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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사랑입니다

정글, 군대, 처가살이, 육아까지 힘든 예능을 두루 섭렵한 샘 해밍턴. 그중에서도 가장 고난도는 육아가 아닐까? 국민 베이비 윌리엄(정태오)과 함께 광고 촬영장에서 직접 만났다.

On April 13, 2017

 

요즘 가장 핫한 스타가 바로 윌리엄이죠. SNS에서도 인기가 대단해요. 맞아요. 윌리엄이 저보다 훨씬 바빠요. 제 주변 친구 중에서도 아직 윌리엄을 못 만난 이들이 있는데 제발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그래요. 윌리엄 SNS를 팔로하는 사람이 37만~38만 명이나 된다니까요. 8개월 된 아기가 정말 대단하죠. 나중에 윌리엄한테 추억거리가 될 거 같아 SNS 계정을 만들어 아내가 관리하고 있는데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지 몰랐어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도 메시지가 오고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팬층도 다양해요. 특히 예쁜 ‘랜선 이모’ 팬이 엄청 많아요.

왠지 아들을 좀 질투하는 것 같기도 한데, 샘은 팔로어가 몇 명이나 되나요?

저는 11만 명 정도? 윌리엄과는 게임이 안 되죠. 저도 나름대로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얘 옆에 있으면 그냥 오징어인 거예요.(웃음) 그래서 제가 가끔 윌리엄을 이용해요. 윌리엄과 찍은 사진을 제 SNS에 올리거든요.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팔로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빠가 되고 나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철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사회에서 하는 행동이나 살아가는 방법,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친구들 만나는 게 우선이었고 술 마시는 거 좋아했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죠. 지금은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고 어디를 가든 아내, 윌리엄과 함께 셋이서 다니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아내는 제가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남자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점점 좋은 쪽으로 변모하고 있는 거죠. 저 스스로 생각해도 가정적인 남자가 돼가고 있는 거 같아요.

얼마 전에는 개념 아빠로 등극하기도 했죠.

아! 작년 크리스마스 때 윌리엄이 처음 비행기를 타고 호주 할머니한테 갈 때였어요. 아무래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울거나 칭얼대면 승객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윌리엄 이름으로 편지를 쓰고 사탕과 귀마개도 준비했어요. “저 윌리엄인데 처음 비행기 타는 거라 울거나 시끄럽게 할 수도 있어요. 미안해요.” 뭐, 이런 내용이었죠. 저도 결혼하기 전까지, 비행기 타면 아기들이 신경 쓰일 때가 있었거든요. 아빠가 되고 보니 이해되지만 다른 승객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죠.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더 좋을 거 같아 그런 건데 개념 부모라고 칭찬도 해주시니 감사하죠. 다행히 윌리엄은 한 번도 안 울고 잘 다녀왔어요.

윌리엄과 샘이 어쩜 그렇게 판박이같이 닮았는지 모르겠어요. 둘을 보면서 유전자의 힘이 놀랍다는 걸 실감해요.

우리 집에 저 어렸을 때 사진이 냉장고에 몇 개 붙어 있어요. 어제도 제가 물 마시려고 냉장고 문 열다가 그 사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윌리엄 나이 때 저와 아버지가 같이 찍은 사진인데 정말 똑같아요. 놀랍기도 하고 되게 뿌듯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와이프한테 미안해요. 사람들이 다 나랑 똑같다고 하니까.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둘째는 아내 닮은 딸 낳고 싶어요.

귀여운 윌리엄을 보면 과연 아빠인 샘은 어릴 때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해요.

진짜 장난꾸러기였어요. 개구쟁이에 사고뭉치. 윌리엄도 저 닮아서 그렇게 자랄 거 같아요. 저는 윌리엄이 장난도 많이 치고 그냥 아이답게 커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윌리엄이 아빠만 보면 까르르 웃던데 평소에도 잘 놀아주나요?

사실 특별한 건 없어요. 윌리엄이 기어 다니면 저도 같이 기어 다니면서 놀고, 윌리엄한테 이야기해주고, 인형놀이 하고. 옆에서 그냥 돌봐주고 같이 있어주는 것뿐이에요. 윌리엄은 워낙 혼자서도 잘 놀아요.  

