아 한국에 왔다.

현재 4살, 7살의 아들 둘을 둔 박 씨의 일과는 보통의 주부들과 같다. 미국에 사는 그는 매일 차로 아이들 등·하교를 시킨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들 스케줄을 중심으로 하루 일과가 짜여 주로 아이들이 잠든 이후인 밤 11시에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을 하고 영상을 만들면 보통 새벽 3시가 돼서야 끝이 난다.

“육아와 살림 중간중간 잠깐 시간이 날 때 유튜브 영상을 만들거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요. 30분 이상의 긴 영상을 찍을 때는 저녁에 가족이 모두 잠든 후 만들고 있어요.”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홈트(홈 트레이닝의 줄임말)’ 전도사인 그도 임신 후 몸무게가 20kg이나 증가했었다.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자존감은 떨어지고 산후 우울증마저 왔다.

“호텔경영학을 공부하러 미국에 갔다가 남편과 사랑에 빠져 23살 어린 나이에 결혼했어요.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너무 외롭고 심심했어요.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미국이었으니 더욱 그랬겠죠. 산후 우울증이 왔고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자신을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아이들 재우고 난 뒤 운동을 했죠. 꾸준히 하니까 정말 살이 빠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처음 운동을 하게 된 목적은 단순히 ‘살을 빼자’였다. 원하는 체중이 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꾸준하게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한 결과였다. 목적을 달성한 지금도 운동과 식단 조절은 계속하고 있다. 살이 빠지고 몸이 만들어지자 가볍게 SNS에 영상을 올렸다. 갈수록 주부들의 성원이 이어지자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운동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의 구독자들에게 저의 운동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거예요. 무엇인가 이루겠다는 목적이 아니었어요. 휴대폰을 둘째 아들 신발에 꽂아서 촬영해 편집도 없이 그냥 올렸죠. 2년 동안요.(웃음)”

박 씨는 보통 한 번에 40분~1시간씩 운동 영상을 찍는다. 어느 날은 휴대폰 용량이 부족해 저장되지 않아 1시간 운동 영상을 한 번 더 촬영한 적도 있다고. 이런 박 씨의 노력과 열정에 푹 빠진 구독자들은 점점 늘어나 현재 10만 명이 됐다.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전문성을 위한 필라테스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난해에는 다이어트 식단과 운동법 등 노하우를 담은 책도 냈다.

“여자 연예인들이 출산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보통 ‘아이를 봐주는 사람이 있고 개인 트레이닝을 받을 거야’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는 잠자는 시간을 줄여 집에서 살을 빼며 몸을 만들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스미홈트’는 단순히 운동법만 가르치지 않는다. 동작 하나하나 꼼꼼히,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운동한다.

“그냥 ‘열 번씩 3세트 하세요’ 하면 끝까지 다 하기 쉽지 않죠. ‘힘들죠? 저도 힘들어요. 그래도 우리 딱 열 번만 더 합시다’ 하면서 같이 운동하니까 많은 분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구독자들은 ‘주부라 비싼 수업료 내면서 운동하기 부담돼 홈트로 따라 하는데 비싼 PT 부럽지 않아요’ ‘트레이너가 옆에서 운동시켜주는 느낌’ 등의 반응을 보이며 스스로를 ‘스미어터(스미+다이어터)’라 부른다. 육아에 살림, 일까지 씩씩하게 해내는 박 씨가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이유다.

‘스미’라는 이름은 ‘스스로 미(美)를 가꿔라’라는 뜻으로 어머니가 지어주셨다.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불리던 태명이기도 하다. 남편과 가족의 도움이 컸다. 그가 시간을 투자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에 남편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시부모님은 아이들 육아와 살림을 소홀히 할까 봐 걱정했었다고. 지금은 남편과 시부모님 모두 든든한 지원자로 그를 응원한다.

그는 “우리는 모두 ‘엄마’가 될 준비 하나 없이 엄마가 돼요. 다른 사람들은 잘사는 것 같은데 나만 힘든 것 같고요.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를 뿐이지 모든 엄마는 다 힘들어요. 육아와 살림을 해내고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해주고 칭찬해주세요”라며 “잠을 조금 덜 자더라도 날 위해 시간을 투자해 무엇이든 해보세요. 엄마의 삶을 살면서 조금씩 ‘나’의 삶도 찾는 여러분이 되길 바랄게요”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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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크리에이터들의 맹활약

박 씨 외에도 평범한 주부에서 인기 유튜버로 변신해 맹활약하는 이들이 있다. 지난 7월 4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주부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에 참석한 전자 제품 리뷰 채널 ‘가전주부’의 최서영 씨, 요리 채널 ‘심방골주부’의 조성자 씨가 그 주인공이다.

‘심방골주부’로 활동하는 39년 차 주부 조성자(61세) 씨는 다양한 기본 반찬, 김치, 명절 음식 등의 요리법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엄마표 집밥을 생각나게 하는 간단 요리법으로 8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막내아들이 “엄마 요리가 맛있으니 한번 해보자”고 권유해 시작하게 됐다.

조 씨는 “제 영상을 보고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이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는 댓글을 보면 마음이 찡하다”라며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음식을 다루다 보니 주부, 자취생,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가전주부’ 최서영(33세) 씨는 5년 동안 아나운서 생활을 했다. 결혼 2년 차에 원래 관심이 많았던 전자 기기 사용 후기를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청소기, 냉장고, 드라이어 등 생활 밀착형 가전 기기부터 자동차, 노트북, 태블릿 PC 등 전자 기기를 고루 다룬다.

그는 “노트북 하나를 구매했는데 국내 리뷰가 없어 리뷰를 올려봐야겠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다”며 “주부라고 해서 요리, 육아, 살림 등에 국한되지 말고 각자 좋아하는 분야에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 씨의 구독자 수는 약 9만 4,000명이다.

CREDIT INFO
취재
문인영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2018년 08월호
2018년 08월호
취재
문인영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