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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hai 가장 화려한 새해

도시를 휘감은 붉은 장식과 요란스러운 불꽃놀이. 상하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도시다.

On January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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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바오에 인민폐를 넣어 주고 받고 홍등이 거리에 매달리고 거리 곳곳 붉은 장식이 넘쳐나면 중국의 춘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홍바오에 인민폐를 넣어 주고 받고 홍등이 거리에 매달리고 거리 곳곳 붉은 장식이 넘쳐나면 중국의 춘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하이의 춘절 풍경은 도시가 붉게 물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홍등이 거리 곳곳에 매달리고 백화점 쇼윈도에도 붉은 장식이 넘쳐난다. 홍바오(축의금, 세뱃돈 등을 넣는 붉은 종이봉투)에 붉은 인민폐를 넣어 주고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붉은 사과와 황금빛 오렌지가 담긴 과일 바구니가 거리로 나오면 중국의 새해가 시작된 것이다.

춘절이 오기 전 가장 분주한 곳은 다름 아닌 시장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보름까지 쉬는 춘절 연휴이다 보니 미리미리 채소며 고기며 장을 봐놔야 한다. 설을 앞두고 일주일간은 고기를 삶는 날, 닭을 잡는 날, 밀가루를 반죽해 만두피를 빚는 날, 춘련(대문 앞에 붙이는 빨간 종이)을 붙이는 날 등이 따로 정해져 있어 중국인들은 이 기간에 일 년 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렇게 며칠 동안 준비한 명절 상차림 ‘니안판’을 춘절 전날 가족끼리 모여 함께 먹는다. 직접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니안판을 주문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덕분에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상하이의 직장인들도 회식으로 니안판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중국인들은 니안판을 먹으며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함께 새해 첫 해돋이를 보는 것으로 일 년의 시작을 맞는다.

상하이 사람들은 새해 새벽이 다가오면 와이탄(상하이 황푸취에 있는 빌딩 구역)이나 가까운 사찰을 찾는다. 와이탄의 외백대교는 새해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데 타이후에서 흘러오는 쑤저우 강물이 황푸 강과 만나 하나가 되는 지점이면서 태양이 상하이 마천루 사이로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이 몸통을 비틀며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의 상하이 타워와 일출이 만나면 그야말로 용의 승천을 보는 기분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춘절에도 웨이보에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몰려든 중국인들로 와이탄은 발 디딜 곳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벽두 상하이 인민 공원과 루쉰 공원에선 또 다른 진풍경이 펼쳐진다. 인민 공원은 매주 주말에, 루쉰 공원은 매주 수요일에 맞선 시장이 열리는데 새해가 되면 이 공원들이 자식의 결혼을 원하는 부모와 주선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때문이다. 주선자들은 두툼한 수첩을 들고 다니며 부모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수첩에는 붉은 글씨로 나이, 키, 학력과 월급 등이 쓰여 있는데 서로 조건이 맞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새해를 맞아 고향집을 찾아온 자식들의 결혼을 위해 고심하는 부모의 모습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르지 않다.

춘절의 가장 큰 이벤트는 역시 폭죽이다. 전 세계에서 만든 폭죽의 80%가 중국의 춘절에 소비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여기저기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폭죽 연기로 인해 스모그 지수가 올라갈 정도라고 하면 그 양이 상상될 것이다.

이 때문에 시 정부에서는 폭죽 판매량을 제한하기도 했으나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전통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필자도 지난 춘절에 폭죽 터지는 소리때문에 밤잠은 물론 새벽잠도 설쳤다. 그러나 춘절에 터지는 폭죽보다 더 무서운 게 있으니 바로 음력 1월 5일, 재물신이 들어온다는 날의 폭죽 행사다. 중국인들은 이날 한 해의 운수 대통을 기원하며 준비한 모든 폭죽을 다 터뜨린다. 이렇게 폭죽이 다 터지고 나면 중국의 춘절이 드디어 막을 내리는 것이다. 며칠에 걸친 음식 준비에서 폭죽 행사까지,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요란스럽게 새해를 맞이하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 서혜정씨는…

글쓴이 서혜정씨는…

2004년 중국 생활을 시작했고 2007년부터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 상하이의 문화와 명소, 일상을 블로그에 올리며 매거진 해외 통신원, 방송 리포터, 프리랜스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상하이외국어대학교 출판사의 한국어 성우로도 활동 중이다.

CREDIT INFO
기획
김안젤라 객원 기자
사진
서혜정
2017년 01월호
2017년 01월호
기획
김안젤라 객원 기자
사진
서혜정