광고 촬영할 때 보니 윌리엄이 기분 좋게 촬영을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혹시 울거나 보챌 때 윌리엄을 달래는 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윌리엄이 워낙 순해서 잘 놀고, 잘 웃고,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래도 아기니까 가능하면 윌리엄 컨디션에 어른들이 맞추죠. 윌리엄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인형은 기본으로 준비하고. 제가 재미있는 표정을 지으면서 재롱을 떨면 윌리엄이 좋아해요. 낮잠도 재우고 아기 입장에서 불편한 게 없는지 그때그때 봐주는 정도예요.

윌리엄을 돌보면서 호주의 육아 방식과 한국의 육아 방식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한국에는 ‘헬리콥터 맘’이 많잖아요. 호주에서는 좀 강하게 키우는 편이에요. 리키 김이랑 친한데, 하루는 리키네 집에 놀러 갔어요. 리키 아들 태오가 놀다가 넘어져서 제가 “오우, 괜찮아?” 하니까 리키가 피 안 났으면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부모님들이 아이가 넘어지면 바로 안아주고 반응을 보이니까 아이들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요. 저도 윌리엄이 넘어졌을 때 아내한테 너무 바로 반응 보이거나 소리 내지 말라고 해요. 안 울면 괜찮은 거니까. 울면 그때 가서 안아주고 진정시키면 돼요. 작은 일에 부모가 크게 반응하면 나중에 아이가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어릴 때부터 좀 강하게 키우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윌리엄이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나요?

예의 바르고 착하고 행복한 아이요. 요즘 사회성 떨어지는 젊은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아내와 항상 말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사회성인 거 같아요. 우리는 천재를 원하지 않아요. 예의 바르고 사회성 좋으면 성공했다고 봐요. 자기가 행복하다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상관없어요. 남들한테 피해만 안 주면 돼요.

윌리엄과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너무 많아서 막상 물어보니까 생각이 안 나네요. 뭐든 다 같이 하고 싶어요. 전엔 같이 목욕하는 게 로망이었는데 얼마 전에 했고. 사실 요즘은 윌리엄이랑 둘이 남자끼리 하는 것보다 아내랑 셋이 같이 하는 게 더 좋아요. 가족끼리 좀 더 끈끈한 사이가 되는 게 중요해요.

정말로 윌리엄이 태어나고 나서 더 부드럽고 자상한 남자가 된 것 같네요.

사실 저는 와이프한테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해요.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고맙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여자, 특히 엄마는 애 낳는 것만으로도 정말 위대한 존재예요. 육체적·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겠어요. 와이프가 윌리엄을 어렵게 낳아서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우리한테는 윌리엄이라는 소중한 아이가 있으니까 제가 더 노력해서 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샘 스스로 몇 점짜리 아빠라고 생각해요?

한 60점 정도? 아직 많이 부족해요. 8개월밖에 안 된 새내기 아빠잖아요.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육아도 마찬가지예요. 계속 공부하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다 보면 둘째를 낳았을 때 점수가 좀 올라가지 않을까요?

앞으로 어떤 아빠가 되고 싶나요?
가장 바라는 건 아이가 존경할 수 있는 아빠가 되는 거예요. 재미있는 아빠면서 나름대로 조금 무서운 아빠가 될 필요도 있고, 그때그때 달라질 거 같아요. 나이 들어서도 친구 같은 아빠도 좋고요.

마지막으로 윌리엄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인사 한마디해주세요.

네, 윌리엄 덕분에 제 스케줄이 더 바빠졌어요. 요즘은 방송국에서 출연 섭외가 들어와도 항상 윌리엄과 같이 나올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더라고요. 솔직히 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으니 기분이 좋죠. 즐거운 추억과 좋은 경험도 쌓고. 저랑 붕어빵인 윌리엄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윌리엄이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켜봐주세요.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인터뷰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하지영
2017년 04월호
2017년 04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인터뷰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하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