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 방식
KBS2 <더 유닛>은 2017년 10월 28일 첫 방송됐다.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져간 이들에게 부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를 표방했다. 5백여 명의 지원자 중 1백26명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현재 경연이 진행 중이다. 국민의 선택을 통해 남녀 유닛 9명을 각각 선발하고 데뷔는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눠 최종 대결을 펼쳐 순서를 가른다.
같은 해 10월 29일 첫 방송된 JTBC <믹스나인>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전국 각지의 기획사를 돌아다니며 새 아이돌 멤버를 찾는 콘셉트. 진행 방식은 <더 유닛>과 같다. 최종적으로 남녀 9명의 멤버를 각각 선발한다. 그러나 <믹스나인>은 최종 대결을 통해 남자팀과 여자팀 중 이긴 팀만 데뷔하게 된다.
비 vs 양현석
<더 유닛>은 가수 비가 선봉에 나섰다. 비는 10년 차 대표 남자 솔로 가수. 그런 그도 데뷔는 쉽지 않았다. 비는 1998년 아이돌 그룹 ‘팬클럽’으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솔로 가수로 데뷔해 연기와 노래, 춤을 모두 소화하는 만능 한류 스타가 됐다. 연습생을 거쳐 아이돌 가수 생활을 하다 한차례 실패를 맛본 후 독하게 노력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산이, 조현아, 현아, 황치열, ‘샤이니’ 태민이 선배 군단으로 따른다. 선배 군단은 참가자들 곁에서 따뜻한 조언을 전하며 힘이 되고 있다. 착한 오디션이라는 평은 멘토들의 따뜻한 심사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믹스나인>은 YG의 수장인 양현석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고 있다. 양현석은 그룹 ‘빅뱅’ ‘위너’ ‘아이콘’ ‘투애니원’ ‘블랙핑크’를 매의 눈으로 발탁한 주인공. 여기에 ‘빅뱅’의 멤버 승리와 태양, 씨엘, 자이언티 등이 멘토로 힘을 더했다. 양현석의 러브콜을 받은 박진영이 출격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박진영은 스페셜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YG 연습생들을 심사했다. 박진영은 특유의 날카로운 심사로 양현석을 얼어붙게 했다. 평소 양현석과 친분이 있는 박진영이 두루두루 좋게 심사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깬 반전이었다. 이처럼 <믹스나인>은 색다른 형식을 도입하며 공정한 심사가 되도록 힘썼다. 그렇지만 양현석은 지나친 독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양현석은 오디션에 참가한 ‘코코소리’ 김소리에게 “아이돌 하기엔 은퇴할 나이가 아니냐. 이 나이 되도록 뭐 했냐” “되는 것은 없는데 하는 것만 많다” 등 거친 심사평으로 ‘막말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반면 비는 따뜻한 오빠, 형 같은 모습으로 착한 심사평을 이끌고 있다.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을 질책하기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주며 진정한 멘토의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참가자들보다 멘토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악마의 편집’에 열광하던 대중이기에 비의 착한 심사평이 다소 재미없다는 평도 들린다.
시청률
안타깝게도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아쉽다. 5%대 시청률로 출발한 <더 유닛>은 11월 25일부터 오후 9시 15분에서 1시간 30분 늦은 오후 10시 45분으로 자리를 이동했지만 2~3%대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프로듀스 101>과 <쇼미더머니>를 만든 한동철 PD가 YG로 이적한 후 처음 선보인 <믹스나인> 역시 참혹하긴 마찬가지. 첫 방송 시청률은 1.919%였지만 5회 시청률은 0.958%, 7회는 1.2%에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시청률뿐 아니라 온라인 사이트 동영상 조회 수도 <프로듀스 101>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온라인 화제성 조사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더 유닛>은 비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 1위(11월 20일부터 11월 26일까지 기준)를 차지했다. <더 유닛>은 화제성 포인트 2468.7%, 화제성 점유율 7.9%를 기록했다. 이어 2위에 오른 <믹스나인>은 화제성 포인트 2211%, 화제성 점유율 7.1%를 기록해 <더 유닛>에 근소한 차로 뒤졌다.
출연자
<더 유닛>에는 그룹 ‘보이프렌드’ ‘빅스타’ ‘에이스’ ‘굿데이’ 등 가요계에서 활동 중인 그룹 멤버들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유키스’ 출신 준, ‘티아라’ 출신 아름, ‘데이식스’ 출신 임준혁, ‘스피카’ 출신 양지원 등 활동을 멈춘 멤버 역시 참여했다. 특히 그룹 ‘핫샷’의 멤버 김티모테오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심사위원인 ‘샤이니’ 태민은 오디션 당시 김티모테오를 발견하고 눈물을 쏟아 심사가 중단되기도. 함께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한 바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재회한 상황이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세를 몰아 김티모테오는 최근 진행된 1차 국민 투표에서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한 양지원은 2017년 2월 데뷔 5년 만에 해체한 걸 그룹 ‘스피카’ 출신으로, 해체 후 녹즙을 배달하며 생계를 이어온 사실을 털어놓아 주목받았다. 미션 평가에서 실수에도 불구하고 팬 투표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1차 국민 투표에서 여자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믹스나인>은 1회 방송에서 전국 각지의 기획사를 찾았다. 다양한 사연을 지닌 연습생들이 양현석과 심사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끼를 뽐냈다. 12월 10일 방송된 TOP9 발표식에서는 온라인 투표와 관객, 심사위원의 평가로 정해진 1백70명의 통합 순위에서 하위권 71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남자 합격자는 53명, 여자 합격자는 46명이다.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우진영은 남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현석이 우진영에게 래퍼 해쉬스완을 닮았다는 평을 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여자 1위는 ‘방탄소년단’의 신곡 티저 영상에 출연한 신류진이 차지했다. JYP엔터테인먼트 3년 차 연습생인 신류진은 영화 <더 킹>에 출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으며 귀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다.
계약조건
<더 유닛> 최종 우승팀의 전속 계약 기간은 13개월이며, 7개월 동안 전속으로 활동한 뒤 소속사로 돌아간다. 나머지 6개월 동안은 방송사 측이 요청할 때 관련 활동을 해야 한다. 팀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최장 25개월까지 계약이 연장된다. <믹스나인>의 최종 우승팀은 방송 종료 후 1~2달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 8~12월까지 월드투어를 해야 한다. 우승팀이 전체 일정을 모두 소화할지, 준우승팀이 일부 일정을 소화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