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다. 본상품보다 사은품이, 대중 매체보다 SNS가, 노점의 푸드 트럭이 백화점 푸드 코트보다 각광받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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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사람들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추구한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요하게 삶을 즐기는 등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행복을 찾는다. 동네에서 구매해 만족을 느끼는 '십 리 경제'가 발달하고, 좁아도 편안한 집이 놀이와 만남의 근거지로 자리 잡는다. 저성장의 현실에서 꾸준하게 삶의 위안과 즐거움을 얻기 위해 소비자들은 바로 자신의 주변에서 파랑새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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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소비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를 추구한다. 가심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만족)'에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특성을 반영한 개념이다. 주관적 판단은 위약처럼 일관되지 않기에 가심비에 입각한 소비는 플라시보 소비와 같다. 각종 사건 사고로 불신과 불안에 찬 소비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제품을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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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젊은 세대에게 좋은 직장의 기준은 연봉과 회사 규모, 인지도가 아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요구하는 그들은 '워라밸(Work Life 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이들은 실행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칼퇴'는 기본이며 '취직'은 '퇴직 준비'와 동의어다. 직장 생활은 소중한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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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기술
공항에서든 패스트푸드점에서든 모니터 화면을 보고 주문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非對面)'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서비스를 편안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또한 손님 각자 혼자 있는 시간을 인정해주는 '침묵'의 서비스가 새로운 쇼핑 문화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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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경쟁 사회를 사는 현대인에게는 투우장의 소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홀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인 '케렌시아(Querencia)가 필요하다. 자기만의 아지트를 꾸미거나 집과 직장이 아닌 제3의 공간을 찾는다. 수면과 관련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사업이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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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서비스화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고 데이터로 소모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상품 대신 서비스가 판매된다. 이런 변화는 기술 경영에서 디자인 경영으로, 서비스 경영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일어났다. 이윤 창출의 핵심은 제품의 기능이나 미학적 즐거움이 아니라 서비스의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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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의 시대
여러 결점이 있어도 도깨비에 홀린 듯 이유 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자기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디자인에 신경 쓴 제품이 경쟁력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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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닝 아웃
SNS에 자기 관심사를 해시태그로 붙이고, 축제 같은 집회에 나들이하듯 참석하는 등 '자기만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신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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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가족
인간관계가 얕아지면서 가족이 아닌 다른 관계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받는 이들이 늘었다.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이 대표적. 관계의 본질은 심도가 아니라 애착과 소통의 욕구를 누가 충족시켜줄 수 있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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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드러내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어려워지면서 '나는 가치 있다'는 인식인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시대다. 소비자들은 사치와 명품 소비, 창조적 소비, 윤리적 소비, 보상적 소비, 외모 관리 소비 등 각종 형태의 소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다.
김난도 교수 인터뷰 지난 10년 한국의 트렌드
Q. 예측이 가장 잘 들어맞은 키워드는?
A. 2017년에 발표한 '욜로(YOLO)'다. 지난해 책을 준비하며 당시 예측된 소비 현상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해 선정했는데, 책이 출간되고 3~4개월 만에 소비의 화두가 '욜로'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전남 여수에 놀러 갔는데 관광청 구호가 '욜로 오시오'더라. 제일 놀랐던 키워드다.
Q. 가장 실패한 키워드는?
A. 2015년에 선정한 '옴니 채널 전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실패했다기보다 너무 빨랐다. 지난해부터 유통사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을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서비스인 '옴니 채널'을 홍보하는 광고를 하더라. 하이테크를 요구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2016년에 화두가 될 것이라 예측했는데, 1년 반 정도 빨랐던 터라 내부에선 자책했다. 두 발 앞서가는 것보다 반 발 앞서가는 트렌드를 선정하려고 한다.
Q. 10년간 쌓인 트렌드를 쭉 살펴봤을 때 인간관계는 건강해지지 않고 있다.
A. 이런 현상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가 희망의 상실이다. 둘째는 얕아진 인간관계의 망이다. 마을에서 함께 쓰는 전화에서 집전화로, 다시 휴대전화로 변화해온 것처럼 매체가 점점 개인화되면서 깊은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워졌다. 개인화가 극대화되면서 각 개인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기 어려워진 것이다.
Q.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A. 재작년 강연 중에 <트렌드 코리아>에서 "고깃집은 고기보다 밑반찬이 중요하다"란 대목을 보고 밑반찬에 주력해 고깃집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울컥했다. 작은 회사나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취업 준비생이 도움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
Q. <트렌드 코리아>가 어떤 책이 되길 바라나?
A. 트렌드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든가 그렇지 못하다는 식으로 평가받길 원하지 않는다. 예측이라는 표현보다 체크리스트가 됐으면 좋겠다. 내년의 사업 계획을 세우거나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포맷을 개발할 때 이 책을 곁에 두고 체크하는 체크리스트가 되길 바란다.
트렌드의 트렌드 '메가트렌드'
지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트렌드를 예측해온 김난도 교수가 12년간 대한민국을 관통한 트렌드를 도출했다.
1 과시에서 가치로 소비자의 지향점이 과시에서 가치로 움직였다. 이는 경제가 정체되고 공동체 사회에서 개인 중심 사회로 변화하면서 소비의 자기 지향적 성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 소유에서 경험으로 소비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행했다. 경험 소비는 소비자의 행복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의 소비가 '행복'에 방점을 찍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3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작고 즉각적인 것으로 변화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돈을 아끼고 모아도 미래의 행복이 불투명해지면서 현재 지향적 소비를 하게 됐다.
4 능동적인 소비자 인터넷과 모바일의 네트워크 플랫폼을 타고 능동적인 소비자가 됐다. 팟캐스트나 1인 미디어 제작자로 활동하는 등 소비자가 제품이나 정책 개발, 운영 방식에 관여하는 이해 당사자로 자리 잡았다.
5 신뢰 제품과 관련된 각종 사건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목말라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스스로 정보를 교환하고 각자 살아남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6 개념 있는 소비 '이기적 소비'에서 '개념 있는 소비'로 변화했다. 2008년 '환경지킴이' 키워드를 시작으로 2013년 '스칸디맘' 등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하는 것. 이런 흐름에 따라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염두에 둔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7 공유 경제 지방자치단체가 공유 주차, 공유 자전거 등 공유 서비스를 대폭 확장하면서 공유의 인프라가 넓어지고 공유에 거부감이 없는 세대가 늘면서 공유 경제가 확산됐다. 소비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8 무너지는 경계와 고정관념 개인화, 원자화되는 사회 구조의 변화로 '개취(개인 취향)'에 대한 존중이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가 됐다.
9 경쟁과 휴식 성과주의 사회에서 효율과 성취를 위한 경쟁과 방전된 자신을 회복하기 위한 힐링의 키워드가 나란히 등장했다. 안식과 힐링 관련 키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